티타늄의 성지를 꿈꾸는 응봉동 성진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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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전거생활
댓글 0건 조회 889회 작성일 19-04-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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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바이크는 기자가 동대문구에 거주할 때 종종 드나들던 샵이다. 성진바이크는 서울 응봉동 응봉역 앞 나들목에 있다. 100m 가량 가면 중랑천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 1km도 채 안 되는 지점에서 한강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자전거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때문에 중랑천을 통해 한강으로 나가는 라이더들은 자전거에 트러블이 생기면 자연스레 성진바이크를 방문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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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위해 방문한 성진바이크 앞은 동호인들로 붐볐다


기자의 첫 방문 역시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당시 BB 세팅이 잘못되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자전거에 무지했던 기자는 크게 당황한 상태로 물어물어 성진바이크에 도착했다. 기자는 놀라 사색이 되어있었지만 사장님은 페달을 슥 돌려보고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BB를 제대로 맞춰주었다. 공임을 묻는 기자에게 그냥 가라며 손사래를 치던 모습이 기자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성진바이크에 대한 첫기억이다.




이후 기자는 일행 없이 혼자 자전거를 타고 나가 무료할 때면 어김없이 성진바이크에 들렀다. 대책 없이 기웃거려도 불편해 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어딘지 모르게 편했다. 성진바이크는 주 고객층이 중장년 중심이기에 당시 20대 후반이던 기자는 가봐야 멍하니 사장님이 자전거 만지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걸로 즐거웠다. 게다가 그런 시간이 잦아질수록 성진바이크의 어르신들과 쿵짝이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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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자전거는 물론 생활차도 성의껏 꼼꼼히 정비한다


최고급 프레임에 최고급 휠세트, 의류까지 모두 최고급으로 휘감고 온종일 앞에 앉아만 있는 어르신, 자전거가 버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핸들바며 시트포스트에 온갖 장비를 주렁주렁 달고 ‘뽕짝’을 틀어놓는 어르신까지… 미주알고주알 늘어놓는 입담에 시간가는 줄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이젠 기자가 거주지를 옮긴 관계로 자주 들르지는 못하지만 아직도 지나는 길이면 종종 찾아 인사를 드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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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바이크 김성진 대표는 자전거를 만진지 무려 42년이 되었다. 우리나라 자전거업계에서 이런 경력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처음에는 성수동에서 오토바이를 취급하다가 1977년 자전거 대여를 시작한 것이 계기라고 한다. 그렇게 꾸준히 자전거를 만져오다가 현재 위치에서 11년째 영업을 하고 있다. 11년 전이라면 2007~8년 즈음부터 이곳에 자리 잡은 셈이다. 자전거 붐이 한창일 때다.




성진바이크는 성수동 시절부터 그때까지도 흔치 않던 고급자전거를 취급하는 샵이었다. 자전거가 100만원이 넘어가면 뜨악하던 그 시절인 만큼, 고급자전거는 지금처럼 흔하지도 않고 그에 필요한 정비지식을 갖춘 이도 드물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미 당시에도 30여년의 경력자였던 만큼 고급자전거에 대한 상세한 정비지식은 물론 다양한 자전거를 구비해 동호인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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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 보이지만 잘 정돈되어있는 샵 내부


그때보다 자전거가 한층 더 복잡해진 현재에 이르러도 정비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김 대표의 정비스타일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꼼꼼하고 섬세한 미캐닉에 비하면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편. 여기에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있을지 모르나 성진바이크를 찾는 사람들은 그런 면을 높이 평가해 방문할 정도로 큰 매력이기도 하다. 실제 정비를 받고 나면 그 과정이 러프해 보일지언정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는 거의 없다. 기자의 로드바이크 역시 예민한 물건이지만 김 대표의 손길을 거쳐 후회스러웠던 적은 한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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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 바깥쪽에는 스팀세차가 가능한 부스도 마련되어있다


성진바이크는 앞으로 티타늄 바이크를 집중공략할 예정이다. 카본이 점령하다시피 한 고급자전거 시장이지만 티타늄은 여전히 중장년 동호인 사이에서 최고급 소재로 각광받고 있고, 탄력적인 티타늄 특유의 주행성능이 인기가 높기 때문. 또 티타늄 역시 카본이나 알루미늄 등 여타 소재와 마찬가지로 자전거마다 특성이 제각각이지만 티타늄을 다양하게 취급하는 곳도 없을뿐더러, 경험조차 없는 샵이 대다수여서 많은 라이더들이 티타늄바이크를 선택할 때 골머리를 앓아왔다. 하지만 성진바이크는 이미 수년간 여러 브랜드의 티타늄바이크를 다루면서 많은 노하우가 쌓여있어 향후 중장년층을 집중겨냥해 티타늄바이크를 앞세울 예정이다. 현재로는 세븐, 라이트스피드, 헬리우스, 스캔 네가지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지만 점차 브랜드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니 티타늄바이크에 관심 있다면 성진바이크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최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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