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신안 암태도 간 고속버스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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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신안 암태도 간 고속버스 운행
서울서 암태도 남강항까지 직통, 비금·도초도가 성큼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신안 천사대교를 건너 암태도 남강항까지 고속버스가 4월 11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이제 천사대교를 고속버스로 편하게 건널 수 있고, 남강항에서는 비금도까지 40분밖에 걸리지 않아 신안 섬 여행이 한층 편하고 가까워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적한 포구였던 남강항은 서울, 광주를 오가는 고속버스 환승터미널 겸 여객선터미널로 분주한 교통 중심지로 거듭 났다
이제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신안 섬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4월 11일부터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차례 천사대교가 연결된 암태도 남강항까지 고속버스가 운행하기 때문이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도 하루 6차례 고속버스가 운행해 천사대교 개통으로 사실상 육지로 편입된 자은·암태·팔금·안좌·자라도는 수도권에서 당일 코스로 훌쩍 가까워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암태도 남강항에서 신안 섬 중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곳의 하나인 비금도까지 대략 1시간 간격으로 배가 다니고 소요시간도 대폭 단축되어 비금·도초도 여행도 훨씬 편리해졌다. 실제로 서울, 광주에서 남강항까지 고속버스가 다니면서 외지 관광객이 주로 찾는 곳도 비금·도초도다. 송공항이나 목포항에서 2시간 이상 걸리던 ‘먼 바다’의 섬 비금·도초도가 40분으로 가까워졌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자전거는 버스 짐칸에 적재 가능
서울에서 직접 버스를 타고 남강항으로 가보기로 했다. 남부터미널에서는 오전 9시, 오후 3시 두 편이 있다. 우등버스인데 9월말까지 30% 할인되어 요금은 2만5800원으로 저렴하다.
8월 3일 토요일, 9시 버스를 타기 위해 남부터미널에 도착했다. 인터넷으로 예약할 때만 해도 자리가 있었는데 어느새 만석이다. 자전거는 버스 아래쪽 짐칸에 넣으면 된다. 택배가 발달한 이후 버스 짐칸은 대체로 텅텅 비어가서 일반 자전거는 7대까지 분해하지 않고 실을 수 있다. 자전거 여행자에게 열차나 비행기보다 훨씬 편리한 점이다.
우등버스여서 좌석은 항공기 비즈니스석과 맞먹는다. 1인석에 앉으니 더욱 여유롭다. 공주 정안알밤휴게소와 함평휴게소에서 15분씩 쉰 후 북무안IC에서 고속도로를 나와 서해안을 누비는 77번 국도를 타고 신안으로 들어선다. 운남면소재지에서 잠시 정차했다가 김대중대교를 건너면 압해도다. 하차객이 있으면 압해도 중앙면에도 정차하지만 이번엔 그냥 통과다. 이제 천사대교는 지척이다.
휴가철을 맞아 천사대교는 가벼운 정체를 빚고 있다. 장장 7.2km의 다리가 자동차 행렬로 가득하다. 좌우 차창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풍경을 보면서 암태도로 진입한다. 한적하던 섬 도로는 천사대교 못지않은 자동차 행렬로 넘쳐난다.
버스는 4시간30분이 걸려 오후 1시반 도착 예정이지만 10분 일찍 남강항에 닿았다. 도중에 30분을 쉬었으니 실제 운행시간은 3시간50분 남짓이다.
남강항의 상전벽해
암태도 최남단에 있는 남강항은 1년여 전만 해도 한산한 포구였는데 이제는 실로 몰라보게 변신했다. 서울, 광주, 목포 노선표가 붙은 정류장은 번듯한 새 건물로 ‘중부권 버스환승터미널’이라는 거창한 간판을 걸고 있어 웬만한 읍 터미널을 뺨친다. 바로 옆에는 ‘암태남강항여객선터미널’이 있어 육상·해상 교통이 바로 연계된다.
부두에는 대형 카페리까지 여러대 정박해 있어 규모감을 더해준다. 카페리는 모두 비금도 행이다. 그러고 보니 버스에서 내린 손님 중 주민을 제외한 대부분은 바로 여객선터미널로 가서 비금도행 배를 기다린다. 고속버스 덕분에, 천사대교 덕분에 비금도가 한결 가까워졌고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갈 수 있는 여행지가 되었다. 그 전에는 송공항이나 목포항에서 2시간 이상 걸렸지만 남강항에서는 40분이면 가는 지척의 거리다. 배편도 하루 16차례, 거의 1시간 간격으로 자주 있다. 아침 5시50분부터 밤 10시까지 배가 운행해 그 멀던 비금도를 언제든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목포시외버스터미널 행 버스도 20~40분 간격으로 다녀 실로 사통팔달이다.
비금·도초도 당일치기?
이론적으로는 서울에서 비금도 당일치기도 가능해졌다. 서울에서 9시 버스로 내려가 2시 배를 타고 비금도로 들어간다. 비금도를 3시간 정도 돌아보고 6시 배로 나와 남강항에서 6시50분 목포행 1004번 시외버스를 타면 목포터미널에 8시 도착한다. 바로 8시 버스를 타면 서울에 밤 11시50분에 도착하고 9시 버스는 밤 12시50분 도착이다. 이렇게 하면 비금도 체류시간이 3시간밖에 되지 않아 비현실적이지만 이론적으로는 당일치기가 가능하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주말을 활용한 1박2일 일정이라면 비금·도초도를 먼저 보고 밤배로 나와 암태도에 묵거나, 반대로 ‘자암팔안자’ 쪽을 먼저 돌아보고 저녁배로 비금도에 들어가 숙박하고 나오는 방법이 있겠다. 다만 ‘자암팔안자’ 전체는 코스가 길어서 2개 섬 정도로 단축할 필요는 있다. 2박3일이라면 ‘자암팔안자’와 비금·도초도까지 함께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10여년 전부터 신안 섬에 매료되어 수없이 ‘철부선(카페리)’을 타고 다니며 교통이 불편한 낙도의 고립을 걱정하고 동정한 사람으로서 엄청난 격세지감을 느낀다. 연도교, 연륙교가 착착 건설되면서 이제는 웬만한 내륙 부럽지 않은 접근성과 천혜의 경관으로 동해안 자전거길을 능가하는 인지도를 자랑한다. 이제 1004섬 자전거길이 일본 제일이라는 ‘시마나미해도’를 앞서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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