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섬마을의 아름다운 겨울풍경 보령 원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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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섬마을의 아름다운 겨울풍경
보령 원산도
한적하고 조용하던 섬마을에 다리가 놓여 육지와 연결되고, 심지어 보령에서 해저터널까지 뚫리면서 최근들어 각광받고 있는 여행지로 떠오르는 곳이 원산도이다.
섬의 크기는 충남에서 안면도 다음으로 큰 섬이지만 해안선 길이는 28km 정도로 자전거를 타고 여유있게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안면도 영목항, 또는 보령 대천항에서 배를 타고 가야할 정도로 왕래가 많지 않던 곳이다. 그래서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섬마을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제는 안목항에서 다리를 건너 쉽게 갈 수 있는 고요한 섬마을의 아름다운 겨울풍경을 담아 보았다.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고경아, 성태민
태안 영목항과 원산도를 이어주는 안면원산대교
안면원산대교는 충남 태안 안면도와 보령의 원산도를 이어주는 1.8km의 길이로 왕복 4차선 규모로 지난 2019년 12월에 개통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중간에 주정차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다리 위에서 오가는 고깃배들과 영목항의 모습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또한 파란색 위에 그림을 그려 놓은 듯 점점이 떠 있는 소도, 파죽도, 시루섬 등의 청정하고 수려한 섬의 풍경들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 이 다리가 개통됨에 따라 단절되었던 국도 77호선이 연결되고 지역간 이동거리가 단축되어 서해안 관광의 새로운 해상벨트를 구축하는 기대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안면원산대교는 충남에서 가장 긴 해상교량으로 뽀족하게 솟은 두 개의 주탑은 궁궐를 짓던 안면송을 형상화하였다. 이 다리는 토목건축기술대상 특별상을 수상할 정도로 주변 자연 경관과 잘 어우러져 새로운 서해안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섬을 여행하다 보면 안면원산대교의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진고지, 저두선착장
선촌선착장에서 조그만 고개를 넘어 해변길을 따라 가면 맞은 편 진고지 마을에 진고지선착장이 자리하고 있다. 맞은편에는 선촌선착장에서 보았던 효자도가 한 눈에 들어오고, 멀리 떠 있는 어선과 파란 하늘에 뭉개구름이 조화를 이룬다. 썰물에 드러난 무채색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고, 물빠진 선착장의 끝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려본다.
진고지선착장을 돌아나와 다시 마을을 지나 해변라이딩에 나선다. 곳곳에는 한창 섬의 정비를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 길도 간혹 얼어 있지만 공사로 인해 모래가 깔려있어 안전한 라이딩을 해야한다. 해안도로를 달리다 조그만 언덕을 넘어서면 저두리 마을이다. 마을 끝자락에 아담하게 저두선착장이 자리하고 있다. 저두선착장 맞은편에는 연기를 내 뿜는 보령화력발전소와 장항제련소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밀물이라면 선착장에는 강태공들로 붐비겠지만 썰물에 드러난 선착장의 모습과 라이더가 대비를 이루며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선착장 끝까지 라이딩을 하며 호기를 부려본다. 이 또한 새로운 경험이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빨간 등대가 인상적인, 선촌선착장
겨울에 찾은 선착장의 모습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한산하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인지 낮선 사람을 경계하는 개짖는 소리만 요란하다. 그나마 빨간 등대가 인상적이다. 선착장 주변에는 어부들이 펼쳐놓은 그물의 짙은 컬러가 그나마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언제든 밀물이 들어와 출항을 하면 만선을 이룰 고깃배들이 물이 빠진 선착장에 기울어져 있다. 선촌선착장은 원산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선착장으로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안면도 영목항이나 대천항에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여객선이 활발하게 드나드는 곳이다. 이제는 썰물에 발이 묶여 갯벌에 기울어져 있는 고깃배들만 정박해 있다. 그 또한 섬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선촌선착장 주변에는 우체국 등 원산도의 행정기관을 비롯하여 여행객들의 요기를 달래줄 음식점과 카페 등이 있어 섬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선착장 맞은 편에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이는 섬이 효자도이다.
곱고 단단한 모래밭에서 라이딩을, 원산도해수욕장
원산도에는 원산도해수욕장을 비롯하여 저두해수욕장, 사창해수욕장, 오봉산해수욕장 등 4개의 해수욕장이 있으며, 그중에서 원산도해수욕장이 가장 규모가 크다. 해변 길이가 무려 2km에 달하며, 경사도가 완만하고 일명 ‘밀가루 모래’라고 칭할 정도로 모래가 곱고 몸에 잘 달라붙질 않는다. 마침 해수욕장에 도착할 즈음에는 구름사이로 약한 빛내림이 내리쬐고 바람도 잦아들어 따스한 햇살이 스며든다. 뒤에서 바라본 라이더의 모습이 실루엣을 이루며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구름사이로 비친 햇살이 바다위에 내리며 보석처럼 반짝인다. 여름이라면 라이딩 중 바로 바다로 뛰어 들고 싶을 정도로 바다물은 맑고 모래는 곱게 깔려있다. 연이어 전기산악자전거를 타고 백사장으로 돌진한다. 천진한 아이처럼 요리조리 모래밭을 신나게 달리며, 연신 입가에는 미소가 그치질 않는다. 라이딩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모래가 곱고 타이어에도 전혀 달라붙질 않아 마음껏 해변 라이딩을 즐긴다.
그동안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꽃지해수욕장 등 안면도 주변의 많은 해수욕장을 다녀 보았지만 다리가 개통이 되면서 쉽게 다녀 올 수 있는 원산도에 이런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있다는게 밑겨지질 않을 정도이다. 원산도해수욕장은 원산도의 숨은 보석같은 존재로 인식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섬 주민들의 삶터인 초전항과 갯벌
원산도해수욕장의 매력에 빠져 한 참을 머물다 발길을 돌려 조그만 어촌을 지나 사창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가는 곳마다 공사를 하고 있어 마을길을 가로질로 갈대숲이 많은 해변길을 달린다. 간혹 날아오르는 철새들이 장관을 이룬다. 갈대밭 여기저기에서 먹이활동을 하다 낯선이의 방문에 놀란 듯 푸드득 날아오른다. 초전항 가는 길목에는 썰물에 드러난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갯벌에서 조개와 바지락을 캐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갑자기 허기가 지며 바지락 칼국수가 생각난다. 원산도 일대의 갯벌에는 싱싱한 바지락과 조개, 낚지 등 수산물이 풍부하여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그저 검푸른 무채색의 갯벌이지만 그 속에서는 언제나 생동감이 넘치는 자연의 생명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달리다 보니 어느새 초전항이다. 말이 항구이지 조그만 규모로 최근에는 주변에 새로이 카페나 펜션이 들어서고 있다. 조천항에서도 새로 개통된 안면원산대교가 위용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한 눈에 들어온다. 너른 갯벌과 바다위에 둥둥 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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