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길 위에 펼쳐진 풍경들, 청양 칠갑산 로드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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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길 위에 펼쳐진 풍경들
청양 칠갑산
충남 청양은 칠갑산 도립공원을 중심으로 장곡사, 천장호 출렁다리, 칠갑산 천문대, 칠갑산 장승공원, 지천구곡 등 아름다운 자연과 매운 고추로 유명한 청양 고추와 구기자 등 특산물로도 유명하다. 특히 아련한 멜로디의 대중가요인 “칠갑산”이 널리 알려져 있다. 청양의 곳곳에는 콩밭 메는 아낙네의 작은 조각상과 고추를 표현한 상징물들을 볼 수 있다. 장곡사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소개되어 있다.
이번호에는 아름다운 길 위에 펼쳐진 자연과 단아한 농촌 풍경들을 따라 달리는 칠갑산 코스를 소개한다.
무더운 더위가 한 풀 꺾이면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들녘의 곡식은 탐스럽게 영글어 가고, 파란 하늘에 몽실몽실 떠 있는 구름을 보면 벌써 가을인가 싶다. 이런 날씨에 라이딩을 위한 아름다운 길을 찾아 청양군 칠갑산으로 향한다.
이번 코스는 청양군 공설운동장에서 출발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소개된 장곡사 가는 길과 나선형 도로, 청장호 출렁다리, 칠갑산 한티고개를 넘어 다시 청양 공설운동장으로 돌아오는 약 49.84km를 달리게 된다. 출발지인 공설운동장은 넓은 주차장과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아름다운 길 100선을 달리는 장곡사 가는 길
청양 공설운동장 입구에는 고추와 구기자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고추와 구기자가 청양의 특산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설운동장을 출발해 청양 읍내를 지나 645번 지방도를 타고 칠갑저수지와 칠갑산 자연휴양림 방향으로 달리다 주정삼거리에서 장곡사 방향으로 우회전 한다. 이곳에서부터 장곡사까지 약 5.7km 구간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속한다.
청양 제일의 아름다운 길로 알려져 있으며, 봄이면 흰 눈이 흩날리듯 아름다운 산벗꽃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단풍이 터널을 이루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장곡사는 칠갑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가람으로 절의 규모는 작지만 장곡사미륵불괘불탱이 국보 300호, 장곡사 철조약사여래좌상 및 석조대좌가 국보 5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보물 4점, 유형문화재 1점 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는 유서 길은 사찰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건축의 형태와 축조시대가 서로 다른 대웅전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장곡사 입구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국내외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장승 350여 개가 재현되어 있는 장승공원과 백제시대 가마터와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백제문화체험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장곡사를 지나 지천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올라가면 칠갑산 나선형 도로를 달리게 된다. 나선형 도로는 장편면 지천리 칠갑산골과 방아다리골이 갈라지는 지점에 길이 287m의 2층 나선형 도로로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도로공법이라고 한다. 주변 환경을 고려해 자연 친화적으로 설계한 예술성이 뛰어난 교량으로 장곡사 벗꽃길과 함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혔다. 라이더들은 이 나선형 도로를 지나며 기념촬영을 하며 신기해 한다. 도로를 타고 올라서면 멀리 산 능선과 도로 끝에 설치된 청양 고추와 콩밭메는 아낙네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나선형 도로를 타고 계속 오르막이 이어진다. 정상에 올라서면 칠갑산 마재터널을 지나게 된다. 마재터널을 지나 온천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천장호 출렁다리로 길이 이어진다.
호수위를 걷는 듯한 천장호 출렁다리
천장호 출렁다리 가는 길은 내초리, 와촌리, 신덕리 등의 마을 길을 지나게 된다. 한적하고 정겨운 마을 길을 지나다 보면 마을을 지켜 온 수백년 된 느티나무도 만날 수 있다. 가는 길이 힘들고 더위에 지쳤을 때 느티나무 아래서 땀을 식히며 쉬어갈 수 있다. 너른 들녘에는 탐스럽게 영글어 가는 곡식과 밤나무, 대추나무 등 풍성한 가을이 기대된다.
한적한 마을길을 지나 작은 오르막을 올라서면 칠갑산휴게소가 나타난다. 휴게소에 우측에는 천장호 출렁다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전망대에서는 천장호 출렁다리와 시야가 뻥뚫린 전경을 볼 수 있어 오르막에 지친 라이더에게는 쉼터로도 제격이다.
천장호 출렁다리는 지난 2017년 당시에는 국내 최장 출렁다리로 청양의 상징인 고추 모형의 주탑을 통과한 후 천장호수를 가로지르며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이색명물로 알려져 있다. 출렁다리와 더블어 천장호수는 깨끗한 수면과 빼어난 주변 경관이 어우러져 청양의 10대 명승지로 꼽힌다. 전망대에서 천장호수를 지나 조금만 가면 칠갑산 정상에 자리한 천문대로 가는 한티고개길이 나타난다.
칠갑산도립공원과 숲길이 아름다운 한티고개
한티고개 가는 길은 약한 오르막을 올라가다 대치터널 가기 전에 우측으로 조그만 소로길로 올라가면 한티고개이다. 한티고개는 초입부터 울창한 숲으로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거져 있다. 겨우 차 한대가 지나갈 정도로 길은 좁고 정상까지 구불구불한 오르막 길이 계속 이어져 있다. 칠갑산 라이딩 중에서 한티고개가 가장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로 새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울창한 숲 길을 달리는 한적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촬영 당일에도 많은 라이더들이 이 고개을 넘으며 환상적인 코스라며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길이 좁아 내리막에서는 차량과 등산객들을 조심해서 안전한 라이딩을 즐겨야 한다.
한티고개는 칠갑산 산줄기를 타고 정상으로 오르는 길로 한치고개, 청양대티, 정산한티라고 칭하기도 한다. 한티고개 정상에는 칠갑산 천문대와 칠갑정, 최익현선생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한티고개를 넘어가는 칠갑문 굴다리를 지나 오솔길 같이 정감이 넘치는 내리막을 달린다. 한티고개는 비교적 짧은 오르막과 내리막이지만 환상적인 라이딩 코스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다.
한티고개에서 내려와 칠갑저수지 가기 전에 우회전을 하여 형산리로 향한다. 칠갑산을 넘어오면 라이딩이 끝나겠다 싶었는데 경사도가 15%에 이르는 마지막 고개가 나타난다. 이름도 없는 가파른 오르막을 겨우 올라서면 형산리와 이화리, 수석리를 지나 출발지인 공설운동장에서 라이딩이 마무리 된다.
청양의 칠갑산 라이딩 코스는 전체적으로 한적하고 아름다운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진 칠갑산 노래속에 담긴 콩밭메는 아낙네와 메운 맛의 청양 고추의 고장을 자전거를 타고 둘러 보길 권한다. 뜨거운 여름을 지나 결실을 맺는 가을에 길목에서.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고경아, 성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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