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전이 털렸다는 전설과 천주교의 성지가 있는 진천 엽돈재, 배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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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전이 털렸다는 전설과 천주교의 성지가 있는
진천 엽돈재, 배티재
봄인가 싶은데, 한 낮의 태양은 뜨겁게 아스팔트를 달군다.
고개가 높아 옛날에는 도둑이 많아 이 고개를 넘는 사람은 모두 엽전을 털렸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엽돈재와 천주교 3대 성지가 있는 배티재를 소개한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는데 날씨가 화창하다. 최근들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일 이어지는 황사에 걱정이 앞섰지만 이날은 웬지 공기도 맑고 하늘도 쾌청하다.
이번호에 소개할 진천 엽돈재와 배티재는 수도권에서 출발해도 약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곳이다. 두 개의 고개를 연달아 한 바퀴 도는 코스로 수도권에서도 반나절이면 라이딩을 즐기고 돌아 올 수 있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출발지는 입장면 새생활체육공원이나 주변 도로변에 있는 편의점에 주차를 해도 무방하다.
전체 코스는 약 44km 정도로 엽돈재와 배티재 업힐과 다운힐이 있지만 그리 높지 않아 초, 중급자가 라이딩을 즐기기에 알맞은 코스이다. 코스 주변에는 배티성지를 비롯하여 서운산 자연휴양림, 석남사, 안성 운모석 오토캠핑장 등 볼거리도 많아 둘러볼만 하다.
고개넘다 엽전 털렸다는 엽돈재
입장면 새생활체육공원에서 나와 우회전하여 43번 지방도를 따라 계속 직진하면 엽돈재가 나온다. 달리다 보면 좌측으로 조그만 천을 따라 올라 가는데 엽돈재는 좌측으로는 서운산(547.6m)이, 우측으로는 부소산(459m)이 자리하고 있어 두 산의 골짜기의 물이 청룡저수지에서 모아져 안성천까지 흘러든다. 엽돈재의 초입에는 청룡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엽돈재는 이곳에서부터 가파른 언덕이 시작된다.
엽돈재는 진천군 백곡면과 천안시 입장면을 연결하는 고개로 해발 약 170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옛날에는 고개에 도둑이 많아 엽전을 갖고 고개를 오르면 도둑에게 모두 털리게 되어 엽돈재 또는 엽전고개, 엽둔고개, 엽전티라는 명칭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엽돈고개에서 이처럼 도적질을 한 이는 잘 알려진 임꺽정이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홍계남이 의병을 일으켜 왜군을 물리쳤다는 곳이기도 하다. 엽돈재를 오르다 보면 천변에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묘도 자리하고 있다.
임꺽정의 전설이 전해 내려 올 정도로 엽돈재는 굴곡과 도로 경사가 심한 곳이다. 현재 34번 지방도가 지나고 있으며, 진천군의 백곡면과 입장면, 그리고 안성시 서운면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엽돈재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많이 알려져 있어 달리는 차량과 S자 곡선을 이루는 코너링에서 모험을 즐기는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 나가면 한적한 농촌의 풍경이 배티성지까지 이어진다.
힐링의 시간, 배티성지
엽돈재를 내려와 달리다 보면 간혹 모내기 준비를 하는 농부들과 논을 가는 모습들이 풍요롭게 다가 온다. 길가에는 이름모를 노오란 야생화가 피어 있고 높이 떠 올라 지져귀는 종달새 울음소리가 청아하게 들려온다. 구수삼거리에서 배티고개 방향(안성방향)으로 좌회전(325 지방도)을 하여 배티성지로 향한다.
한가로운 농촌 들녘을 바라보며 달리다 보면 어느새 천주교 3대 성지로 알려진 배티성지이다.
안성과 진천의 경계인 서운산 자락에 자리한 배티성지는 천주교 박해시대의 비밀 교우촌으로 최양업 신부와 프랑스 선교사들의 활동거점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교 설립지로도 알려져 있다.
배티고개를 오르기 전에 이곳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며 힐링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배티성지 좌측에는 조그만 찻집이 있는데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차 맛이 더 깊게 느껴진다.
백두대간 금북정맥, 배티재
배티성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배티재를 향해 올라간다. 성지를 지나면 곧바로 급격한 코너링과 함께 오르막이 시작된다. 그러나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숨 한 번 크게 내쉬고 페달을 밝으면 정상이다. 오히려 반대편인 마둔저수지를 끼고 올라는 길이 더 험하다. 그만큼 내려가는 다운힐이 더 위험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성과 진천의 경계를 이루는 배티고개 정상에는 배티고개 산림생태복원터널이 자리하고 있다. 배티고개는 백두대간의 금북정맥으로 안성시 소재의 칠장산에서 백월산, 오서산을 거쳐 충남 태안군의 지령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뜻한다. 정상을 지나 구불구불한 고개를 내려가면 좌측으로 서운산 자연휴양림과 석남사가 나타난다. 계속 직진하면 마둔저수지를 끼고 평택 제천고속도로 밑을 지나간다. 이후부터 출발지까지는 평탄한 길로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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