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전거여행 #4, 색이 다른 해변 코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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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16일
에디터 : 정혜인 기자 |
바다색이 제 취향대로 멋을 부리고 있다.
어딜 가도 비슷할 것 같은 제주도의 바다에도 동서양의 색이 공존하고 있는 거다.
토속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자아내는 매력은 제주이기에 가능한 듯 하다.
꼭 물에 담가봐야 맛인가? 바다는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 충전 에너지가 된다.
울창한 숲길 산들 바람에 풍류를 즐겼으니, 시원하게 트인 바다 바람에 신선놀음을 할 차례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제주도 둘레는 약 253km, 자전거와 보행자가 다닐 수 있는 해안도로는 210km, 대부분의 해변에 자전거도로가 있다고 봐도 될 정도다. 그 중에서 꼭 가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코스가 있다.
국토종주 코스 중 하나인 제주환상코스를 미리 밟는 셈 치고 해안도로를 따라 섬 전체를 둘러봐도 좋겠지만,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필자가 추천하는 3곳은 꼭 여행해보길 권하고 싶다.
하늘이 맑고 깨끗한 날의 김녕~월정리는,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라는 말이 그대로 표현되는 곳이다. 층층이 명도를 달리한 코발트블루의 옅은 빛깔과 에메랄드 그린이 섞여 지중해풍의 투명한 바다색을 연출하고 있다.
태양 빛에 반짝여 더욱 화려해진 색을 뽐내는 통에 오르막길을 오를 때보다 빈번히 페달을 멈춰 세우게 된다. 이국적인 바다의 풍경을 벗삼은 색동 바람개비가 바닷바람에 돌아가는 모습이 마치 나로 인해 돌아가는 자전거 바퀴 같아 더욱 정겹다.
이곳에서는 시간을 잃어버린 여행자 같다. 해변에 놓여있는 파스텔 톤의 아기자기한 의자에 앉아 하릴없이 넋을 놓고 풍경을 감상하기도 하고, 분위기 좋은 이동식 트럭커피숍에서 기분 좋은 청승을 떨기도 한다. 같은 곳에서 나와 같은 자전거 여행자를 만나면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주거니 받거니 담소를 나누는 것도 여행의 매력이다.
핑계라면 핑계지만, 아무 이유 없이 멈춰야 이유가 되는 곳이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해안선이 아닌가 생각된다. 성산은 유난히 해녀들이 많이 보이는 곳이라 개인적으로 더욱 정감 가는 곳이기도 하다. 바다 위에 우뚝하게 솟은 성산일출봉은 어느 각도에서 봐도 그림엽서 같다. 워낙 크고 작은 오름이 많은 제주라지만, 바다와 떠오르는 해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가히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손꼽힐 만하다.
변함없이 웅장한 풍경 속을 달리고 있자니, 자연의 경이로움에 다시 한번 작아지지만 마음은 더없이 풍요롭다.
성산일출봉이 가장 크게 바라보이는 곳에 우도 선착장이 있다.
소가 누워있는 형상의 섬이라 하여 붙여 이름 붙여진 우도는 성산항에서 배를 타고 약 10여분. 유독 하얗게 빛나는 해변과 섬 가운데 초록빛을 내는 소머리오름의 우도봉이 모습을 드러내면 도착이다.
해안선의 길이는 약 17km 정도의 작은 섬이지만, 제주도의 축소판이라 해도 될 만큼 멋진 풍경들이 축약돼 있다. 우도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전거로 섬 한 바퀴 돌면서 덩치 큰 햄버거를 먹고, 우도봉까지 다녀오는데 약 2~3시간 정도면 된다.
지도도 네비게이션도 필요없다.
해안선 따라 막다른 길에 봉착하기도 하지만, 어디로든 길은 다 연결돼 있다.
우도항을 등지고 오른쪽 방향으로 출발했다면, 유난히 눈부신 해변 한 곳을 초반에 만나게 된다.
계곡물만큼이나 투명한 국내 유일의 산호 해변(서빈백사)을 처음 접하게 되면, 그곳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시간적 여유를 갖는 것이 좋다.
남태평양의 유명한 모래 해변과 견줄 만한 하얀 산호가루와, 깊은 곳에서도 발 아래가 다 들여다보이는 투명함이 우도의 명품 풍경이다.
성수기 시즌에는 마음의 여유도 가져야 한다. 우도에는 자전거도로와 갓길이 별도로 없는데다, 관광객들의 자동차와 ATV, 오토바이, 대여 자전거들이 도로를 활보하는 통에 사고도 잦으니, 주행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 보면 뜻하지 않게 마을을 통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도봉에 오르려면 어차피 해안선에서 벗어나 마을에 표시된 이정표대로 가야 한다. 나무들로 둘러싸인 좁은 오르막길을 통과하면 가파른 언덕에 푸른 잔디밭이 드넓게 펼쳐진 소머리오름이 나타난다.
총 거리는 짧지만, 산책로를 따라 걷기도 힘든 그곳을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사람도 있다. 후반 경사도 약 15~17% 정도, 도전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MTB 타이어 정도는 구비하고 도전해 볼 것.
하귀애월 해안도로 진입로는 지도상으로 월정리와 반대편 어깨쯤에 있다.
김녕 해수욕장에서 약 38km정도이며, 자동차 네비게이션상의 거리 수치이다. 갓길이나 자전거도로가 없는 차도와 시내 중심가, 작은 골목 등을 거쳐 가는 길인지라 그 길이 다소 부담스럽거나, 시간관계상 점프를 해야 한다면 간혹 자전거를 태워주는 시내버스에 기대를 걸거나,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현지 주민들은 권한다.
하귀애월 해안도로에 도착하면 월정리 구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될 것이다. 제주만의 토속적인 냄새가 가득한 검은 현무암들이 바다주의를 둘러싸고, 돌담을 쌓아 올린 전통적인 제주 민가들이 곳곳에 보인다. 전망 좋은 곳에는 이색 까페와 예쁜 펜션들이 즐비해 마치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려 애쓰는 듯 보인다.
코스는 대부분이 평지였던 것과 다르게 굴곡진 구간이 많아 내리막길에서의 주행이 조심스럽다.
부분적으로 단절구간이 있어 해안로를 벗어나 일주로와 번갈아 타야 할 때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주민 추천 맛집들을 만나고, 사람 사는 냄새도 난다.
해안가 마을에 들어서면 군데군데 설치된 정자에서 두 다리 뻗고 누워 파도소리를 들으며 평화로운 여유에 빠지기도 한다.
지대가 높은 곳에서 석양을 조망하는 일도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아기자기한 멋이 풍기는 한담 산책로를 걸으며, 석양에 비치는 잔잔한 물비늘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어미가 자식을 품은 듯 비양도가 마주 보이는 협재 해수욕장에서 안식을 누리는 것도 좋다.
하귀애월 해안도로의 끝점인 협재 해수욕장에서 사계 해안도로의 시작점인 송악산까지 일주로를 타고 약 30km이다.
사계 해안도로인 송악산~산방산 해안구간은 약 5km로 거리가 짧지만, 포기할 수 없는 아름다운 코스이기 때문에 하귀애월과 함께 하루 코스로 계획해 다닐 것을 권한다.
송악산↔산방산 코스는 왕복으로 달려봐야 그 코스의 진정한 멋을 알게 되지만, 시간이 허락치 않는다면 송악산→산방산 방향으로 달릴 것을 권하고 싶다.
송악산은 잘 닦여진 산책로와 정상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으로 이어져 있어 자전거를 타고 오르기엔 상당한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산이라기 보다 푸른 초원이 펼쳐진 언덕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니, 자전거를 잠시 거치해 놓고 산책 삼아 다녀와도 좋을 곳이다.
송악산을 등지고 다시 자전거도로에 오르면 또 다른 매력의 산 하나가 내 앞을 반긴다. 오른쪽의 형제섬이 수면 위로 올라와 잔잔한 운치를 주고, 한라산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산방산의 고상한 매력에 감동하며 바닷바람과 함께 달린다. 산방산에 구름이 살짝 내려앉기라도 하면, 신선들이 산방굴사에 앉아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을 것처럼 몽환적이다.
이 코스를 달릴 때는 가급적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분위기에 한껏 취해 볼 새도 없이 도착해 버릴 테니 말이다.
여느 여행이 마찬가지지만, 자전거여행은 특히 시간을 잊은 체 보내야 할 것 같다. 걸으면서 눈에 담고 귀로 듣고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도 빠듯한데, 페달이 급하면 오죽 하겠는가.
이번 해변코스의 유료 관광지는 숲 코스 때보다 많지 않다. 그보다 멋진 비경의 명소가 많아 시간을 할애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그 틈에서도 즐길 수 있는 곳, 체험해 볼 수 있는 3곳을 추천한다.
애월 해안도로에 유난히 무인카페가 몰려있다. 낙조에 물든 바다의 멋진 풍경이 그 이유를 뒷받침 할만하다.
최근 필자가 방문했을 때, 불과 몇 년 사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무인카페도 있고, 여전히 번성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찾기가 쉽지 않거나, 커피가 밍밍한 원두커피임에도 무인카페를 일부러 찾는 이유는 일반 카페와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들러서 작은 추억하나 끄적일 수 있는 자유분방함도 무인카페만의 매력이다.
- Tip 1, 우도~성산 운항시간 매 정시
성수기시즌을 제외하고 우도에 들어가는 배가 자주 있는 편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대부분 매 정시에는 운항하는 편이다.
우도 배 시간을 미리 체크하지 못했다면, 간단한 인적사항 내용 작성과 표를 구매하는 시간을 고려해 최소한 정시 15분 전에는 선착장에 도착하자.
- Tip 2,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해안로는 주차장?
해안로를 달리다보면 주차장으로 돌변해 있거나 주민들의 앞마당 쯤으로 여겨져 진로가 방해되는 곳도 가끔 있다. 그럴 경우 당연하게 차도를 타고 그곳을 벗어나려는 듯 빠르게 질주하게 되는데, 구불구불한 곳이 많아 전방 100m도 가늠하지 못하는 곳에서는 절대 금물이다. 특유한 운전솜씨를 뽐내며 직진도로 달리듯 앞 뒤에서 질주해오는 차량들이 생각보다 꽤 있기 때문이다.
- Tip 3, 틈틈이 나타나는 마을 정자 활용하기
하귀애월 해안도로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쉼을 누릴 수 있는 마을 정자가 꽤 있는 편이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시 잠을 청할 수도 있으니, 피곤한 여행자는 정자를 눈 여겨 봐야 할 것이다. 머문 자리는 깨끗하게 치우는 것이 필수다.
- Tip 4, 우도봉 주차장까지 갈 것인가? 가게에 맡길 것인가?
해안선을 벗어나면 마을 쪽이기 때문에 도로폭이 더욱 좁아진다. 게다가 우도봉 주차장으로 진입하기 전 오르막길은 덩치 큰 버스들이 통과하는 경우가 많아 사람도 지나가기 힘들다. 주차장까지는 올라가야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지만,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면 진입로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한 간식을 먹고 자전거 보관을 부탁하는 방법도 있다.
어딜 가도 비슷할 것 같은 제주도의 바다에도 동서양의 색이 공존하고 있는 거다.
토속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자아내는 매력은 제주이기에 가능한 듯 하다.
꼭 물에 담가봐야 맛인가? 바다는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 충전 에너지가 된다.
울창한 숲길 산들 바람에 풍류를 즐겼으니, 시원하게 트인 바다 바람에 신선놀음을 할 차례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제주도 둘레는 약 253km, 자전거와 보행자가 다닐 수 있는 해안도로는 210km, 대부분의 해변에 자전거도로가 있다고 봐도 될 정도다. 그 중에서 꼭 가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코스가 있다.
국토종주 코스 중 하나인 제주환상코스를 미리 밟는 셈 치고 해안도로를 따라 섬 전체를 둘러봐도 좋겠지만,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필자가 추천하는 3곳은 꼭 여행해보길 권하고 싶다.
추천 해변코스 3곳 우도와 월정리 해안도로, 하귀애월 해안도로, 사계 해안도로 |
지중해풍의 김녕~월정리~성산 |
하늘이 맑고 깨끗한 날의 김녕~월정리는,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라는 말이 그대로 표현되는 곳이다. 층층이 명도를 달리한 코발트블루의 옅은 빛깔과 에메랄드 그린이 섞여 지중해풍의 투명한 바다색을 연출하고 있다.
태양 빛에 반짝여 더욱 화려해진 색을 뽐내는 통에 오르막길을 오를 때보다 빈번히 페달을 멈춰 세우게 된다. 이국적인 바다의 풍경을 벗삼은 색동 바람개비가 바닷바람에 돌아가는 모습이 마치 나로 인해 돌아가는 자전거 바퀴 같아 더욱 정겹다.
이곳에서는 시간을 잃어버린 여행자 같다. 해변에 놓여있는 파스텔 톤의 아기자기한 의자에 앉아 하릴없이 넋을 놓고 풍경을 감상하기도 하고, 분위기 좋은 이동식 트럭커피숍에서 기분 좋은 청승을 떨기도 한다. 같은 곳에서 나와 같은 자전거 여행자를 만나면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주거니 받거니 담소를 나누는 것도 여행의 매력이다.
월정리 해수욕장 앞 |
월정리~성산 구간 |
핑계라면 핑계지만, 아무 이유 없이 멈춰야 이유가 되는 곳이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해안선이 아닌가 생각된다. 성산은 유난히 해녀들이 많이 보이는 곳이라 개인적으로 더욱 정감 가는 곳이기도 하다. 바다 위에 우뚝하게 솟은 성산일출봉은 어느 각도에서 봐도 그림엽서 같다. 워낙 크고 작은 오름이 많은 제주라지만, 바다와 떠오르는 해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가히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손꼽힐 만하다.
변함없이 웅장한 풍경 속을 달리고 있자니, 자연의 경이로움에 다시 한번 작아지지만 마음은 더없이 풍요롭다.
성산일출봉을 바라보며.. |
우도로 배타고 가기 위해 찾은 성산포항 |
남태평양보다 우도 |
성산일출봉이 가장 크게 바라보이는 곳에 우도 선착장이 있다.
소가 누워있는 형상의 섬이라 하여 붙여 이름 붙여진 우도는 성산항에서 배를 타고 약 10여분. 유독 하얗게 빛나는 해변과 섬 가운데 초록빛을 내는 소머리오름의 우도봉이 모습을 드러내면 도착이다.
해안선의 길이는 약 17km 정도의 작은 섬이지만, 제주도의 축소판이라 해도 될 만큼 멋진 풍경들이 축약돼 있다. 우도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자전거로 섬 한 바퀴 돌면서 덩치 큰 햄버거를 먹고, 우도봉까지 다녀오는데 약 2~3시간 정도면 된다.
우도의 산호해수욕장(서빈백사) |
지도도 네비게이션도 필요없다.
해안선 따라 막다른 길에 봉착하기도 하지만, 어디로든 길은 다 연결돼 있다.
우도항을 등지고 오른쪽 방향으로 출발했다면, 유난히 눈부신 해변 한 곳을 초반에 만나게 된다.
계곡물만큼이나 투명한 국내 유일의 산호 해변(서빈백사)을 처음 접하게 되면, 그곳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시간적 여유를 갖는 것이 좋다.
남태평양의 유명한 모래 해변과 견줄 만한 하얀 산호가루와, 깊은 곳에서도 발 아래가 다 들여다보이는 투명함이 우도의 명품 풍경이다.
성수기 시즌에는 마음의 여유도 가져야 한다. 우도에는 자전거도로와 갓길이 별도로 없는데다, 관광객들의 자동차와 ATV, 오토바이, 대여 자전거들이 도로를 활보하는 통에 사고도 잦으니, 주행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소머리오름의 단면이 보이면 막다른 길이다. 풍겨 감상이 끝났으면 되돌아가다 첫번째 마을길로 들어가야 우도봉에 갈 수 있다. |
해안선을 따라 달리다 보면 뜻하지 않게 마을을 통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도봉에 오르려면 어차피 해안선에서 벗어나 마을에 표시된 이정표대로 가야 한다. 나무들로 둘러싸인 좁은 오르막길을 통과하면 가파른 언덕에 푸른 잔디밭이 드넓게 펼쳐진 소머리오름이 나타난다.
총 거리는 짧지만, 산책로를 따라 걷기도 힘든 그곳을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사람도 있다. 후반 경사도 약 15~17% 정도, 도전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MTB 타이어 정도는 구비하고 도전해 볼 것.
우도 소머리오름 |
토속적인 하귀애월 & 사계 해안도로 |
하귀애월 해안도로 진입로는 지도상으로 월정리와 반대편 어깨쯤에 있다.
김녕 해수욕장에서 약 38km정도이며, 자동차 네비게이션상의 거리 수치이다. 갓길이나 자전거도로가 없는 차도와 시내 중심가, 작은 골목 등을 거쳐 가는 길인지라 그 길이 다소 부담스럽거나, 시간관계상 점프를 해야 한다면 간혹 자전거를 태워주는 시내버스에 기대를 걸거나,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현지 주민들은 권한다.
하귀애월 해안도로에 도착하면 월정리 구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될 것이다. 제주만의 토속적인 냄새가 가득한 검은 현무암들이 바다주의를 둘러싸고, 돌담을 쌓아 올린 전통적인 제주 민가들이 곳곳에 보인다. 전망 좋은 곳에는 이색 까페와 예쁜 펜션들이 즐비해 마치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려 애쓰는 듯 보인다.
코스는 대부분이 평지였던 것과 다르게 굴곡진 구간이 많아 내리막길에서의 주행이 조심스럽다.
부분적으로 단절구간이 있어 해안로를 벗어나 일주로와 번갈아 타야 할 때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주민 추천 맛집들을 만나고, 사람 사는 냄새도 난다.
해안가 마을에 들어서면 군데군데 설치된 정자에서 두 다리 뻗고 누워 파도소리를 들으며 평화로운 여유에 빠지기도 한다.
지대가 높은 곳에서 석양을 조망하는 일도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아기자기한 멋이 풍기는 한담 산책로를 걸으며, 석양에 비치는 잔잔한 물비늘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어미가 자식을 품은 듯 비양도가 마주 보이는 협재 해수욕장에서 안식을 누리는 것도 좋다.
비양도가 마주보이는 협재해수욕장 |
하귀애월 해안도로의 끝점인 협재 해수욕장에서 사계 해안도로의 시작점인 송악산까지 일주로를 타고 약 30km이다.
사계 해안도로인 송악산~산방산 해안구간은 약 5km로 거리가 짧지만, 포기할 수 없는 아름다운 코스이기 때문에 하귀애월과 함께 하루 코스로 계획해 다닐 것을 권한다.
송악산↔산방산 코스는 왕복으로 달려봐야 그 코스의 진정한 멋을 알게 되지만, 시간이 허락치 않는다면 송악산→산방산 방향으로 달릴 것을 권하고 싶다.
송악산은 잘 닦여진 산책로와 정상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으로 이어져 있어 자전거를 타고 오르기엔 상당한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산이라기 보다 푸른 초원이 펼쳐진 언덕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니, 자전거를 잠시 거치해 놓고 산책 삼아 다녀와도 좋을 곳이다.
송악산 산책로에서 산방산을 바라본 모습 |
송악산을 등지고 다시 자전거도로에 오르면 또 다른 매력의 산 하나가 내 앞을 반긴다. 오른쪽의 형제섬이 수면 위로 올라와 잔잔한 운치를 주고, 한라산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산방산의 고상한 매력에 감동하며 바닷바람과 함께 달린다. 산방산에 구름이 살짝 내려앉기라도 하면, 신선들이 산방굴사에 앉아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을 것처럼 몽환적이다.
이 코스를 달릴 때는 가급적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분위기에 한껏 취해 볼 새도 없이 도착해 버릴 테니 말이다.
여느 여행이 마찬가지지만, 자전거여행은 특히 시간을 잊은 체 보내야 할 것 같다. 걸으면서 눈에 담고 귀로 듣고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도 빠듯한데, 페달이 급하면 오죽 하겠는가.
송악산에서 산방산 방면 |
그곳에서 만나는 관광지 & 카페 |
이번 해변코스의 유료 관광지는 숲 코스 때보다 많지 않다. 그보다 멋진 비경의 명소가 많아 시간을 할애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그 틈에서도 즐길 수 있는 곳, 체험해 볼 수 있는 3곳을 추천한다.
김녕미로공원 - 국내 최초의 미로공원인 김녕미로공원은 사계절 푸른 상록수인 랠란디 나무로 벽을 만들고, 화산석이 송이로 바닥을 깔았다. 이를 통해 공기 정화는 물론, 사람의 정신을 맑게 해주고 인체의 혈액 순환 효과를 주고 있다. 관련웹사이트 : http://www.jejumaze.com 위치 :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산 16번지(만장굴길 122) Tel : 064-782-9266 |
제주씨월드 -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레저 라이프를 총망라하는 곳으로, 우도 잠수함, 배위의 마린 리조트, 제트보트, 유람선, 선상낚시, 서커스월드 등을 경험할 수 있다. 관련웹사이트 : http://www.jejumarine.co.kr 위치 :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347-9번지 Tel : 064-784-6161 |
제주잠수함(마라도잠수함) - 이곳의 잠수함 보이저호는 잠수함 선진국인 미국, 러시아, 핀란드 3개국의 잠수함 전문가들에 의해 특수 설계됐다. 송악산 인근 바다에서 잠수함을 탑승하게 되며, 최고 100m 수심까지 잠수한다. 관련웹사이트 : http://www.jejusubmarine.com 위치 : 서귀포시 인덕면 사계리 2126 Tel : 064-794-0200 |
우도 하하호호 카페 - 우도의 해안가를 달리다보면 만날 수 있는 이곳은 흑돼지 햄버거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카페 내부는 자그마하지만, 카페 앞에는 아기자기한 나무의자에 앉아 바다를 조망하며 햄버거를 즐길 수 있는 더 넓은 공간이 있다. 관련웹사이트 : http://www.snname.com/wdhahahoho/ 위치 : 제주시 우도면 연평일 859 |
애월 해안도로의 무인카페 |
애월 해안도로에 유난히 무인카페가 몰려있다. 낙조에 물든 바다의 멋진 풍경이 그 이유를 뒷받침 할만하다.
최근 필자가 방문했을 때, 불과 몇 년 사이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 무인카페도 있고, 여전히 번성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찾기가 쉽지 않거나, 커피가 밍밍한 원두커피임에도 무인카페를 일부러 찾는 이유는 일반 카페와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렇지 않게 들러서 작은 추억하나 끄적일 수 있는 자유분방함도 무인카페만의 매력이다.
비아 무인카페 - 하귀애월 해안도로를 달리다 발견한 곳으로,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전체적으로 깨끗하다. 앞에 마당이 있어 자전거를 거치하기에도 부담이 적다. 위치 :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957 |
차값을 양심 계산하는 곳 |
금빛낙조 - 애월 해안로에 위치한 무인카페로, 언뜻 보면 펜션이나,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곳이다. 카페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지금은 박물관으로서의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위치 : 제주시 애월읍 애월해안로 454-3(신엄리 2806-2) |
산책하우스 - 소박하고 아담한 이곳은 애월해안로에 있긴 하나 굳이 찾지 않는 이상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정자가 있는 마을 초입에 있어 더욱 그렇다. 카페 내부에 들어가면 빼곡히 붙어있는 사람들의 쪽지들이 왜 그곳을 찾아오게 하는지 알게 한다. 위치 :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1155 |
자전거 보관 가능한 숙소 |
자주올레펜션 - 곽지해수욕장 앞에 위치한 자주올레는 신축한지 1년 정도 되어 상당히 깨끗한 편이다. 자전거는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1층 갤러리를 내어주시거나, 넓은 복도에 보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관련웹사이트 : http://jajuolle.co.kr/ 위치 :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1622-18 Tel : 064-799-3636 |
쪼인게스트하우스 - 귀여운 강아지 2마리가 먼저 손님을 반기는 월정리 해변에 게스트하우스다. 2인 1실이 대부분이라 숙박에는 큰 부담이 없지만, 저녁식사를 예약할 경우, 다음날 취소가 안될 수도 있으니 유의하는 것이 좋겠다. 고가의 자전거는 1층에 보관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 관련웹사이트 : http://blog.naver.com/allzzoin |
해변코스의 Tips!! |
- Tip 1, 우도~성산 운항시간 매 정시
성수기시즌을 제외하고 우도에 들어가는 배가 자주 있는 편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대부분 매 정시에는 운항하는 편이다.
우도 배 시간을 미리 체크하지 못했다면, 간단한 인적사항 내용 작성과 표를 구매하는 시간을 고려해 최소한 정시 15분 전에는 선착장에 도착하자.
- Tip 2,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해안로는 주차장?
해안로를 달리다보면 주차장으로 돌변해 있거나 주민들의 앞마당 쯤으로 여겨져 진로가 방해되는 곳도 가끔 있다. 그럴 경우 당연하게 차도를 타고 그곳을 벗어나려는 듯 빠르게 질주하게 되는데, 구불구불한 곳이 많아 전방 100m도 가늠하지 못하는 곳에서는 절대 금물이다. 특유한 운전솜씨를 뽐내며 직진도로 달리듯 앞 뒤에서 질주해오는 차량들이 생각보다 꽤 있기 때문이다.
- Tip 3, 틈틈이 나타나는 마을 정자 활용하기
하귀애월 해안도로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쉼을 누릴 수 있는 마을 정자가 꽤 있는 편이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시 잠을 청할 수도 있으니, 피곤한 여행자는 정자를 눈 여겨 봐야 할 것이다. 머문 자리는 깨끗하게 치우는 것이 필수다.
- Tip 4, 우도봉 주차장까지 갈 것인가? 가게에 맡길 것인가?
해안선을 벗어나면 마을 쪽이기 때문에 도로폭이 더욱 좁아진다. 게다가 우도봉 주차장으로 진입하기 전 오르막길은 덩치 큰 버스들이 통과하는 경우가 많아 사람도 지나가기 힘들다. 주차장까지는 올라가야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지만,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면 진입로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한 간식을 먹고 자전거 보관을 부탁하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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