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3박 4일 국토종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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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17일
에디터 : 정혜인 기자 |
필자에게 서울에서 부산으로 여행 간다는 말은 자동차나, KTX,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으로 기정 사실화 된 것처럼 여겨왔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을 잇는 자전거 국토종주 길이 건설되기 시작하고, 각 지자체에서는 종주 길을 중심으로 한 자전거 관광 및 레저 관련 조성사업을 본격화 해 지금의 멋스러운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탄생 된 지 2년이 넘었다.
하지만, 필자가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전거로 서울↔부산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여자가? 혼자서? 4일안에? 결론은, 가능했다.
매일 아침 출발시간은 첫 날을 제외하고 항상 7시경이었다. 주섬주섬 옷가지와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 등을 챙기고, 다시 돌아와야 될 일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재점검 하는 시간 10~15분을 더 투자하면 얼추 계획대로 출발할 시간이 된다.
중간에 하루는 그날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평소보다 멀어, 조금 더 일찍 출발하기도 했다.
능내역에서 출발한 첫 날은 늦은 출발시간 탓도 있었지만, 가볍게 여기고 넘어간 무릎 통증이 급습하는 바람에 저녁 6시까지 100km도 체 달리지 못하고 쉬어야 했다.
처음부터 다 채우지 못한 km수를 남은 일정에 나눠서 달려야 한다는 부담감과 첫 날부터 쌓인 피로와 통증으로 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막상 페달을 밟으며 탁 트인 풍경과 마주하면 몸과 마음이 개운해 지는 느낌이었다.
때론 서늘한 이른 아침, 안개가 뭉글뭉글 피어올라 몽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풍경 가운데 놓여 있으면, 페달 속도를 늦추고 앞이 아니라, 주변에 시선을 두게 된다.
조금 느리게 가면 어떤가, 시간 다툼하느라 앞만 보고 가기에는 놓치기 아까운 그림들이 이리도 많은 것을.
전기자전거에 몸을 실었으니 허리를 곧추 세우고, 한껏 여유로운 페달돌림에도 일정속도는 유지해주니 풍요를 즐기기에 더 없이 안성맞춤이었다.
필자처럼 여유가 그리 많지 않은 자전거 여행자에게 관광지는 선택이라면, 풍경감상은 필수인 것이 국토종주의 매력인 듯 하다.
오후 한 낮이 되면, 하루 중 가장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하기 위해 가끔 자외선에 피부를 양보하기도 했다. 아래 지방으로 내려갈 수록 요즘 서울에서는 보기 어려운 푸른 하늘을 자주 만나게 되다 보니 하늘 향해 얼굴을 들어 봄이 주는 따스한 바람을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첫날부터 쌓여온 엉덩이 통증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을 핑계 삼아 자주 안장에서 내려오긴 했지만, 봄이 주는 꽃구경에도 잠시 쉼표를 찍게 했다.
때때로 생태자연공원이 형성된 구간들을 지나게 되는데, 슬슬 그 분위기에 무료해 질 때 쯤, 겨울잠에서 깬 뱀들이 자전거길로 나와 등골을 오싹하게도 했다. 필자의 경우 두 번 뱀과 대적할 뻔 했지만, 처음에는 이미 자전거 뺑소니로 저 세상에 간 장면을 목격해야 했고, 두번째는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뱀을 바로 앞 주행자가 쫓아주는 바람에 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풍경에 넋을 잃어 주위와 하늘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동시에 멀리보기도 하고, 사방을 곁눈질하며 살피는 습관을 들여야 안전주행에 달인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혼자만의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식당에서건 쉼터에서건 홀로 무위도식 하길 즐기지 않는다면,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과 서로 인사와 담소를 나누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유하는 등에 있어 혼자일 때보다 여행의 재미가 배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로가 다른 이유와 사연을 가지고 출발했을 지는 모르나 목적이 같으니 이미 일정 부분에 있어 마음은 공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상황에 따라 자신의 현명한 선택이 항상 뒤따라야 하고, 적정 선을 넘지 않는다면, 여행 중에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이 1에서 100까지 달라지게도 한다.
혼자일 때보다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는 지혜, 색다른 것을 경험해볼 기회가 자주 주어지는 것도 여행에서 사람들과의 인연을 통해서이다.
비단, 여행자들과 인연 만의 얘기가 아니다. 식당 주인, 숙소 주인, 매점 아주머니 등 내 발길이 지나는 모든 곳에 사람이 있고, 인연이 있다.
필자의 경우, 이번 국토종주에서도 좋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두 번째 날, 상주상풍교에서 숙소를 잡으려다 조금 더 욕심내어 상주보까지 달리기로 한 날이다.
예상 외의 높은 고갯길이 등장하고, 길도 잘못 드는 바람에 주위에 어둠이 깔리고도 한참 후까지 라이딩을 해야만 했다. 식당과 숙소 등 그곳에 대한 아무런 정보조차 없었지만, 뭔가 있을 것이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목적지에 다다를 수록 가로등 외에 불빛이라곤 전혀 찾을 수 없었고, 지나가는 행인도 없는데다 체력소모를 다한 전기자전거의 배터리는 배고프다며 파업을 선언하고 말았다.
스마트폰도 이미 배터리가 전부 소멸돼 숙면을 취한지 오래, 어둠 속에서 막막한 마음을 부여잡고 그저 달리기만 하다 인증센타 도착 2km 전, 막 문을 닫으려는 까페 한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미 지치고 배고픔에 피폐해진 상태로 숙소와 식당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했지만, 불길한 기운은 틀린 법이 없다는 말이 맞다는 듯 아무 것도 없다는 답변만 해주었다.
다른 인증센타 역시 숙소와 식당이 근접한 곳은 드물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상황이다. 수요가 적으니 공급도 적은 것인 게다.
그러나 그 까페 주인분은 희망도 함께 전해주셨다. 구한 방이 없다면 자신들의 안방에서 하루 묵고 가라는 것이다. 알고 보니 몇 일 내 정식 오픈을 앞둔 식당겸 자전거 쉼터였던 것이다.
곧 고택 민박과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 오픈 전이라 어수선하지만 가끔 막막한 상황의 여행자들이 종종 들러 도움을 청하는 바람에 자전거 쉼터를 하게 된 것처럼 한번에 나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안방에서의 숙박, 저녁, 아침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었고, 피곤한 자전거는 마당 한 켠에서 강아지 2마리 보호아래 쉼을 즐겼다. 뿐만 아니라, 맛있는 간식으로 부침개까지 대접받고 다음날 아침 떠나기 전 향이 좋은 보이차를 우려 한 통 가득 담아 주셨다.
그에 대해 해줄 것이 없었지만, 이제 막 오픈하시는 사장님에게 도움 될만한 아이디어와 고급정보몇 가지를 알려주는 것으로 약소하게나마 보답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필자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최소한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도움이 됐을 때 흐뭇한 것도 있지만, 그것이 부메랑처럼 다시 되돌아 와 또 다른 도움이 됐을 때처럼 기분 좋은 것도 없다.
이것이 바로 여행에서의 인연이 주는 선물이 아니겠는가.
능내역부터 낙동강하구둑까지 거친 인증센타는 총 22곳.
이번 자전거여행은 인증센타 한곳씩 지나며 도장을 찍어나갈 때마다 어릴 적 참 잘했어요라는 도장과 상품을 받은 것보다 더 짜릿한 성취감을 얻게 한 여행이었다. 더불어 그것에 상응하는 통증도 맛보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장거리 주행 경험은 있지만, 이틀 이상 장거리로 달려본 것은 처음이라 종주로 인해 내 몸이 겪을 고통을 제대로 짐작하지 못했다.
인증수첩에 찍힌 도장의 갯수가 늘어날 수록 엉덩이와 무릎은 점점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려 했고, 마지막날 낙동강하구둑의 22번째 도장을 남겨둔 상황에서 허벅지 근육의 모든 구조를 세부적인 통증으로 인해 파악할 수 있을 만큼 강한 고통을 느꼈다.
드디어 마지막 인증도장을 찍고 난 후에는, 심리적으로 긴장이 풀린 탓인지, 내 모든 근육들이 자전거에 반기를 들었다. 그 동안 인증센타를 만날 때 마다 반가운 마음에, 그 옆에 자전거를 예쁘게 세워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여유도 부렸지만, 종점에 도착하는 즉시, 자전거를 그곳에 영원히 세워두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2km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전철역이 200km 보다 더 멀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전기자전거의 히든카드, 스로틀방식의 가속레버를 돌리며 근육들의 화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전철역 계단을 밟아 내려가는 속도는 지팡이 드신 노약자보다 느렸으며, 감히 의자에 앉고 일어나는 행위 자체가 사치인 것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지만, 가장 홀가분한 시간이 아니었나 기억된다.
다양한 구간에서 길을 잃어 헤매기도 하고, 힘에 겨워 중도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낙동강하구둑에서 은색 인증스티커로 받은 상장, 탄탄해진 허벅지 근육과 가늘어진 허리라인이 부상으로 주어졌으며, 그 동안의 수고는 눈 녹듯 녹고, 큰 성취감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네비게이션 없이 갈 수 있을까?
중간에 끊긴 단절 구간이 있어서 자전거를 들어 이동해야 하지 않을까?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국도, 고속도로, 지방도로 등 다방면으로 길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가끔 비포장과 차도도 만나는데 잘 달릴 수 있을까? 등 oh~만가지 생각과 고민이 교차하면서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걱정을 쌓았었다. 그래서 자전거의 선택은 더욱 어려웠다.
이보다 지배적인 고민은, 오르막 주행에 깊게 단련되지 않은 것과 평소 남들보다 병약한 허리와 어깨 결림이 국토종주 완주의 발목을 잡게 될까 하는 염려였다.
체력은 시간을 두고 꾸준히 단련해야 될 문제다. 그러나 나의 무사 완주를 도와줄 자전거는 무엇으로 선택되느냐에 따라 부족한 체력을 보충해주기도 하고, 좋은 체력을 하락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말을 달리는 기사가 아무리 철인인들, 말은 일어나려 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걷는 게 나을 테니 말이다.
처음, 4박5일로 국토종주 프로젝트가 필자에게 떨어졌을 때는 체력적인 부분 탓에 정말 막막했다.
매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처럼 체력이 단련돼 있던 것도 아니지만, 나를 도와준 고마운 애마가 있었기에 더욱 가능했던 것 같다.
내 무게와 당초 예상했던 5일 간의 짐 등 어마어마한 무게를 짊어지고 함께 여행해 준 삼천리 팬텀시티 전기자전거와의 종주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
인증수첩에 나와 있는 대로 국토종주의 메인 코스는 아라서해갑문~낙동강하구둑까지며, 633km이다. 필자는 시간관계상, 아라뱃길에서 서울까지의 구간을 점프, 남양주인 능내역에서 출발해 낙동강 하구둑까지의 550km를 4박5일의 일정으로 예상하고 출발했다.
종주 파트너였던 전기자전거는 필자의 많은 짐들을 감당하느라 무게가 만만치 않았지만, 평균 20km/h를 내는데 무리가 없었고, 개인적으로 업힐에 취약하지만 경사도 15%의 오르막에서도 안장에서 내려본 적 없이 달릴 수 있었다. 이는 전기자전거에 놀라운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능력이라 함은 전기 주행 방식에 있는데, 페달링을 하는 동안 순간 모터 작동으로 구동을 돕는 파스(PAS)방식과, 페달링 없이 모터의 힘으로 구동되는 스로틀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스로틀방식은 가속레버를 돌려 구동시키는 최고 속도 24km/h의 저속 오토바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함부로 가속레버를 돌렸다가는 배터리 잔량 표시가 무섭게 줄어드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배터리 1개로 2시간 이상 스로틀방식을 쓴다면 종주길에서 낭패를 보게 될 수도 있다.
파스(PAS)방식의 특징은 페달링 하는 동안 뒤에서 누군가 툭툭 치듯이 밀어주는 느낌이다. 1~6단까지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단계를 높일 수록 모터의 힘은 더 강해진다. 차체 무게도 있지만, 짐으로 더욱 무거운 자전거의 힘든 페달링을 유순하고 가볍도록 돕는다.
필자는 주로 파스방식 1~3단에 놓고 주행했는데, 포장이 아주 잘 된 평지에서는 가끔 0단으로 놓기도 했고, 경사도가 높은 오르막에서는 4~5단으로 높이기도 했다.
그래서 자전거 무게+필자의 몸무게+개인 짐+보조배터리까지 총 100kg 정도의 무게로 1일 평균 약 136km 거리를 10시간 동안 주행하는데 배터리 2개가 충분했는지도 모른다. 때론 숙소 도착 5~7km 전에 배터리 잔량이 30%이상 남아있으면, 스로틀방식의 가속레버를 돌려 하루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호사를 누려보기도 했다.
전기자전거의 최고 속도는 비록 느리지만, 가끔 하늘을 바라보며 달리는 휴식 같은 주행을 얻었기에 3박 4일간의 완주가 가능했다.
자전거 초보자에게는, 자전거를 이용한 국토종주에서 경량과 속도보다는 내구성이 튼튼하고, 몸에 피로도를 최소화시킬 수 있으며, 오르막 구간을 다소 쉽게 오를 수 있는 자전거가 필요할 것이다. 식사도 숙박도 내뜻대로 안되는 여행길이니 자전거만큼은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게다가, 국토종주의 목적인 자전거 타기가 아닌 여행이라면, 조금 더 수월하게 자전거 속도를 즐기며 여행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런 이유로, 투어링 바이크 못지 않게 큰 도움을 준 전기자전거는 탁월한 선택이었고, 시속 20km를 넘기 어려운 탓에 자전거길과 차로에서 규정속도를 지키는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착한 녀석이었다. 오히려 무섭게 질주하는 로드바이크에게 앞자리를 내어줘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다음 기회에도 유유자적 함께 여행하고픈 녀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전기자전거를 자전거라 부르지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니, 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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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종주, 이것만은 알고가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을 잇는 자전거 국토종주 길이 건설되기 시작하고, 각 지자체에서는 종주 길을 중심으로 한 자전거 관광 및 레저 관련 조성사업을 본격화 해 지금의 멋스러운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탄생 된 지 2년이 넘었다.
하지만, 필자가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전거로 서울↔부산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여자가? 혼자서? 4일안에? 결론은, 가능했다.
전기자전거와 함께 한 3박 4일 간의 국토종주 SUCCESS..!! |
앞만 보지 말고, 주변과 하늘을 누려라. |
매일 아침 출발시간은 첫 날을 제외하고 항상 7시경이었다. 주섬주섬 옷가지와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 등을 챙기고, 다시 돌아와야 될 일들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재점검 하는 시간 10~15분을 더 투자하면 얼추 계획대로 출발할 시간이 된다.
중간에 하루는 그날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평소보다 멀어, 조금 더 일찍 출발하기도 했다.
능내역에서 출발한 첫 날은 늦은 출발시간 탓도 있었지만, 가볍게 여기고 넘어간 무릎 통증이 급습하는 바람에 저녁 6시까지 100km도 체 달리지 못하고 쉬어야 했다.
처음부터 다 채우지 못한 km수를 남은 일정에 나눠서 달려야 한다는 부담감과 첫 날부터 쌓인 피로와 통증으로 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막상 페달을 밟으며 탁 트인 풍경과 마주하면 몸과 마음이 개운해 지는 느낌이었다.
때론 서늘한 이른 아침, 안개가 뭉글뭉글 피어올라 몽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풍경 가운데 놓여 있으면, 페달 속도를 늦추고 앞이 아니라, 주변에 시선을 두게 된다.
풍경감상은 필수인 국토종주의 매력 |
조금 느리게 가면 어떤가, 시간 다툼하느라 앞만 보고 가기에는 놓치기 아까운 그림들이 이리도 많은 것을.
전기자전거에 몸을 실었으니 허리를 곧추 세우고, 한껏 여유로운 페달돌림에도 일정속도는 유지해주니 풍요를 즐기기에 더 없이 안성맞춤이었다.
필자처럼 여유가 그리 많지 않은 자전거 여행자에게 관광지는 선택이라면, 풍경감상은 필수인 것이 국토종주의 매력인 듯 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면 가끔 몽환적인 분위기의 색다른 아침을 맞이하게 되기도 한다. 사진 : 비내섬~충주탄금대 가는 길 |
풍경화 속을 달리는 자전거, 쉬어간들 어떠하리. 사진 : 양평군립미술관~이포보 가는길 |
오후 한 낮이 되면, 하루 중 가장 따사로운 햇살을 만끽하기 위해 가끔 자외선에 피부를 양보하기도 했다. 아래 지방으로 내려갈 수록 요즘 서울에서는 보기 어려운 푸른 하늘을 자주 만나게 되다 보니 하늘 향해 얼굴을 들어 봄이 주는 따스한 바람을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첫날부터 쌓여온 엉덩이 통증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을 핑계 삼아 자주 안장에서 내려오긴 했지만, 봄이 주는 꽃구경에도 잠시 쉼표를 찍게 했다.
때때로 생태자연공원이 형성된 구간들을 지나게 되는데, 슬슬 그 분위기에 무료해 질 때 쯤, 겨울잠에서 깬 뱀들이 자전거길로 나와 등골을 오싹하게도 했다. 필자의 경우 두 번 뱀과 대적할 뻔 했지만, 처음에는 이미 자전거 뺑소니로 저 세상에 간 장면을 목격해야 했고, 두번째는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뱀을 바로 앞 주행자가 쫓아주는 바람에 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풍경에 넋을 잃어 주위와 하늘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동시에 멀리보기도 하고, 사방을 곁눈질하며 살피는 습관을 들여야 안전주행에 달인이 될 것이다.
감히 사진 속에 가두기에 미안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많았다. 안타까운 것은 그 풍경을 더럽히는 쓰레기들이다. 자전거 쉼터는 많으나 쓰레기를 버릴만한 통이 부족해 보였다. 사진 : 강천섬 |
외딴 나라에서 라이딩 하는 듯한 느낌의 구간을 만났다. 쉴생각은 없었지만, 그냥 쉬어가기로 했다. |
관광지로 보이지만 눈요기로 만족하고 지나가야만 했다. 여유가 된다면, 국토종주와 연결된 많은 관광지들을 둘러보길 권한다. |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세차게 페달을 밟는 재미가 있는 구간들이 많다. 이럴 땐 앞만 보고 질주본능을 불태우는 것도 꽤 흥미진진하다. |
인연이 주는 선물 |
개인적으로 혼자만의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식당에서건 쉼터에서건 홀로 무위도식 하길 즐기지 않는다면,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과 서로 인사와 담소를 나누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유하는 등에 있어 혼자일 때보다 여행의 재미가 배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로가 다른 이유와 사연을 가지고 출발했을 지는 모르나 목적이 같으니 이미 일정 부분에 있어 마음은 공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상황에 따라 자신의 현명한 선택이 항상 뒤따라야 하고, 적정 선을 넘지 않는다면, 여행 중에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이 1에서 100까지 달라지게도 한다.
혼자일 때보다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는 지혜, 색다른 것을 경험해볼 기회가 자주 주어지는 것도 여행에서 사람들과의 인연을 통해서이다.
비단, 여행자들과 인연 만의 얘기가 아니다. 식당 주인, 숙소 주인, 매점 아주머니 등 내 발길이 지나는 모든 곳에 사람이 있고, 인연이 있다.
종주 길에서 만난 여행자들. 이들은 각자가 따로였다. 하지만 어느순간 함께가 됐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에너지가 되어 마지막 인증센타인 낙동강하구둑에서도 함께인 것으로 만날 수 있었다. |
창녕함안보~양산 물문화관 구간에 건너느냐 마느냐 의심스러운 일방통행 철교가 나온다. 건너지 말아야 될 다리를 건넜지만, 이 다리 끝에서 또 한명의 고마운 과일가게 아주머니를 만났다. 친절한 길안내와 함께 맛있는 추어탕까지 내어주셔서 그곳에서 다시 만난 사람들과 과일을 구입해 나눠먹기도 했다. |
해는 지고, 휴대폰 배터리도 떨어지고, 식당과 숙소도 없고... |
필자의 경우, 이번 국토종주에서도 좋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두 번째 날, 상주상풍교에서 숙소를 잡으려다 조금 더 욕심내어 상주보까지 달리기로 한 날이다.
예상 외의 높은 고갯길이 등장하고, 길도 잘못 드는 바람에 주위에 어둠이 깔리고도 한참 후까지 라이딩을 해야만 했다. 식당과 숙소 등 그곳에 대한 아무런 정보조차 없었지만, 뭔가 있을 것이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목적지에 다다를 수록 가로등 외에 불빛이라곤 전혀 찾을 수 없었고, 지나가는 행인도 없는데다 체력소모를 다한 전기자전거의 배터리는 배고프다며 파업을 선언하고 말았다.
스마트폰도 이미 배터리가 전부 소멸돼 숙면을 취한지 오래, 어둠 속에서 막막한 마음을 부여잡고 그저 달리기만 하다 인증센타 도착 2km 전, 막 문을 닫으려는 까페 한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미 지치고 배고픔에 피폐해진 상태로 숙소와 식당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했지만, 불길한 기운은 틀린 법이 없다는 말이 맞다는 듯 아무 것도 없다는 답변만 해주었다.
다른 인증센타 역시 숙소와 식당이 근접한 곳은 드물기 때문에 어찌보면 당연한 상황이다. 수요가 적으니 공급도 적은 것인 게다.
상주상풍교~상주보 구간에서 막막해 할 때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곳.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공사 중이었으나, 지금쯤 자전거쉼터와 고택민박 겸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을 것이다. |
도남섬에서 아침식사로 내어준 배말(삿갓조개)죽, 2인분 같은 1인분에 배말이 정말 많이 들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제주도가 고향이신지라 싱싱한 해산물로 끓인 죽을 아침식사로 내놓으려 한다고 했다. |
그러나 그 까페 주인분은 희망도 함께 전해주셨다. 구한 방이 없다면 자신들의 안방에서 하루 묵고 가라는 것이다. 알고 보니 몇 일 내 정식 오픈을 앞둔 식당겸 자전거 쉼터였던 것이다.
곧 고택 민박과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 오픈 전이라 어수선하지만 가끔 막막한 상황의 여행자들이 종종 들러 도움을 청하는 바람에 자전거 쉼터를 하게 된 것처럼 한번에 나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안방에서의 숙박, 저녁, 아침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었고, 피곤한 자전거는 마당 한 켠에서 강아지 2마리 보호아래 쉼을 즐겼다. 뿐만 아니라, 맛있는 간식으로 부침개까지 대접받고 다음날 아침 떠나기 전 향이 좋은 보이차를 우려 한 통 가득 담아 주셨다.
그에 대해 해줄 것이 없었지만, 이제 막 오픈하시는 사장님에게 도움 될만한 아이디어와 고급정보몇 가지를 알려주는 것으로 약소하게나마 보답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필자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최소한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도움이 됐을 때 흐뭇한 것도 있지만, 그것이 부메랑처럼 다시 되돌아 와 또 다른 도움이 됐을 때처럼 기분 좋은 것도 없다.
이것이 바로 여행에서의 인연이 주는 선물이 아니겠는가.
비내섬 인증센타 근처 마을에서 만난 인연. 숙소정보와 이 마을의 온천정보, 관광지 정보, 비내섬에서 촬영하는 MBC 드라마 기황후 촬영팀이 항상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는 정보까지 깨알같이 들을 수 있다. 또 크기가 작거나 접이식 자전거는 충주탄금대까지 시내버스(기사 마다 다르므로 필요시 확인할 것)로 태워준다는 이색정보도 들을 수 있었다. |
나름 온천지구라 조그마한 관광단지처럼 구색을 갖춘 것 같긴 하나, 딱히 먹을 만한 곳과 숙박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그 틈에 반가운 순대국집이 있었는데, 직접 만든 막창 순대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
많은 인증센타에서 한국수자원공사(k-water) 사업소를 발견할 수 있다. 무료로 물을 얻을 수 있는 고마운 곳이니, 그냥 지나치지 말자. |
인증도장 갯수만큼 커진 통증과 근육, 그리고 성취감 |
능내역부터 낙동강하구둑까지 거친 인증센타는 총 22곳.
이번 자전거여행은 인증센타 한곳씩 지나며 도장을 찍어나갈 때마다 어릴 적 참 잘했어요라는 도장과 상품을 받은 것보다 더 짜릿한 성취감을 얻게 한 여행이었다. 더불어 그것에 상응하는 통증도 맛보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장거리 주행 경험은 있지만, 이틀 이상 장거리로 달려본 것은 처음이라 종주로 인해 내 몸이 겪을 고통을 제대로 짐작하지 못했다.
인증수첩에 찍힌 도장의 갯수가 늘어날 수록 엉덩이와 무릎은 점점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려 했고, 마지막날 낙동강하구둑의 22번째 도장을 남겨둔 상황에서 허벅지 근육의 모든 구조를 세부적인 통증으로 인해 파악할 수 있을 만큼 강한 고통을 느꼈다.
종주길에서 만난 첫번째 고개. 구간이 짧지만 경사도가 10%이다. |
이화령 고개 정상. 내 몸의 근육들을 잠시 긴장시켰던 곳, 하지만 팬텀시티 전기자전거의 도움으로 안장에서 내려오지 않아도 됐다. |
이화령은 22개의 인증도장 중에 가장 뿌듯한 마음으로 찍었던 곳이다. |
이화령 고개 내리막 코스, 5km 이상 페달을 쉴 수 있는 구간, 하지만 더욱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
드디어 마지막 인증도장을 찍고 난 후에는, 심리적으로 긴장이 풀린 탓인지, 내 모든 근육들이 자전거에 반기를 들었다. 그 동안 인증센타를 만날 때 마다 반가운 마음에, 그 옆에 자전거를 예쁘게 세워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여유도 부렸지만, 종점에 도착하는 즉시, 자전거를 그곳에 영원히 세워두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2km 남짓 떨어진 곳에 있는 전철역이 200km 보다 더 멀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전기자전거의 히든카드, 스로틀방식의 가속레버를 돌리며 근육들의 화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전철역 계단을 밟아 내려가는 속도는 지팡이 드신 노약자보다 느렸으며, 감히 의자에 앉고 일어나는 행위 자체가 사치인 것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지만, 가장 홀가분한 시간이 아니었나 기억된다.
다양한 구간에서 길을 잃어 헤매기도 하고, 힘에 겨워 중도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낙동강하구둑에서 은색 인증스티커로 받은 상장, 탄탄해진 허벅지 근육과 가늘어진 허리라인이 부상으로 주어졌으며, 그 동안의 수고는 눈 녹듯 녹고, 큰 성취감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통증보다 더한 감동을 얻게 한 곳. 낙동강하구둑을 마지막으로 총 22개의 인증도장과 은색 스티커를 상장으로 받고, 탄탄해진 근육과 가늘어진 허리라인을 부상으로 수여받았다. |
자전거 초보자의 여행 고민을 해결해준 전기자전거 |
네비게이션 없이 갈 수 있을까?
중간에 끊긴 단절 구간이 있어서 자전거를 들어 이동해야 하지 않을까?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국도, 고속도로, 지방도로 등 다방면으로 길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가끔 비포장과 차도도 만나는데 잘 달릴 수 있을까? 등 oh~만가지 생각과 고민이 교차하면서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걱정을 쌓았었다. 그래서 자전거의 선택은 더욱 어려웠다.
이보다 지배적인 고민은, 오르막 주행에 깊게 단련되지 않은 것과 평소 남들보다 병약한 허리와 어깨 결림이 국토종주 완주의 발목을 잡게 될까 하는 염려였다.
체력은 시간을 두고 꾸준히 단련해야 될 문제다. 그러나 나의 무사 완주를 도와줄 자전거는 무엇으로 선택되느냐에 따라 부족한 체력을 보충해주기도 하고, 좋은 체력을 하락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말을 달리는 기사가 아무리 철인인들, 말은 일어나려 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걷는 게 나을 테니 말이다.
자전거 초보자에게도 자전거여행이라는 자유를 만끽하게 도와준 것이 바로 전기자전거였다. 다음 기회에도 유유자적 함께 여행하고 싶을 만큼 만족스러운 녀석이다. |
여자 혼자, 4박5일 국토종주? |
처음, 4박5일로 국토종주 프로젝트가 필자에게 떨어졌을 때는 체력적인 부분 탓에 정말 막막했다.
매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처럼 체력이 단련돼 있던 것도 아니지만, 나를 도와준 고마운 애마가 있었기에 더욱 가능했던 것 같다.
내 무게와 당초 예상했던 5일 간의 짐 등 어마어마한 무게를 짊어지고 함께 여행해 준 삼천리 팬텀시티 전기자전거와의 종주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
4박에서 3박으로 줄여준 전기자전거 |
인증수첩에 나와 있는 대로 국토종주의 메인 코스는 아라서해갑문~낙동강하구둑까지며, 633km이다. 필자는 시간관계상, 아라뱃길에서 서울까지의 구간을 점프, 남양주인 능내역에서 출발해 낙동강 하구둑까지의 550km를 4박5일의 일정으로 예상하고 출발했다.
종주 파트너였던 전기자전거는 필자의 많은 짐들을 감당하느라 무게가 만만치 않았지만, 평균 20km/h를 내는데 무리가 없었고, 개인적으로 업힐에 취약하지만 경사도 15%의 오르막에서도 안장에서 내려본 적 없이 달릴 수 있었다. 이는 전기자전거에 놀라운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능력이라 함은 전기 주행 방식에 있는데, 페달링을 하는 동안 순간 모터 작동으로 구동을 돕는 파스(PAS)방식과, 페달링 없이 모터의 힘으로 구동되는 스로틀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는 능내역~낙동강 하구둑까지의 550km를 당초 예상보다 하루 줄인 3박4일의 일정으로 종주했다. 내구성이 좋게 개발된 삼천리 전기자전거는 무거운 무게 탓에 가벼운 자전거보다 오히려 속도가 느리지만, 평균 속도 20km/h를 내는데 무리가 없었고, 4일 간 펑크는 물론, 잔고장 하나 없었다. |
팬텀시티 전기자전거의 주행 방식에는 페달링을 하는 동안 순간 모터 작동으로 구동을 돕는 파스방식과, 페달링 없이 모터의 힘으로 구동되는 스로틀방식이 있다. 차체 무게+필자의 몸무게+개인 짐+보조배터리까지 총 100kg 정도의 무게, 1일 평균 약 136km거리를 10시간 동안 주행하는데 배터리 2개로 충분했다. |
스로틀방식은 가속레버를 돌려 구동시키는 최고 속도 24km/h의 저속 오토바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함부로 가속레버를 돌렸다가는 배터리 잔량 표시가 무섭게 줄어드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배터리 1개로 2시간 이상 스로틀방식을 쓴다면 종주길에서 낭패를 보게 될 수도 있다.
파스(PAS)방식의 특징은 페달링 하는 동안 뒤에서 누군가 툭툭 치듯이 밀어주는 느낌이다. 1~6단까지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단계를 높일 수록 모터의 힘은 더 강해진다. 차체 무게도 있지만, 짐으로 더욱 무거운 자전거의 힘든 페달링을 유순하고 가볍도록 돕는다.
필자는 주로 파스방식 1~3단에 놓고 주행했는데, 포장이 아주 잘 된 평지에서는 가끔 0단으로 놓기도 했고, 경사도가 높은 오르막에서는 4~5단으로 높이기도 했다.
그래서 자전거 무게+필자의 몸무게+개인 짐+보조배터리까지 총 100kg 정도의 무게로 1일 평균 약 136km 거리를 10시간 동안 주행하는데 배터리 2개가 충분했는지도 모른다. 때론 숙소 도착 5~7km 전에 배터리 잔량이 30%이상 남아있으면, 스로틀방식의 가속레버를 돌려 하루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호사를 누려보기도 했다.
전기자전거의 최고 속도는 비록 느리지만, 가끔 하늘을 바라보며 달리는 휴식 같은 주행을 얻었기에 3박 4일간의 완주가 가능했다.
자전거 타기가 아닌 여행이 목적이라면 전기자전거도 좋은 선택 |
자전거 초보자에게는, 자전거를 이용한 국토종주에서 경량과 속도보다는 내구성이 튼튼하고, 몸에 피로도를 최소화시킬 수 있으며, 오르막 구간을 다소 쉽게 오를 수 있는 자전거가 필요할 것이다. 식사도 숙박도 내뜻대로 안되는 여행길이니 자전거만큼은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게다가, 국토종주의 목적인 자전거 타기가 아닌 여행이라면, 조금 더 수월하게 자전거 속도를 즐기며 여행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런 이유로, 투어링 바이크 못지 않게 큰 도움을 준 전기자전거는 탁월한 선택이었고, 시속 20km를 넘기 어려운 탓에 자전거길과 차로에서 규정속도를 지키는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착한 녀석이었다. 오히려 무섭게 질주하는 로드바이크에게 앞자리를 내어줘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다음 기회에도 유유자적 함께 여행하고픈 녀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전기자전거를 자전거라 부르지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니, 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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