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스즈키 버그만의 클래스
SUZUKI BURGMAN 125 ABS
더욱 강화된 상품성과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클래스를 넘나드는 장점으로 무장한 버그만이 치열한 125 스쿠터 클래스 전쟁에 합류했다. 이 새로운 도전자의 생존전략과 경쟁력은 결코 만만치 않다
125cc 스쿠터 클래스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치열한 시장이다. 상위에 랭크된 모델들이 이 시장의 대부분을 잠식하고 있지만 이를 견제하고 경쟁하는 구도가 이어지며 125cc 스쿠터들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에 선보인 버그만 125는 이 수많은 도전자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었다. 125cc 클래스에서는 큰 사이즈와 맥시스쿠터의 스타일로 그들보다 조금 높은 포지션으로 정면 대결을 피했다. 하지만 그만큼 큰 주목을 받지도 못했다.
ABS 받고 40만 원 더
그랬던 버그만125가 갑자기 125cc 클래스의 기대주로 등판했다. 예상외의 차트 역주에 어찌 된 일인가 보니 유로4에 대응하며 새롭게 출시한 2018년 모델의 업데이트가 그 이유였다. 핵심은 ABS의 기본 장착과 가격의 재설정이다. 우선 요즘 125cc 클래스에서 장착 여부가 화제가 되며 요구가 높아진 ABS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가격이 올라가는 경쟁자들과 반대로 4년 전의 출시 가격보다도 40만 원을 내린 449만 원으로 조정했다. 한 계단 내려와 동급으로 경쟁하는 조건을 만들며 판을 흔든다.
빅사이즈 125
디자인에서 기존의 버그만 125와 달라진 것은 없다. 엔진만 유로4에 대응하기 위해 개량했으며 출력은 오히려 소폭 줄어들었다. 버그만 125의 장점은 125cc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이즈다. 아무래도 경차를 잘 만드는 스즈키라서 공간을 뽑아내는 능력치가 높은 걸까? 단순히 크기를 키운 것이 아닌 125cc 카테고리 안에서 허용되는 사이즈 안에서 최대한의 공간을 뽑아냈다.
외형은 버그만 시리즈의 전통적인 캐릭터를 그대로 반영한 디자인에 풍만한 뒷모습이 매력적이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프로포션이나 밸런스는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41리터의 시트 밑 수납공간은 풀페이스 헬멧 2개가 수납 될 뿐 아니라 서류 가방이 그대로 들어갈 만큼 넓다. 또한 대각선으로 긴 물건을 수납할 수 있도록 트렁크 한쪽을 길게 늘여놓은 것도 센스만점이다. 이 정도면 굳이 탑케이스를 달 필요가 없을 정도다. 사진 촬영을 위해 이동할 때도 카메라 가방 통째로 삼각대와 함께 시트 밑에 가볍게 넣고 이동했다.
핸들 바 둘레는 6리터의 글러브 박스와 그보다 작은 1리터짜리 작은 수납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이걸 모두 합치면 상당한 양의 짐이 수납된다. 이정도면 맥시스쿠터에서도 흔치 않은 공간 활용 능력이다.
무난한 주행성능
아무래도 묵직한 무게 때문에 민첩한 움직임은 없다. 아이들링에서는 단기통 특유의 진동이 조금 올라온다. 엔진 회전수가 4500rpm이 넘어가야 원심클러치가 붙는 고속 설정이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속도는 쉽게 붙여 나간다. 주행 중에는 거슬리던 진동이 거의 사라진다. 중 고속 영역에서의 주행 안정감이 상당히 좋다. 전체적인 주행감각에서 요즘 바이크다운 세련됨은 부족하지만 기본기가 탄탄하다.
스로틀을 부드럽게 당기고 연비 주행을 하게 되면 초록색 에코 등이 불을 밝힌다. 잘하고 있다는 칭찬의 의미뿐이지만 연비 운전에는 제법 도움이 된다. 핸들링도 자연스럽고 방향 전환이 부드럽다. 휠도 프런트 13인치 리어 12인치를 기본 장착한다. 125cc 스쿠터들의 민첩한 핸들링과 다른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서스펜션 세팅이 125cc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안정적이며 요철의 처리도 상당히 부드럽다.
주행에서 한 가지 독특했던 점은 발판의 위치가 꽤 높다는 것이다. 불편한 정도는 아니지만 키가 큰 라이더라면 다리가 조금 많이 접히게 된다. 이는 발판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는 연료탱크 때문이다. 10.5리터의 대용량 연료탱크는 한번 주유로 300km 정도(스즈키 발표 기준 350km) 달릴 수 있게 해준다. 수납공간도 충분하니 이정도면 장거리 투어도 가뿐하겠다.
(좌) 오목하게 파인 발판으로 발착지성은 상당히 좋다 / (우) 넓고 편안한 시트. 탠덤 시트도 편안하며 그랩바도 큼직하다
전후 디스크 브레이크의 스펙 자체는 기존 모델과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ABS를 달아준 것으로 안심감은 확실히 높아진다. 대부분의 사고가 급제동시 일어나는 것을 생각하면 ABS는 든든한 보험 역할을 해준다. 널찍한 시트는 엉덩이 전체를 받쳐주기 때문에 피로감이 덜하다. 뒷자리 역시 좌우로 다리가 많이 벌어지는 단점은 있지만 125cc에서 기대하기 힘든 안락한 시트다. 특히 125cc 특성상 가속이 부드러워 탠덤 주행에 더욱 적합하다.
스쿠터계의 블루칩
2018년 버그만 125ABS는 선택의 저울 위에 올려 둘 자격이 충분하다. 아무래도 데뷔한지 수년이 지난 디자인이라 참신함은 다소 부족하지만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이다. 실용적인 면에서도 훌륭하다. 출퇴근에 사용해도, 업무용으로 사용해도, 주말 투어에 쓰더라도 좋을만한 범용성은 큰 장점이다. 일단 짐이 많이 실리는 건 언제 어디서나 장점이다. 여기에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개선된 상품성으로 무장하니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이 생겼다. 스즈키 코리아는 차량 가격뿐 아니라 소모품 가격도 20% 낮춰 유지 보수의 경제성도 챙기고 있다. 예상외로 강한 도전자다.
SUZUKI BURGMAN 125 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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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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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스트로크 단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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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어×스트로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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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48.8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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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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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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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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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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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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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ps/800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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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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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kgm/6300r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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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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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스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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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공급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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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식 퓨얼 인젝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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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 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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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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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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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벨트 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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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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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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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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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텔레스코픽 (R) 유닛 스윙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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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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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240mm 싱글 디스크
(R) 240mm 싱글 디스크 |
타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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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110/90-13 (R) 130/7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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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전폭×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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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5×740×135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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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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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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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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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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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중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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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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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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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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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스즈키코리아 www.suzuk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