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스포츠 투어링 최적화된 스쿠터, 킴코 AK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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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489회 작성일 18-04-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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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6월, 킴코는 ‘The thrills of touring’을 모토로 슈퍼투어링 콘셉트의 차량을 처음 기획했다. 2014년 11월, 이탈리아에서 킴코 50주년 기념 모델인 K50의 콘셉트 디자인 시사회가 열렸고, 작년인 2016년 3월에는 일본 도쿄 모터쇼에서 K50 콘셉트 차량을 대중에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마침내 같은 해 10월, 독일에서 K50 콘셉트 모델을 기반으로 만든 생산 버전, AK550을 공식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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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550은 국내에 작년, 뒤늦게 소개되면서 기대심리에 가득 차 있었던 소비자들 앞에서 단번에 베일을 벗기게 됐다. 반응은 여러 가지였다. 우선 화려한 디자인에 놀랐다. 그리고 키리스 시스템이나 컬러 계기반, Noodoe 시스템 등의 스마트폰 연동 기능에 감탄했다. 기대를 품고 한 바퀴 돌고 온 시승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킴코의 스쿠터 만드는 기술력이 상당히 농후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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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미 일본 모테기 트랙에서 AK550의 성능을 여러모로 테스트해봤다. 속도 제한이 없는 트랙이다보니 최고속도나 최대가속력, 제동력, 코너링 실력을 체크해봤다. 평가는 좋았다. 우리 뿐 아니라 다른 시승매체에서도 한결같이 평이 좋았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이런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실제 우리가 타는 무대가 트랙은 아니었다. ‘수퍼 투어링’ 명제에 걸맞은 투어링 환경에서의 성능은 종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투어링 일정을 짜 AK550의 진짜 필드 테스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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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AK550이 반가웠다. 우람한 덩치에 둔해 보이지 않는 디테일과 날카로운 눈매는 여전했다. 최신 모델답게 미래지향적인 모양새가 주변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키를 주머니에 둔 채로 이그니션 다이얼을 돌렸다. 계기반이 환해지면서 반긴다.

가볍게 셀 스타터로 돌기 시작한 엔진은 부드럽지만 메마른 음색을 토해낸다. 흔히 떠올리는 빅 트윈 엔진의 고동보다는 조금 덜하다. 아무튼 스쿠터 시트 위에서 감상하는 맥동치고는 상당히 리드미컬하다. 스로틀을 슬쩍 당겨보면 ‘살아있는’ 반응이 느껴진다. 지루하거나 반박자 느린 반응이 아니라 스포츠 스쿠터다운 직관적인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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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K550은 스포츠 스쿠터가 아니다. 명제는 여유롭고 매끈하게 달리는 프리미엄 투어링 스쿠터다. 그것은 스로틀을 당겨 가속을 시작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스로틀 반응은 직관적이나, 그 개도가 엔진에 전달되고 뒷 타이어에 전달되어 가속하는 느낌은 여유있는 투어링 바이크 그 자체다. 과감하게 스로틀을 열어도 몸에 힘이 들어가는 일은 없다. 부드럽게 노면을 박차고 전방으로 돌진해 나간다. 덩치다운 묵직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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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발 바닥이 동시에 노면에 닿기는 어렵다. 시승자 키는 174cm정도 인데 양발 끝으로 설 수 있을 정도다. 한 발로 서면 여유있게 땅에 발바닥을 댈 수 있다. 대형 스쿠터답게 200kg을 훌쩍넘는 무게가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무게중심이 아래로 깔려있어 한 다리로 지탱하고 있어도 불안감이 별로 없다.

계기부는 가운데 Noodoe(사물인터넷 연동 시스템) 창과 양쪽으로 속도계와 엔진회전계를 탑재하고 있다. 모두 디지털 방식으로 표기된다. 대낮에도 읽기는 어렵지 않은 편이다. 글자의 색깔이 다채롭고 모양이 예쁘고 멋지다. 계기반만 보면 굉장히 미래지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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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창에는 실시간 타이어 공기압을 알려주거나 배터리 전압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표시해준다. 핸들부에서 작동하는 히팅 그립 작동유무도 계기반에 표시된다. Noodoe 기능은 블루투스 연동으로 핸드폰을 인식하면 금세 페어링하고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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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메시지 알림은 물론 내비게이션 앱을 활용할 수도 있고 그 밖에 자신만의 분위기를 꾸미기 위해 각종 테마를 지정해 놓을 수도 있다. Noodoe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AK550은 단지 모터사이클로서 달리는 용도에 외에도 자신 소유의 전용 전자 제품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이 이채롭다. 화면 조작은 핸들부에서 스위치로 간단히 할 수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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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넓고 평평해서 시종일관 주행 중에도 안정감이 들었다. 겉보기에 무척 고급스럽고 각 부위마다 별도의 재봉으로 형상이 망가질 일이 없어보인다. 등받이는 전후로 조절이 가능해 운전자 체형에 맞게 몸을 기댈 수 있게 되어 있다. 가죽의 재질감은 다소 미끄럽지만 막상 라이딩기어를 입고 앉아보니 별 문제는 없었다. 푹신함의 정도는 장거리 주행을 고려한 듯 다소 단단하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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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판에 발을 올리고 핸들을 자연스럽게 쥐면 상체가 살짝 아래로 숙여진다. 스포츠 스쿠터같은 저돌적인 포지션이긴 하지만 시트가 워낙 넓어 원하는대로 자세를 바꾸는 것이 자유자재다. 윈드스크린은 수동으로 조절이 되는 타입이다. 주행풍은 생각 외로 잘 막아준다. 스크린이 거대한 타입은 아니지만 정면에서 오는 바람은 거의 걸러준다. 어깨 양쪽으로 들이치는 바람은 모두 막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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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두 가지 출력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일반 모드와 레인(우천) 모드다. 대단한 감흥은 없고 약간 둔하게 스로틀반응이 조절된다. 스로틀을 끝까지 열고 최대한 가속하면 사방이 뻥 뚫린 트랙과 달리 주변 사물이 빠르게 흐르며 가속감이 크게 느껴진다. 차체 무게가 적지 않은데다 반 박자 정도 부드럽게 가속하는 느낌 때문에 묵직한 대포알이 전방으로 튀어나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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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력 자체는 견딜만하다. 550cc 수랭 병렬 2기통 엔진은 53.5마력을 7,500rpm에서 낸다. 최대 순간 토크는 5.5kgm으로 매뉴얼 바이크라고 치면 미들급 수준에 못 미친다. 2종 소형 면허를 이제 막 취득했다 해도 가속력에 주눅들 일은 없을 것 같다. 누구나 금세 익숙해 질 수 있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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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링에 최적화했다는 킴코의 설명답게 엔진은 어느 회전수를 유지해도 부드럽게 반응해 장시간을 타도 피곤함이 없다. 시속 80km를 유지하면 약 3,500rpm 정도로 기분좋은 약간의 고동감만 느껴질 뿐이다. 주행 중 재 가속을 해도 느긋하다. 빠릿한 반응보다는 여유로운 가속을 지향했다. 초를 다투는 스포츠 라이딩만 아니라면 재가속시 답답하다는 느낌은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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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도로 상황에서 약 200km 전후의 투어링을 다녀와보니 여러 가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앞 도립식 포크와 수평식 완충장치를 장착한 AK550은 고속 주행할 때 진가가 드러났다. 다른 차량보다 빠르게 주행하고 있어도 체감속도는 거기에 훨씬 못 미친다. 바꿔 말하면 고속으로 달려도 승차감이 매우 부드럽고 한결같다는 것이다. 요철을 만나도 크게 요동치지 않고 금세 움직임을 바로잡는다. 가속을 할 때마다 차체가 바닥으로 가라앉는 듯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100km/h 전후에서 특유의 안락함이 진가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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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그 안락함이 구불구불한 와인딩 코스에서도 유지된다는 것이다. 좌우 선회를 하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차체는 바닥에 착 붙어 움직인다. 타이어 접지력에 의문이 전혀 들지 않는 높은 안정감은 놀라울 정도다. 그러면서도 마치 추가 바이크 아래 달려있어 잡아주는 듯한 느낌으로 좌우 선회력은 저항이 없고 물 흐르듯 이어진다. 여유 속에서도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고속 스포츠 투어러들이 가진 특성을 AK550에서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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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력은 기대했던 만큼이다. 브렘보 모노블럭 캘리퍼와 두 장의 디스크 로터가 다소 무거운 AK550의 무게도 여유있게 잡아준다. 슬쩍 레버를 당겼을 때의 초기 제동력도 훌륭한 편이고, 고속 제동 시 로터를 꾹 압박했을 때 노면에서 받아치는 피드백도 순정사양치고 꽤 섬세하다. ABS는 기본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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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승자를 태울 일이 있어 피드백을 받아봤더니, 등받이만 있으면 정말 편하겠다며 엄지를 추켜세운다. 핸들 그랩바는 잡기 쉬운 형상이고 가속할 때도 신경질적으로 차체가 들쑥날쑥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한결 쉽다는 것이다. 다만 시트가 앞으로 조금 기울어있는 형상이라 안장 가운데에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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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550을 타고 산으로 바다로 처음 가보는 길을 여기저기 달렸지만, 갑자기 등장하는 막다른 길에 대한 두려움은 확실히 적었다. 시트가 비교적 낮아 협소한 곳에서도 차체를 180도 돌리기가 수월했기 때문이다. 이런 동작마저 부담스럽다면 새로운 길에 대한 부담감으로 투어링을 온전히 즐기지 못할 수도 있다. 대형 스쿠터는 덩치나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낮은 시트고가 고맙게 느껴지는 것이다. AK550은 785mm 시트고로 동급 대형 스쿠터 중에서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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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린 길을 국도를 돌아오면서, 낮에는 멋져 보이기만 하던 헤드라이트의 실제 광량을 시험하게 됐다. 가로등이 없는 구간에서 느낀 바로는 하향등의 경우 전방 광량은 충분하나 좌우로 퍼지는 빛이 약간 부족했다. 이는 헤드라이트 형상의 탓이기도 하다. 상향등은 직진성이 무척 강하고 고속으로 달릴 때 전방 시야를 충분히 확보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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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봤을 때 AK550은 킴코의 수작이다. 킴코가 만든 스쿠터 중 가장 완성도가 높고 기능성, 엔진 성능, 운동성, 편의성 등 모든 면에서 최고수준이다. 실제 투어링 상황에서 보여준 AK550의 진가는 트랙에서 동력성능을 집중적으로 조명했을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확실히 실제 필드에서 능력이 발휘되는 타입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같은 지형에서 아주 적합한 성격을 드러냈다. 평탄한 국도의 고속주행에 이어 목적지 부근에서 간간히 이어지는 와인딩,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지는 긴 국도와 같은 패턴에서 피로감을 최소화하고 적절히 즐길 수 있게 하는 ‘국도 맞춤형’ 스쿠터였다. 낮은 속도로 여유있게 크루징할 때면 나름대로의 느긋함을, 빠르게 달릴 때는 누구보다 안락하게 주파하는 노련함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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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550은 스포츠 투어링 스쿠터가 가져야 할 덕목을 모두 갖췄다. 최신 기종다운 감각적인 외모도 겸비했다. 또한 야심찬 Noodoe 기능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다양한 앱으로 무궁무진한 활용성을 기대할 수 있고, 그 덕분에 단지 달리는 기능만하는 레저용 도구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추가한 새로운 탈 것이 됐다. 스쿠터 외길을 쭉 개척해온 기술력에 시대가 요구하는 부가가치를 잘 접목했다. 앞으로 이런 변화는 피할 수 없으며,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그런 시작점을 AK550으로 멋지게 만들어놨다. 훗날 킴코를 평가할 때 우리는 AK550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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