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색깔 찾은 핸들링 머신, 2018 스즈키 GSX-S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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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779회 작성일 17-08-2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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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GSX-S1000은 스트리트 파이터 계열로 고성능 네이키드 바이크의 연장선에 있다. 2년 전 국내에 첫 출시 되었고 쟁쟁한 경쟁자에 맞서 훌륭한 성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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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는 해도 처음부터 완벽한 바이크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었던 S1000은 해가 지나면서 다양한 채널로부터 입수되는 피드백을 받아 더욱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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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타 본 신형 GSX-S1000은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꾀했고 또 한 번 성장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새롭게 추가된 메탈릭 매트 블랙 색상의 바디워크. 전면을 묵직한 무광 검정 계통으로 둘러싸 어둡고 강인한 인상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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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는 물론 핸들 바, 풋 페그 등 가능한 모든 부분을 무광 검정으로 통일해 무게감을 올렸다. 다른 화려한 컬러도 있지만 S1000의 공격적인 이미지와 분위기에는 이쪽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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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는지 직접 타보는 것이 빠르다. 사이드 스탠드를 접고 차체를 일으키면 역시 가벼운 무게에 감탄하게 된다. 스즈키 바이크가 주로 그렇지만 시트 높이는 810mm로 경쟁 차종보다 한결 낮아 부담이 적다. 다리 사이로 부피감이 가득 찬 연료탱크와 프레임이 느껴지고, 핸들 바를 잡으면 슬쩍 상체가 수그러져 지금 당장 가속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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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스타트 시스템으로 원터치 시동이 걸리는 신형 스즈키 바이크는 편의성이 좋다. 버튼만 툭 누르면 시동을 터뜨릴 때까지 셀프모터가 알아서 돈다. 배기음은 묵직하고도 소음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독특함이 있다. 스즈키 엔진의 특징이기도 한데, 아이들링 시 낮고 건조한 음색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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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000은 과거 슈퍼바이크 GSX-R1000 K5~K8 엔진을 가져다 썼다. 일반 도로용 네이키드 바이크에 걸맞게 다듬었다고는 해도 그 당시의 기함 슈퍼바이크 엔진이니 토크나 출력 면에서는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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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만한 차체 사이즈도 그 때 당시의 슈퍼바이크와 같다. 프레임도 동급대비 넓은 편이고, 둥그스름하게 올라온 탱크 형상 등이 엔진 룸 및 메인 프레임을 가득 차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매트 블랙 컬러와 잘 어울려 존재감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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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부터 기어를 넣고 차근히 가속해본다. 아이들링 회전대는 1,000rpm 초반인데, 클러치만 붙여도 슬슬 출발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롱스트로크 엔진으로 저 회전부터 토크는 충분하다. 2단, 3단으로 올려 가속해보면 5,000rpm 주변을 기점으로 파워가 거칠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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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차체 무게를 살려 저회전부터 가볍게 가속시킨다면, 5,000rpm 이상의 중간 영역대 부터는 슈퍼바이크 엔진다운 맹렬한 파워를 유감없이 쏟아낸다. 그대로 한계인 12,000rpm까지 스로틀을 끝까지 감으며 가속하면 시속 200km에 금방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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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모든 영역대에서 부드럽고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힘의 깊이가 바뀌는 5,000rpm 근처에서 잔진동이 신경 쓰인다. 마음 잡고 가속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그 이전에 변속을 하게 될 만큼 파워가 충분하지만, 아무튼 그 영역대에서 떨림이 생기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애초에 ‘쏘는’ 바이크이기 때문에 별로 문제라고 생각지는 않았다. 

신형 모델은 최대출력 150마력에 토크 11kgm으로 기존 대비 출력에서 5마력, 토크에서 0.2kgm이 더해졌다. 증가치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차량 중량 209kg에 비하면 상당히 강력한 출력이기에 더할 나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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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바는 가운데가 굵고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테이퍼드 스타일의 팻 바가 순정사양으로 장비됐다. 잔 진동을 잡아주고 포크와 핸들 바를 연결하는 톱 브릿지 클램프 쪽 강성에도 일조한다. 좌우 넓이는 과하지 않고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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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으로 도장된 풋 페그는 돌기가 나 있어 스포츠 라이딩 시 부츠로 홀딩하기 좋다. 차고가 높지 않은 만큼 뱅킹센서가 길게 빠져나와 있고, 파츠 품질은 스즈키답게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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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000의 코너링 느낌은 아주 인상적이다. 구형 모델도 마찬가지였지만 이것이 리터클래스 바이크의 핸들링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가볍고 민첩한 것이 큰 장기다. 형제모델인 풀카울링 버전의 S1000F와는 지향점 자체가 다른 핸들링 세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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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핸들링 콘셉트는 우리가 흔히 달리는 속도, 이를테면 출발 10km/h부터 120km/h까지의 영역에서 가장 빛난다. 매우 순종적이며 미들클래스 이상의 민첩함을 가졌다. 반면 파워는 여전히 리터클래스의 그것이므로 양극화된 독특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것이 S1000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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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말하자면 고속 주행능력은 그저 그렇다. 안정감은 훌륭하나 핸들링이 애초에 무척 가볍게 세팅되어 있기 때문에 시속 160km 이상에서는 프론트 휠 하중이 떨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 고성능의 초점이 일상영역 위주로 세팅되어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 아쉬운 영역은 형제 모델인 S1000F가 채워주고 있다. 아무리 하드웨어가 충실하다고 해도 모든 부분에서 다 잘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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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부터 날카롭게 휘감고 들어가는 슈퍼바이크같은 핸들링 특성에는 서스펜션의 공적도 있다. 약간 무른 듯하면서도 적당히 탄성이 느껴져 주행 중 요철을 만나도 불안하다는 인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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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시스템은 자타가 공인하는 브렘보 캘리퍼를 기본으로 세팅되어 있는데, 마스터실린더 세팅은 나사 빠진 것처럼 무르게 되어 있어 즉각적인 제동력을 주지는 않는다. 기함급 스포츠 바이크인데도 다소 두루뭉술한 입력 감각은 여전히 아쉽다. 

정확히 브레이크 레버를 쥐는 만큼만 감속하고 멈춘다. 어찌 보면 이 세팅이 스탠다드라고 할 수도 있지만, 보통의 스트리트 바이크들은 초기 제동력이 과장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밀린다’고 느껴질 수 있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보면 브레이킹에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신형이 되면서 조금은 신경 써 보완했으면 했는데, 스즈키 개발팀에게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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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전형적인 스포츠 바이크의 재질감으로 적당히 탄력이 있고 미끄러지지 않게 되어 있다. 리어 시트는 거의 장식용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단단하고 협소하다. 운전자는 강력한 토크에 몸을 맡기며 쾌락에 빠지겠지만 동승자는 마땅히 잡을 데도 없다. 엔진 힘은 오롯이 온몸의 잔근육을 써서 이겨내야 한다. 그런 것은 결코 즐거움이 아닐 것이다. 15분 이상 텐덤라이딩은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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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라이딩은 비 오는 날에도 계속됐다. 하지만 일상 속의 라이딩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일부러 차량 통행이 거의 드문 산길까지 들어가 악조건을 골라 주행해보기도 했다. 노면 위는 오래된 범프가 파손되어 울퉁불퉁했고 180도 헤어핀은 물론 경사가 상당해서 저단이 아니면 가속이 안 될 정도였다. 게다가 비가 내리고 있고 흙과 모래가 물에 씻겨 내려오고 있었다.

어디로 통할지도 모르는 길을 굳이 갈 필요는 없었지만, 필드 테스트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멈추지 않았다. 트랙션컨트롤 레벨을 3단계까지 높이고 평소처럼 달려봤다. 헤어핀을 나오면서 스로틀을 감으면 엔진 하단 머플러에서 펑펑 후적음이 나며 가속이 되지 않고 멈칫거렸다. 점화를 조절한다기보다 순간적으로 차단해버리기 때문에 원활하게 가속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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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단순한 연산의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은 ‘안전’ 면에서만큼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더 명석한 트랙션컨트롤이 있었다면 스포츠 라이딩을 지속할 수 있었을 것이고 더 감동했을 것이다. 아쉽지만 아무튼 정확하고 가볍게 움직이는 핸들링 실력을 믿고 끝까지 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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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장비된 슬리퍼 클러치도 미끄러운 도로에서 감속할 때 도움이 됐다. rpm 보정 없이 그대로 기어를 내려도 스스로 플레이트를 미끄러뜨리면서 부드럽게 타이어가 노면을 움켜쥔다. 스포츠 라이딩은 물론 악조건에서 불안감을 더 줄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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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션컨트롤은 총 3단계로 OFF, 1, 2, 3으로 조절할 수 있고 핸들 왼쪽의 버튼을 누르면 된다. 신형 모델은 오른쪽 핸들 옆에 비상등 스위치가 추가되어 시승 중에도 유용하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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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주로에서의 안정성은 충분하다. 휠베이스가 짧고 민첩한 움직임 위주로 설계된 차체이지만 리터 클래스인 만큼 일반적인 속도에서 불안감은 없다. 가속할 때는 앞이 좀 가벼운 느낌이지만 잠깐 접지가 약해져 흔들려도 앞바퀴를 방해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금방 안정화된다.

고단 낮은 회전수로도 꾸준히 토크가 나와서 여유 있게 가속할 수 있는 것은 좋은데, 거슬리는 순간이 있다. 주행 중 속력을 유지하거나 감속하기 위해 스로틀을 놓았다가 재가속하기 위해 스로틀을 다시 감으면 다소 신경질적으로 반응할 때가 있다. 스트리트파이터 장르 특성상 약간 예민한 세팅이 정상이지만 2단 3,000~4,000rpm 정도에서 간혹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툭 튈 때가 있어서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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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바이크에 정속주행은 어울리지 않지만, 라이더도 사람이라 가끔 조용하게 관광모드로 달리고 싶을 때가 있다. 6단 톱기어에서 3,000rpm으로 약 80km/h를 낸다. 이 정도로 달리다가도 여유가 생기면 가속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또 공격적으로 타지 않고 기어를 여유 있게 변속하며 올려도 시속 180km까지는 부드럽고 빠르게 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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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단단한 성격이지만 강한 가속이나 감속 상황에서는 움직임이 크게 느껴진다. 이런 점이 움직임을 느끼기 좋아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고속에서 큰 움직임을 할 때에는 마이너스 요소다. 스포츠 라이딩을 주로 원한다면 스프링이나 포크 오일을 바꿔서 몸에 맞추는 것도 좋겠다. 물론 자체적으로 압축/신장측 댐핑 조절을 할 수 있지만 한계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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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의 주행은 아주 재미있다. 리터클래스 고성능 바이크로 이렇게 도심을 홀가분하게 누비는 것도 오랜만이다. 낮은 속도로 도로 흐름을 맞추며 달려도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스트레스가 없다. 좌우 방향전환이 아주 매끄럽고 알기 쉽다. 

바이크를 기울이고 선회하는 데 어떠한 저항감도 없고 초행길을 달리다 코너가 갑자기 등장해도 무리 없이 대응할 수 있을 만큼 말을 잘 듣는다. 150마력을 손에 쥐고 이렇게 스트레스 없이 달릴 수 있는 바이크가 많지는 않다. 게다가 신형 모델은 로우 rpm 어시스트 탑재로, 멈췄다가 출발할 때 rpm을 보정해주므로 반클러치 사용 시간이 적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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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라 4기통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상당했지만 엔진 성능이 이리 높은데 온도 탓을 할 수는 없었다. 연료탱크는 17리터로 장거리를 쉬지 않고 달리기에도 그리 부족하지 않았고, 계기반이 디지털로 주유계나 달릴 수 있는 남은 거리 등을 친절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편리했다. 직접 재어 본 시승 일정 사이의 연비는 15km/L 전후로 측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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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라이딩 중에는 소지품을 넣고 보다 먼 거리를 달리기 위해 리어 시트에 액세서리 시트 백을 장착해 사용했다. 단거리를 재미있게 즐기고 돌아오는 콘셉트이기는 하지만 약간의 수납공간 추가로도 스트리트 파이터를 훨씬 여유있게 즐길 수 있게 된다. 

GSX-S1000은 단지 강력하고 자극적인 즐거움을 추구한 것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 다양한 고성능 바이크를 타면서 느꼈던 아쉬움, 이를테면 스트리트 바이크로서는 약간 아쉬운 절대 성능, 혹은 고성능 바이크가 가진 일상속의 부담스러움 등 레저로 바이크를 즐기는 보통의 라이더라면 대부분 공감할 만한 부분에 대한 해소가 컸다.

S1000은 아주 편안한 네이키드 바이크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성능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평범한 일상용 바이크로서의 해방감도 갖췄다. 부담되는 존재가 아니라 짜릿하면서도 언제나 즐길 수 있는 존재로 다가왔다. 튀지 않는 메탈릭 매트 블랙 컬러가 그래서 더 잘 어울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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