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매콤한 혼다의 미들급 스트리트파이터, CB65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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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1,190회 작성일 17-08-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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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스탠다드 네이키드 바이크는 타기 쉽고 부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 국내에 수입됐던 CB시리즈 또한 병렬 4기통으로 부드럽고도 강인한 엔진의 매력을 충분이 갖췄지만, 소비자의 입맛을 확 당기는 무언가가 없었고 시장 취향에도 걸맞지 않아 판매 부진을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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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에 소개된 CB650F는 전형적인 스탠다드 네이키드 바이크와는 조금 다르다. 한눈에 보아도 스포츠 성향을 띄고 있다. 디자인은 네이키드 바이크의 전형적인 공식과도 같은 지루한 형태를 벗어나 감각적이고 날카롭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젊은 층이 선호할 만한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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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CB인 CB1100 시리즈와 달리 CB650F는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의 새로운 대안이다. 경쾌한 운동성이 포커스인 스포츠 네이키드 호넷 시리즈의 느낌도 남아있다. 이름은 CB로 혼다의 피가 분명하지만, 성격은 분명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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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랜스포머>의 악당 로봇 디셉티콘의 얼굴처럼 표독스럽게 생긴 프론트 마스크는 강렬한 인상을 품었다. LED 라이트를 설치해 광량은 충분하다. 패싱 버튼 반응도 매우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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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작은 크기이지만 주행풍도 꽤 걸러준다. 고속으로 달려도 풍압으로 목이 뻐근하지 않고 나름대로 바람을 잘 찢어주는 느낌이다. 헤드라이트 형상을 자세히 보면 공기역학 면에서도 신경을 꽤 쓴 것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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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라인은 전형적인 ‘스트리트 파이터’ 스타일. 크기는 작지만 밸런스가 좋고 프론트/테일이 짧아 단단하고 공격적인 인상이 강하다. 네이키드만의 편안한 파이프 핸들 위치도 적당히 억제되어 있고 시트도 치켜 올라갔다. 앉아보면 딱 동양인의 사이즈에 걸맞은 스포티한 자세가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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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색으로 도장되어 묵직한 맛을 더해주는 핸들 주변부는 크게 흠잡을 것이 없다. 핸들은 물론 사이드미러도 낮게 위치해 있어 전방 시야는 탁 트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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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 없이 시트에 걸터앉으면 편안하지만, 스포츠 라이딩을 위해 엉덩이를 조금 뒤로 빼고 앉으면 공격적인 ‘돌진’ 자세가 된다. 유럽제 바이크와 달리 확실히 품에 쏙 들어오는 아담함이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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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649cc 병렬 4기통. 최대출력은 90마력/11,000rpm에 이르고 토크는 6.5kgm/8,000rpm이다. 숫자에서 느껴지듯 꽤 고회전형 엔진이고 최대 출력도 낮지 않다. 차량 무게는 205kg으로 가벼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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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부는 독특하게 생겼다. 좌우로 분할된 디지털 액정에는 타코미터와 속도계, 엔진잔량과 시간 등이 큼직하게 표시된다. 계기반 자체가 그리 크지 않으므로 시원시원하지는 않지만 보는 데에는 문제없다. 엔진 아이들링은 1,200rpm 전후로 낮지만 아주 조용하지만은 않다. 길이가 짧은 배기 시스템으로 인해 걸걸대는 4기통 특유의 존재감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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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초반부터 부드럽게 힘이 붙는다. 클러치를 붙이고 금방 3,000rpm까지 오르는데, 이때 1차 토크가 발생해서 차체를 부드럽게 가속시킨다. 그러다가 5,000rpm 정도 되면 4기통 특유의 쭉 밀어내는 감각으로 맹렬히 가속한다. 이 기세가 꽤 길게 이어져서 9,000rpm 정도까지는 힘이 넘친다. 차체는 작고 가벼운데 파워가 충분하니 가속하는 재미가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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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80km로 정속 주행하는 데 톱기어로 약 3,700rpm 정도를 쓰면 충분하고, 시속 100km라면 4,700rpm으로 올려야 한다. 600cc 전후의 미들급 엔진이 보통 고회전으로 파워를 내기 때문에 크루징 엔진스피드가 꽤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CB650F의 경우에는 쓸데없는 잔진동이나 불쾌한 요소가 없기 때문에 다소 rpm이 높아도 정속 주행하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또 6단에서도 가속이 수월할 정도로 무게 대비 토크는 부족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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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스로틀하면 시속 160km까지는 순식간이다. 그 과정이 경쾌하고 부담없는 것이 매력적이다. 언제든지 풀 가속을 즐길 수 있는 가벼운 바이크의 큰 장점이자 특징이다. 오르간 파이프를 연상시키는 4개의 배기관은 미학적으로도 우수하지만 CB엔진 특유의 정숙함 대신 스포티한 배기음 연출한다. 고회전은 당연하고 저회전에서도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배기음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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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더블 디스크와 단동식 2포트 캘리퍼의 조합을 한 제동 시스템은 무난한 수준. 제동감이 칼같지 않고 약간 여유가 있는 것이 과연 스포트 바이크 콘셉트 이미지와 어울리는 것인가 반문을 가지게 하지만, 크게 부족함은 없다. 2채널 ABS가 기본사양으로 채택돼 미끄러운 길에서도 조금 안심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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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포크는 41mm 구경의 SDBV(Showa Dual Bending Valve) 시스템으로 신형제품다운 세련된 작동감을 보였다. 제동시에도 상당히 세밀한 댐핑느낌을 보여줬다. 제동성능 자체가 현격히 높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 몰라도, 가속 및 감속 등 다양한 주행상황에서도 앞바퀴에 충분히 접지력을 유지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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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리어쇽의 댐핑은 불만족스러웠다. 스트로크가 짧은 데다 회복이 너무 빨라 통통 튀는 느낌이 들었다. 승차감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끼쳐 속력이 높을 때는 노면의 요철에 신경 쓰게 만들었다. 프리로드만 조절되는 기본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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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프레임은 스틸 재질로 다이아몬드 형태다. 프레임에 니그립을 돕는 패드가 부착되어 나오며 실제 홀딩성도 나쁘지 않다. 단단한 프레임은 높은 직진 안정성에 도움을 줬다. 작고 가벼운 차체가 고속 주행시 어떨까 고민해봤지만 막상 한계 속도 가까이 달려봐도 전혀 흔들림이 없고 매우 안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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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이 이 바이크의 가장 큰 장점은 작고 가벼운 차체에 숨겨진 4기통 엔진의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파워다. 숏 코너에서는 아주 중립적인 핸들링 특성을 보여준다. 입력한 만큼만 눕고 일어선다. 쉬운 바이크처럼 설명했지만 코너링 면에서는 꽤 능숙한 조작을 요하는 바이크다. 기울기에 따라 스스로 방향을 바꿔나가는 셀프스티어 성격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이점이 적극적으로 바이크를 조종하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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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장착된 타이어는 스포츠급이다. 던롭 ‘스포트맥스’ 제품으로 접지력이 충분하다. 파워가 부드럽고 이해하기 쉽게 나오므로 접지감을 느끼기도 좋고 CB650F의 주행 성능과 잘 맞아떨어지는 적당한 궁합이라고 생각한다. 도로용이므로 열도 쉽게 올라오고 짧은 주행으로도 금방 달궈져 일상적인 스포츠 라이딩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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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브레이크와 마찬가지로 뒤 또한 강력하지는 않다. 앞/뒤 모두 단동식 캘리퍼 특유의 소프트한 느낌이 크다. 특히 뒷브레이크는 슈퍼스포츠와 비슷할 정도로 아주 미미한 성능을 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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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스윙암은 급에 비해 조형미가 썩 괜찮다. 파이널 체인 드라이브이며 나선형 휠 형상이 스포티해 보인다. 기본 장착된 타이어 흙받이는 짧지만 물 젖은 노면을 밟으며 달려보니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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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는 총 6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버드라이브인 6단마저도 가속력 위주로 세팅되어 있다. 스로틀 입력은 다소 톡톡튀는 세팅으로 다른 스트리트파이터처럼 자극적인 연출을 했지만, 엔진 캐릭터 자체가 부드러워 시내주행에서도 피곤하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기어 체결감은 부드럽고 또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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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통 엔진의 부드러운 토크는 아이들링부터 나오기 시작해 전 영역에서 말을 잘 듣는다. 언제나 가볍게 도는 엔진은 파워에 부담 없이 방방 돌리기 재미있다. 리터급 스트리트파이터와는 달리 100마력 아래이기 때문에 마음에 조금 여유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서 살 수 있는 4기통 바이크 중 가장 부담없고 다루기 편한 엔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속감은 매우 상쾌하고 회전수에 저항이 없는 느낌으로, 잠깐 잠깐 즐기는 일상속의 스포츠 바이크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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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동승자 일체형 시트는 스포티한 착석감이다. 편안하고 푹신한 것과 거리가 멀다는 말이다. 장거리 주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일상용으로 타다가 가끔 뒷산에서 와인딩을 즐기고 근교로 투어링 다니는 정도가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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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고는 810mm이고 서스펜션이 단단해 높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양쪽으로 폭이 무척 좁아 노면에 발 착지는 문제없다. 체감 무게가 상당히 가볍고 무엇보다 큰 바이크를 몰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 시에도 부담이 적은 것이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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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동양인에 적합한 캐쥬얼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라는 생각이 든다. 핸들 폭이 좁아 어느 공간도 지체없이 빠져나가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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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버튼류는 조작감이 일관되고 비상등 스위치도 기본 장착되어 활용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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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스탭 역시 고무가 두툼해 잔진동을 흡수해 주고, 넓은 힐가드가 장착되어 있어 강하게 부츠로 조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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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스탭 아래로 빠져나온 짧은 배기구는 혼다답지 않게 스포티하고 경쾌한 배기음을 뿜는다. 음색이나 음량면에서 별도 튜닝이 필요없을만큼 만족스러운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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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턴 시 최소 핸들조향각을 살펴보니 약간 좁다는 느낌이 든다. 전체 페어링은 강인한 이미지를 심기 위해 로봇 같은 인상을 가졌지만 이로 인해서 풍부한 조형미는 기대하기 힘들다. 쉽게 말해 덩치가 큰 바이크를 좋아한다면 다른 모델을 찾는 것이 좋다. 하지만 왜소함을 커버하는 것이 오른쪽으로 드러나는 크롬 도금 배기관이다. 지속적으로 열을 받으면 어떤 색깔로 바뀔지 모르지만, 상징적인 CB의 존재감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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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1,050만 원이라는 가격 대비 훌륭한 바이크다. 하지만 비교적 저렴하다고는 해도 2017년 신형 모델인데 주행 전자장비가 전혀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높은 출력은 아니지만 타깃에 모터사이클 입문자나 초심자가 들어있는 만큼, 그들이 안심할 수 있는 TCS같은 보조 장비가 있었더라면 더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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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650F는 스포츠 바이크 입문자에게 좋은 바이크임이 분명하다. 한편 경력자 또한 재미있게 탈 수 있는 흥미진진한 스트리트파이터다. 절대 그저 그런 바이크는 아니다. 이런 이들에게 추천한다. 강력한 성능으로 도로를 누빌 수 있는 스트리트파이터 콘셉트가 맘에 들지만 일반적인 리터 모델은 부담스러운 사람. 평범한 스탠다드 네이키드 바이크로는 뜨거운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는 사람. 최소의 비용으로 잘 만들어진 4기통 엔진을 소유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바이크를 한 번쯤 시승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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