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길이라도 짜릿하게,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126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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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979회 작성일 18-12-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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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카티 멀티스트라다는 여러 개의 모터사이클 특성을 하나로 합쳐 다양한 환경을 만끽하며 달릴 수 있게 기획된 4 in 1 콘셉트의 스포츠 투어링 모델이다. 애초에 가지고 있던 두카티의 강력한 온로드 성능에 투어링 모델로서의 편의성, 심지어 도심 라이딩과 비포장로 주행까지 염두에 둔 멀티 툴 콘셉트는 상당히 많은 이들의 호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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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스트라다가 처음 발표된 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애초의 콘셉트는 여전하다. 거듭된 성능 개선과 스타일링 변화에도 불구하고 누가봐도 두카티 멀티스트라다라는 느낌은 변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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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리터급 투어러다운 당당한 차체 크기(아담하게 응축된 사이즈의 스포츠 모델이 대부분인 두카티 치고는 큰 편), 그리고 양족으로 넓게 벌어진 와이드 핸들바, 부리부리한 헤드라이트, 뾰족하기 튀어나온 새 부리 모양의 프론트 노즈, 넓고 안락해 보이는 시트와 짧게 마무리해 날렵한 스포츠 모델임을 드러낸 차체 뒷 부분까지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전 연식 모델들과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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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크기와 밸런스의 변화

이 멀티스트라다의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엔진 배기량의 변화와 그에 따른 전체 밸런스의 변화다. 테스타스트레타 11도 DVT(두카티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이 접목된 엔진의 새 배기량은 1,262cc로 이전 대비 약 60cc가 증가됐다.

최대파워는 158마력, 토크는 129.5Nm으로 오버리터급 다운 파워는 여전하다. 몸무게는 건조 중량 기준 209kg이며 휠베이스는 1,585mm로 아랫급인 멀티스트라다 950보다 오히려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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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치들을 보면 멀티스트라다 1260의 성향을 느낄 수 있다. 강력한 순간 토크와 슈퍼바이크에 밀리지 않는 최대출력을 가지면서도 최대한 실용영역대에서 토크를 내기 위해서 배기량을 더 크게 확보한 것, 그리고 여전히 가벼운 설계로 억제된 무게에서 오는 핸들링의  민첩함을 누린 것.

또 한 가지 짧은 휠베이스(축간거리)와 가벼운 핸들링의 조화로 매끄럽게 다양한 코너링 상황을 만끽하고 즐길 수 있도록 설정한 것이다. 새롭게 설정된 수치들만 봐도 오버리터급 파워에 스포츠 투어러다운 가볍고 짜릿한 핸들링 특성을 유지하겠다는 저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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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멀티스트라다 1260은 이전작과 대비해 크게 달라진 외모나 분위기로 압도하지는 않는다. 시트는 여전히 넓고 안락하며 시트고는 825mm-845mm로 조절이 가능하다. 국내 사양의 경우 모두 로우시트가 탑재되어 체감되는 시트높이는 매우 낮다. 신장 173cm기준으로 양발이 거의 발바닥까지 닿는 수준이니 듀얼퍼포즈라 불리는 이쪽 시장에서 이렇게 발 착지성이 좋은 경우는 흔치 않았다. 하지만 전후 휠 사이즈가 모두 17인치 인만큼(보통 듀얼퍼포즈는 앞 19인치) 이정도의 장점은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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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트윈 엔진이 이렇게 부드럽다니

엔진 시동은 스마트키로 주머니에 소지만 해도 버튼을 눌러 걸 수 있다. 박력있는 대형 L트윈 엔진은 순정 배기시스템과 어우러져 건조하고 빠른 맥박을 가지고 있다. 1단부터 기어를 넣고 출발해보면 DVT 엔진답게 아이들링 근처의 2,000rpm 근처부터도 부드럽게 힘이 나온다. 과연 시간이 지날수록 두카티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건 이렇게 대중 친화적으로 바뀌어 온 엔진 특성의 역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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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시동을 걸고 느껴지는 출발 토크만 경험해도 평소의 일상 주행에 어떤 영향을 줄지 감이 오는데, 이 경우는 대형 배기량의 2기통 엔진을 탑재했음에도 출발이 까탈스럽지 않고 아주 간편하며, 잠깐 딴 생각을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클러치를 붙이고 출발할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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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렇게 큰 배기량을 가진 트윈 엔진들은 4기통같이 부드러운 연결점을 가진 엔진들에서 느낄 수 없는 투박함이 묻어있기 마련인데, 테스타스트레타 11도 DVT 엔진은 확실히 그런 부담이 없다. 상당히 고회전 엔진임에도 이런 친절한 특성을 겸비한 것은 역시 밸브 타이밍 기구의 공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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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사용없이도 기어를 툭툭 올리고 내릴 수 있는 DQS는 놀랍게도 3,000~4,000rpm 근처의 낮은 회전수에서도 아주 부드럽게 작동했다. 시내에서도 부드럽게 활용할 수 있으며, 가속 감속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클러치 조작없이 기어를 바꿀 수 있다는 데에서 귀찮음을 많이 덜어준다. 정지 상황 빼고는 거의 클러치 조작 없이 주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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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안정성과 날카로운 핸들링 사이의 균형

속도를 올리며 시내를 빠져나가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가볍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차체 치수들을 가지고서도 과연 직진안정성이 보장될 것인가, 최대출력 158마력을 다 뽑아내면서도 차체가 여전히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컸다. 풀 스로틀로 가속을 시작해 6단 톱기어에서 10,000rpm정도까지 올렸다. 놀라울 정도로 평온한 승차감, 그리고 안정감에 배신감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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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세 그대로 와인딩 로드를 달려봤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차체를 기울이며 고속 진입하니 그제서야 퓨어 스포츠 모델이 아니라는 표현들을 해온다. 엔진과 서스펜션은 스포츠 모드였고, 강한 브렘보 모노블럭 캘리퍼의 제동성능과 끝이 모르고 달려나갈 듯한 직진 안정성에 비하면 고속 코너링이 아쉬웠다.

길고 완만한 코너에서는 속도를 높일수록 보통의 투어링 모델같이 움직였다. 반면 비교적 무게가 가볍고 휠베이스가 짧아 안정감은 조금씩 희석됐다. 그 점은 좀 아쉬웠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게 잡아준다기보다 풀 뱅킹에서의 노면 단차나 접지력 차이을 용인할만큼 부드럽게 작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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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악스카이웨이를 달렸을 때는 그런 점이 완전히 희열로 다가왔다. 시속 80km 이하의 숏 코너링에서의 멀티스트라다는 물 만난 물고기였다. 방향전환은 무서우리만큼 빠르고 날카롭다. 체급이 전혀 떠오르지 않을만큼 날렵하다. 흔히 면도날 코너링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딱 그만큼이었다. 롱 코너에서 고속으로 달릴 때는 오버스티어 성향에 비해 서스가 좀 출렁거린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템포는 숏 코너에서 오히려 빛이 됐다. 오랜만에 코너링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겼다. 퓨어 스포츠 모델 부럽지 않은 빠르기와 짜릿함을 동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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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최대로 뽑아쓸 수 있는 토크

엔진은 어느 시점에서나 충분한 토크를 내줬다. 기어를 힘이 달려 내리거나 반 클러치를 쓰는 일은 거의 없었다. 주된 토크가 아래 rpm으로 내려오면서 파워의 활용능력이 확실히 이전보다 좋아진 것이다. 특히 5,000~8,000rpm 사이의 두툼한 펀치감이 맛깔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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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은 앞 뒤 모두 적절히 사용할 수 있을만큼 밸런스가 좋았다. 스포츠 바이크처럼 뒷 브레이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없고, 앞 뒤 모두 원하는 만큼 끌어쓸 수 있는 조종성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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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들어가 본 비포장로에서도 의외로 뒷 브레이크의 세밀한 감촉이 좋아서 몇 번이고 바이크를 돌려 달려봤다. 앞뒤 모두 스포츠 투어링타이어에 17인치 휠을 껴놓은, 누가봐도 온로드 스포츠바이크임에도 비포장로가 즐거울 수 있다는 건, 저속에서 간편하게 휘두를 수 있는 핸들링, 그리고 부담없는 시트높이, 가까운 핸들 등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에서 오는 하모니였다. 물론 지금은 멀티스트라다도 엔듀로 모델이 따로 분화되어 있지만, 사실 이전에는 엔듀로 모드에 놓고도 어지간한 흙길정도는 달릴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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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마찬가지다. 엔듀로 모드에서는 엔진 출력이 낮아지는 대신 스로틀 반응이 좀 더 기민해지고, 트랙션 컨트롤이나 ABS도 완화된다. 부드럽게 비포장로를 주파하는 것 정도는 멀티스트라다 엔듀로 모델이 아니어도 할 수 있다. 물론 험로가 없는 평지기준이긴 하지만. 아무튼 때로는 본격적이지 않은 모델로 슬그머니 달려보는 것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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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4개의 라이딩 모드

4개의 라이딩 모드 중 스포츠 모드는 최대출력을 다 내면서 스로틀 반응도 직접적이다. 투어링 모드는 멀티스트라다의 메인 모드로, 엔진 브레이크나 가속 반응 등이 살짝 부드럽게 튜닝돼 있다. 장거리 주행을 해도 피곤함이 덜하고 그러면서도 충분히 빠르다. 엔듀로 모드 는 이미 설명했고, 어반 모드는 ABS와 DTC가 최대로 발휘되어 도심주행의 변수들 사이에서도 안전하고도 부드럽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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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시트가 기본인 한국사양은 왠지 많은 로우 시트들의 특성 상 엉덩이가 불편하거나 핸들 바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는 등 단점을 드러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외로 괜찮았다. 핸들 거리도 불편함이 없었고, 무엇보다 시트가 안락해서, 이틀내내 쉬지 않고 달렸음에도 그다지 내려 쉬고 싶은 생각은 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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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스크린은 다른 멀티스트라다 모델처럼 양손 중 어느 한 손으로나 잡아당겨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조작은 조금 신경쓰면 주행 중에도 가능한 위치라서 좋았고, 가운데에 있어서 왼손 오른손 따지지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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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 그런지 엔진열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라이딩 포지션은 상체가 슬쩍 굽혀졌지만 전반적으로 직립상태에 가까워서 허리에 피로도가 적었다. 핸들바는 양쪽으로 넓은 편이라 적은 힘으로 핸들을 조작하기에 좋았다. 의외로 시내에서 타기도 편했고, 일전에 타본 950보다도 부드럽게 움직였다. 전반적인 완성도는 확실히 멀티스트라다의 메이저 모델인만큼 높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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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전자식으로, 라이딩 모드를 바꾸거나 커스텀 세팅으로 수치들을 미묘하게 다룰 수 있다. 이것저것 다 번거롭다면 그냥 라이딩모드만 바꿔도 적당히 서스펜션 특성이 변화한다. 이를테면 초기하중(프리로드) 차이도 꽤 커서, 스포츠 모드와 어반 모드 사이에서도 차고가 확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세팅 수치는 직접 건드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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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짜릿하게 즐기는 두카티식 투어링 바이크

두카티가 스크램블러 시리즈로 대중화에 큰 공헌을 하고 있지만 그 전에 멀티스트라다가 있었고, 더욱 그 이전에는 몬스터가 있었다. 두카티는 원래 슈퍼바이크 전문이었다. 그 성능을 활용한 스트리트 모델로의 변위가 넓어진 것 뿐이다. 스크램블러 시리즈 이후로는 멀티스트라 엔듀로나 데저트 슬레드 등 전문적으로 엔듀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모델이 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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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 레이스 트랙이 잘 어울리던 두카티가 이제 가지 못하는 곳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멀티스트라다 1260은 그 이름답게 대부분의 ‘길’을 짜릿하게 달릴 수 있다. 무엇보다도 L트윈 엔진으로 할 수 있는 진화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할 정도로 다양한 맛을 내고 있다는 것도 놀랍다. 어느 곳을 달려도 짜릿하게 소화해내는 멀티스트라다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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