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같은 풍경 가득한 남해를 달리다, 트라이엄프 유로 5 모델 미디어 시승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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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1,251회 작성일 21-04-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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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봄은 왔다.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코로나의 영향이 가장 크지 않을까. 이래저래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는 데는 역시 라이딩만한 것이 없다. 여기에 경치 좋은 바닷가를 달린다면 몇 년치 묵은 스트레스까지도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일에 바빠 상상만 하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트라이엄프 코리아가 지난 4월 19, 20일 양일에 걸쳐 유로 5 적용 모델의 미디어 시승회를 경남 남해군에서 개최한 것.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서둘러 남해로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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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새로운 모델인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던 트라이던트 660. 이번 행사의 콘셉트와 가장 잘 어울리기도 했다.

행사장에 도착해 라이딩 준비를 마치니 오늘의 시승 모델들이 줄지어 숙소 앞에 늘어선다. 본네빌 T120, 스트리트 트윈, 본네빌 바버, 본네빌 스피드마스터, 스럭스턴 R까지, 트라이엄프에서 한 가락 한다는 모델들은 죄다 모였다. 그리고 최근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트라이엄프의 신제품 트라이던트 660도 한 자리를 차지하자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안을 따라 포세이돈의 무기인 ‘삼지창(트라이던트)’를 타고 달리는 것, 묘하게 합이 맞는다. 기대한 만큼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는 시승에서 확인하면 될 터. 어쨌든 다양하게 입맛에 따라 골라가며 탈 수 있는 이런 시승회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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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던트의 움직임은 기대한 만큼 충분히 가볍고 경쾌했다.

이번 시승은 남해군에서 가장 큰 섬인 남해도를 따라 달리는 코스로, 거리가 150km쯤 되는 제법 긴 코스다. 가벼운 마음으로 고른 첫 번째 모델은 트라이던트 660. 숙소까지 오면서 보니 전반적으로 짧은 코너가 이어지는 와인딩 코스가 제법 있어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이 기대되는 트라이던트가 제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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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던트의 민첩함은 직접 경험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도로로 나섰다. 트라이엄프의 본 실력을 100% 확인하기엔 도로에 차가 많아 위험하다. 평소엔 다른 차들의 속도에 맞춰 40~50km/h로 달리면 답답함을 못 이기고 추월에 나섰겠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날씨도 좋고, 기온도 적당하고, 여기에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자니 마음에 여유로움과 너그러움이 넘쳐흐른다. 느긋하게 달리며 이따금 보이는 바다 풍경은 봄날의 특별한 선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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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에선 유순하지만 고속에선 강력함을 보여주는 3기통 엔진.

이런 느긋함에 가볍고 경쾌한 트라이던트가 어울릴까 싶었지만, 이동하는 동안 트라이던트의 가벼운 무게 덕분에 단 한 번도 부담을 느끼거나 한 일이 없었다. 엔진이 민감하지 않아 저속에서도 다루기 쉽고, 종종 앞선 차를 추월하기 위해 가속했을 때는 생각보다 뛰어난 가속력에 적잖이 놀랐다. 경쾌함 뒤에 이런 강력함이 숨어있다니. 4기통의 부드러움과 2기통의 파워를 모두 갖춘 3기통 엔진은 트라이던트의 경쾌함을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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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랭이 마을 앞으로 펼쳐진 바다는 정말이지 장관이었다.

첫 번째 멈춰선 곳은 다랭이 마을. 이곳은 바닷가에 위치한 마을이지만 배가 한 척도 없다. 마을이 해안절벽을 끼고 있어 항구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다랭이 논’이라 불리는 계단형태의 논과 밭을 만들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독특한 마을 풍경과 함께 펼쳐진 남해의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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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00에 모던함을 섞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물론 즐거움은 그대로 이어진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다시 길을 나섰다. 이번에 함께 할 모터사이클은 스트리트 트윈. 이날 함께 달린 본네빌 T120과도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 더 모던함이 가미된 모델이다. 차이점이라면 계기판의 개수, 머플러 형상, 그리고 시트가 조금 덜 평평하다는 정도. 그래도 둘 다 편하고 재밌게 탈 수 있다는 점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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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의 가장 큰 보물은 멋진 풍경이 아닐까.

다랭이 마을에서 멀어지자 이제 다른 차가 조금 뜸해지기 시작했다. 조금 더 속도를 높이자 이제 제대로 모터사이클을 탄다는 느낌이 든다. 마을을 지나 조금 달리자 다시 탁 트인 바다가 일행을 반긴다. 바다를 따라 시원스레 달리다보니 어느새 숲길. 바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보통 바다만을 떠올리는 곳이지만, 이곳의 숲길 역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에 충분할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갖추고 있다. 남해군을 ‘보물섬’이라 지칭하는 건 이런 멋진 경관이 곳곳에 펼쳐지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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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는 편안하지만 이날 참가한 다른 모터사이클들과 함께 달리기엔 너무 여유로운 모델이다.

여기서부턴 본네빌 스피드마스터와 함께한다. 다리를 쭉 뻗는 포지션으로 자세가 편안할 뿐 아니라 엔진의 고동감도 즐길 수 있어 느긋한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에게 제격인 모델. 하지만 문제는 함께 달리는 모델들의 스포츠성이 스피드마스터에 비해 강하다는 것. 속도를 맞춰가며 코너에 진입하니 스텝 아래 뱅킹 센서가 지면에 긁히는 느낌이 든다. 앞에선 멀어지고, 뒤에선 바짝 붙어와 난감해하고 있는데 다행히 휴식 장소인 독일마을에 도착했다. 잠시 숨을 돌리고 다음 모델을 물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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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시트, 짧은 프런트 펜더 등 &(39;간결함&(39;이 바버의 특징이다.

들어갈 땐 스피드마스터였지만 나올 땐 본네빌 바버다. 줄지어 나서는 트라이엄프들의 행렬에 사람들의 시선이 꽂히니 괜히 어깨가 으쓱해진다. 해가 점차 기울기 시작해 풍경에 노란빛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사진 촬영을 진행해야 하니 해가 저물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다행히 도로가 편도 2차선으로 넓어져 조금 더 속도를 낼 수 있다. 제법 빠른 주행에도 바버는 뒤처지지 않고 잘 따라붙는다. 코너에서도 스피드마스터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있어 앞 차와의 거리가 벌어지지 않는다. 스로틀을 과감하게 열어도 불안함 없이 안정적으로 잘 달려주고, 1인승 시트도 의외로 쾌적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스타일도 중요하고 성능까지 원한다면 바버 만한 것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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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네빌 바버는 보기와 달리 코너링 한계가 꽤 여유로운 편이다.

마지막 사진 촬영은 트라이엄프의 상징이자 핵심인 본네빌 T120이다. 라이더가 아닌 사람들이 ‘오토바이’하면 떠올리는 게 T120의 모습이 아닐까. 너무 평범해서 금방 싫증 나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가장 평범한 게 질리지 않고 오래가는 법이다. 특별한 강점은 없지만, 그만큼 두루두루 다용도로 쓰기에도 좋고, 모터사이클 시장의 클래식 열풍은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스타일 면에서도 흠잡을 데 없다. 1200cc 엔진은 저중속에서도 다루기 쉽지만, 조금 속도를 높여도 주행풍만 감당한다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도 갖추고 있다. 오늘처럼 다양한 장르의 모터사이클과 함께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아마 모두의 부러움을 받는 모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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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베이직하기에 가장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탈 수 있다.

모든 참가자들의 촬영을 마치고 나니 어느새 하늘이 붉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더 늦어지기 전에 숙소로 복귀해야 한다. 다들 줄지어 내달리기 시작했다. 노을이 내려앉은 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니 가슴 속 어느 한 곳이 저릿하다. 풍경이, 그리고 모터사이클의 고동이 공명을 일으킨 모양이다. 일에 치이고 사회에 치여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감수성이 저 깊은 곳 구석에 작게라도 남아있었는지 묘하게 슬픈 감정이 밀려든다. 아쉬움이 드는 건 오늘의 라이딩이 끝나서일까, 아니면 지는 해 때문일까?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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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엄프의 큰형님인 본네빌부터 가장 신참인 트라이던트 660까지, 다양한 트라이엄프 모터사이클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이번 미디어 테스트, 각각의 개성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보다 중요한 공통점 역시 느낄 수 있었다. 바로 달리는 즐거움. 어떤 모델을 타건, 트라이엄프의 모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달리는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부럽다고 느꼈다면 이번 주말 떠나보자. 봄은 아직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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