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만점 스타일의 쿼터급 네이키드, 베넬리 레온치노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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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선택 기준은 사람마다 제각각이지만. 구매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건 역시 가격과 디자인이 아닐까. 특히 구입에 투자하는 비용이 한정된 상황에서는 동급의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며 가장 크게 고민하는 부분은 디자인일 것이다. 각자의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어떤 디자인이 낫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런 디자인은 흐름을 타고 그것이 유행이 되면 시장 전체가 분위기에 맞춰 각자만의 개성을 더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모터사이클 시장은 레트로가 꽤 오랜시간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길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유행은 변형을 통해 그 수명을 계속해서 연장시키는 중. 최근에는 클래식한 디자인에 현대적 감성을 버무린 &(39;네오 레트로&(39;, &(39;뉴트로&(39; 등으로 불리는 장르도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장르는 클래식한 디자인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듬어내고, 각종 최신 장비를 더해 스타일은 클래식함을 유지하면서 편의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제품은 긴 전통과 역사를 지닌 브랜드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해당하는 제품이 바로 베넬리의 레온치노 시리즈다.
‘베넬리의 역사’라는 말이 의아할 순 있지만, 의외로 1911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 세기가 넘은 전통있는 브랜드다. 자전거와 모터사이클 수리로 사업을 시작해 자체 개발한 엔진을 탑재한 제품으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모터사이클이 그러하듯 레이스에서 활약하며 인기를 얻었지만, 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수익이 크게 줄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렇게 여러 회사에 인수되다가 마침내 중국 제장 지리 홀딩 그룹 산하의 치안지앙 모터사이클에 인수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국 기업의 소유이긴 하지만, 본사는 여전히 이탈리아 페사로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 디자인과 개발을 담당하고 생산은 중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유려한 디자인의 제품을 좋은 가격에 출시할 수 있는 것이다.
베넬리가 1951년 처음 선보인 레온치노는 1970년대까지 발매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양한 배기량은 물론이고 이를 베이스로 한 스크램블러 등의 파생 모델까지 이어진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런 레온치노가 2015년 현대적인 감각으로 부활했고, 125부터 250, 500, 800까지 다양한 배기량으로 출시되고 있다. 국내에는 레온치노 250이 가장 먼저 선을 보였는데, 외관만큼이나 성능에서도 매력이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시승을 진행해보았다.
확실히 기존 모터사이클과는 다른 스타일의 외관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보통 전체 모터사이클 디자인에서 연료탱크는 차체와 분리된 구성으로 단절된 느낌을 주는 것과 달리, 레온치노 시리즈 전반이 연료탱크부터 리어 프레임까지 이어지는 디자인을 채택했는데, 언뜻 미니 바이크를 크게 키워놓은 듯하다. 시트에 앉아보면 연료탱크의 독특한 스타일을 한번 더 느낄 수 있다. 곡선으로 다듬어내는 다른 모델들과 달리 연료탱크를 각진 형태로 다듬었기 때문. 모터사이클에선 잘 사용되지 않는 형태의 디자인인데, 개성있는 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요소 중 하나다.
측면에선 프레임을 적당히 드러내고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은 커버로 살짝 덮었다. 차체 측면의 ‘DUECENTOCINQUANTA’는 ‘250’의 이탈리아어. 헤드라이트 내부에는 주간주행등과 LED 라이트를 더해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으며, 차대 끝부분에 컴팩트한 디자인으로 적용한 테일라이트와 분리형 리어 펜더는 깔끔한 후미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시트는 앞뒤 일체형으로, 명확하게 구분을 두지 않아 라이더가 원하는 대로 자세를 잡기 수월하다. 엉덩이가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고 착좌감을 높이기 위해 엉덩이가 닿는 부분과 동승자석에는 쿠션을 더해놓았으며, 시트 앞부분을 날렵하게 깎아내 발이 땅에 쉽게 닿도록 했다. 계기판은 LCD 방식으로, 속도계를 중심으로 주변에 회전계를 배치했으며, 연료계, 수온계, 기어 포지션, 적산 거리 등을 보기 좋게 배치했다.
2종 소형 면허를 갓 딴 초심자들에게 250~300cc급의 일명 ‘쿼터 클래스’는 고배기량으로 넘어가기 전 거치는 것을 추천하는 배기량이다. 물론 요즘 고배기량 제품들은 엔진 출력이나 반응도를 조절해주는 주행모드 등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익숙해지기 전 한순간의 방심으로 위험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어 높은 배기량으로 넘어가기 전 충분한 적응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레온치노 250에 탑재된 249cc 수랭 단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25.8마력/9,250rpm, 최대토크 21Nm/8,000rpm의 성능을 낸다. 뛰어난 성능은 아니지만, 125cc 정도를 경험하고 이제 막 넘어온 사람들에겐 확 달라진 가속감으로 충분히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단기통 특유의 진동이 꽤 올라오는 편이지만 전동화 시대를 앞두고 있는 최근에는 이마저도 소중한 감각이다.
스로틀을 감으면 시원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가속감이 꽤 좋다. 250cc급에 기대하는 정도의 수준을 보여주는 엔진은 4000~5000rpm에서도 충실하게 토크가 뻗어나와 스트레스 없이 주행할 수 있다. 특히 정체가 심한 시내구간을 통과할 때는 저회전에서도 우수한 파워를 보여주는 단기통 엔진의 효용성이 빛을 발한다. 회전수를 높여갈수록 엔진의 진동이 점차 거세지지만, 스트레스가 될 정도로 과한 건 아니어서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회전수를 높여 기어를 점점 높여가면 규정속도 정도는 순식간에 넘길 수 있는 정도의 실력으로, 120km/h 정도에서도 엔진 회전에 여유가 남아있어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140km/h까지는 충분히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스펜션은 앞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와 뒤 모노 쇼크 업소버 구성으로, 운동 성능은 250cc급 모델에 기대하는 평범한 수준이다. 물론 더 민첩해도 좋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입문자들이 타는 모델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예상 범위를 넘어설 만큼 빠른 움직임은 자칫 라이더가 위험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 중간을 잘 맞춘 덕분에 예측한 범위 내에서의 운동성능을 보여줘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을 일은 없겠다.
브레이크는 앞뒤 모두 싱글 디스크 구성이지만, 차량의 성능과 무게를 생각하면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 실제 주행에서도 원하는 지점에 차체를 멈춰세우는데 어려움이 없다. ABS는 앞뒤 모두 적용돼있어 젖은 노면 등에서의 제동에도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트랙션 컨트롤 등 부가적인 안전 기능의 부재는 아쉬우나,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레온치노 250의 가격은 549만 원이다. 쿼터 클래스 대표모델들이 최소 600만 원 이상의 가격표를 달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소비자들의 접근 부담을 크게 낮춰준다. 고성능, 고사양 장비를 두루 갖춘 제품도 좋기야 하지만, 모두가 지갑 사정이 여유있는 것은 아닌만큼 이렇게 접근성을 낮춰주는 제품들 역시 시장에 많아져야 하고, 그런 점에서 레온치노 250은 가격이나 성능, 디자인 면에서도 부족하지 않은 모델인 만큼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디자인은 모터사이클에 있어 중요한 선택 요인이고, 개성을 표출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모터사이클을 하나의 패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이젠 어색하지 않은 일이 됐다. 그동안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던 제품들은 스쿠터가 주류를 이뤘는데, 베넬리 레온치노 250이라면 개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스포츠성까지 즐길 수 있는, 욕심쟁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답안이 되기에 충분하겠다.
글
송지산 기자 song196)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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