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똘똘 뭉친 진짜 펀 바이크! 혼다 몽키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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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1,110회 작성일 21-10-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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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의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다. 누군가는 빠른 이동을 위해서 모터사이클을 선택하지만, 누군가는 즐거운 취미생활을 위해 모터사이클을 선택하기도 한다. 각 브랜드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데, 그 중에는 철저하게 재미를 목적으로 한 제품도 있다. 오늘 소개할 혼다 몽키 125가 대표적인 예시로, ‘펀 바이크(fun bike)’라고 부르기에 부족함 없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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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는 시작부터 ‘재미를 위한 탈 것’에 목표를 두고 만들어졌다. 혼다에서 운영하던 놀이공원에서 어린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을 만들고자 했고, 이를 기반으로 4.5마력의 49cc 엔진과 5인치 휠을 탑재한 Z50이 탄생했다. 어린이들이 타는 차량이다 보니 크기도 작았고 성능이 그리 뛰어난 것도 아니었지만,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Z100으로 출시,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그러다 지난 2018년, 최신의 125cc 공랭 엔진과 4단 수동 변속기, ABS 브레이크와 12인치 타이어 등으로 무장한 신형을 출시했고, 드디어 이번에 한국에서도 정식 수입된 몽키 125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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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정말 이렇게나 작을 줄이야. 차량의 크기는 전장 1,710mm, 전폭 710mm에 전고 1,030mm이며 시트고는 779mm, 무게는 105kg이다. 근래에 출시된 모터사이클 중 이정도로 컴팩트한 모델이 있었을까? 물론 최초의 몽키는 5인치 타이어에 22인치(약 560mm)가 안되는 시트고였고, 이후에는 타이어가 8인치로 약간 더 커졌을 뿐 컴팩트한 특징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다행히 현재 출시되는 모델은 성인도 탈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크기를 키워놓았다는 점에서는 안심이다. 이 정도 크기면 차량에 싣고 교외로 나가 타고 놀기에도 안성맞춤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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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한 포인트들을 많이 집어넣어 인상이 귀엽다. 두 바퀴도 동글, 헤드라이트도 동글, 계기판과 미러, 로고에 테일라이트까지도 동그랗게 처리했다. 여기에 크롬 요소를 적극 활용해 반짝거리기까지 하니, 클래식 마니아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또 하나의 센스는 바로 로고. 최신의 평면형 윙 로고가 아닌, 1960년대에 사용했던 입체형 올드 윙 로고를 채택했다. 클래식함을 강조한 모델에 걸맞은 로고를 사용한 센스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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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모터사이클로 분류해도 될 만한 모습이지만, 탑재된 장비는 결코 클래식하지 않다.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방향지시등, 테일라이트에는 모두 LED를 탑재했고, 계기판 역시 LCD 방식을 채택했다. 키 온을 하면 계기판에서 눈을 뜨는 듯한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점도 귀여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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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 앤 롤 타입의 시트는 눈으로 보기에도 편안함이 느껴지는 구성이고, 여기에 듀얼 쇼크 업소버를 더했으니 불편할 것이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프런트 포크는 역방향 텔레스코픽 방식으로 운동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머플러는 시트 우측 아래로 뻗어나오지만 위치와 스탭 설계가 절묘해 다리에 닿아 화상 입을 일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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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된 엔진은 공랭 단기통 124cc로, 최고출력은 9.4마력/6,750rpm에 최대토크 1.1kg&(8231;m/5,500rpm의 성능을 갖췄다. 2018년에는 4단 수동변속기가 적용됐지만, 이번 신형에서는 5단으로 바뀐 덕분에 고속에서 더 시원하게 달릴 수 있게 됐다. MSX 그롬과 거의 비슷한 구성인데, 두 모델 중 고민이 된다면 현대적인 디자인을 원하면 MSX 쪽을, 클래식함을 원하면 몽키 125 쪽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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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125에 가장 궁금했던 건 역시 ‘탈 수 있을까’에 대한 점이었다. 워낙 컴팩트하기로 유명한 모델이다 보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 최악의 경우엔 탈 수 없으니 다른 사람에게 시승차 수령을 요청해야 할 수도 있기에 그 부분이 가장 염려됐다. 놀랍게도 키 196cm인 기자도 충분히 탈 수 있을 만큼 라이딩 포지션이 절묘했다. 특히 핸들바가 무릎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가장 컸는데 전혀 간섭이 생기지 않아 문제없이 탈 수 있다. 큰 고민은 덜었으니 부담은 덜어내고 시승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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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cc급의 낮은 배기량이지만, 차체가 워낙 가벼우니 가속이 시원하다. 150cc나 그 이상 정도의 배기량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잘 달려나간다. 게다가 4단 변속기에서 5단 변속기로 바뀐 덕분에 규정속도를 넘기는 고속에서도 엔진을 무리하게 회전시키지 않아도 돼서 진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어 좋다. 여기에 연비도 강력하다. 60km/h 정속 주행 연비가 70.5km/L로 근래 출시된 125cc급 모터사이클 중 가장 뛰어나다. 재미만이 아닌, 일상에서의 실용성까지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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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용성 때문에 앞뒤 휠도 12인치가 채택됐지만, 더 작지 않아 아쉽다거나 하지 않다. 충분히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벼운 무게와 역방향 포크 등의 요소들까지 더해져 마치 깡총거리는 꼬마아이 같은 느낌이다. 물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함은 없다. 원하는 곳으로 빠르게 움직이지만, 언제든 장난에 맞장구쳐줄 준비가 된 장난꾸러기와 함께 달리는 느낌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자꾸 길이 아닌 곳을 달리고 싶은 욕심이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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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로 충분한 제동력을 확보했고, ABS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관성측량장치인 IMU까지 더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이 작은 차체에 굳이 IMU까지 필요할까 싶지만, 워낙 차체가 컴팩트해 탑승자에 따라선 급제동시 자칫 잭나이프 현상으로 전도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IMU로 수집되는 정보들로 차량 후방이 들리는 것을 막아 제동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안전은 다다익선이다. 이것이 가격 인상의 요인이 되더라도 너무 과도하지 않다면 안전장비의 도입은 언제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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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알겠지만, 몽키 125에 이렇다할 수납공간은 딱히 없다. 그나마 차량 신고필증 정도 넣어놓을 공간이 있는데, 차량 좌측 사이드 커버 열쇠구멍에 키를 꽂아 돌린 상태로 커버를 세게 당기면 빠지는데, 필증을 비닐봉투에 담아서 보관할만한 공간이 있다(차량 신고필증은 운행 중 항상 휴대해야 한다). 커버 안쪽 원터치 볼트로 고정된 커버를 한 번 더 열면 비상공구가 숨어있다. 이게 수납공간의 전부. 반드시 수납공간이 필요한 사람은 별도의 브래킷을 이용해 탑케이스를 달아야 하는데, 고정할 자리가 마땅치 않아 그리 쉽진 않을 듯하다. 헬멧만 잠시 보관하는 정도라면 좌측 사이드 커버 뒤쪽의 헬멧고리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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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는 5.6L로, 1만 원 남짓 주유하면 신나게 타고 즐길 수 있다. 출퇴근용으로도 괜찮은데, 시승하는 동안 약 100km 넘게 주행했지만 소모한 연료는 고작 2.6L. 주유소에 들어가 ‘가득’을 외치곤 결제된 금액에 괜히 민망해졌다. 고회전까지 엔진을 회전시키며 타는 재미 때문에 회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주행을 이어갔음에도 38km/L가 넘는 실연비를 보일 정도니 가벼운 출퇴근용으로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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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 125의 가격은 479만 원으로, MSX 그롬이 389만 원이니 딱 90만 원 차이가 난다. 차이라고 한다면 IMU와 디자인 정도일까. 디자인에 90만 원을 더 주는 게 말이 되나 싶기도 하겠지만, 성능적인 면은 면밀히 분석하고 비교할 수 있어도 디자인은 비교 불가능이다. 디자인에 꽂혔다면, 저 정도 차이는 아마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이다. 실제 많은 혼다 판매점들에서 1차 물량 판매가 이미 끝났다고 할 정도니, 디자인의 힘이 무섭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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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의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고 하지만, 생각 외로 길게, 오래 이어지고 있다. 이런 긴 유행이 나쁘지 않은 건 예전엔 꿈만 꾸던 모델들이 다시 부활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 이번 혼다 몽키 125의 복귀도 그런 점에서 매우 기쁘고 반가운 일이다. 이번 몽키 125로 클래식 모델의 부활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으니, 혼다에서는 다시 한 번 박물관에 진열된 역사적 모델들을 면밀히 살펴봐도 되지 않을까? 충분히 가능성 있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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