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디자인, 다 갖춘 구성. 피아지오 비버리 S400 H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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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디자인, 다 갖춘 구성
piaggio beverly s 400 hpe
커뮤터와 레저의 영역을 오가는 ‘어반 크로스오버’ 라는 새로운 콘셉트와 함께 멋진 디자인과 더 강력해진 엔진으로 무장한 비버리 s400을 만났다.
비버리 s400 hpe(이하 비버리)는 베스파로 유명한 피아지오에서 선보이는 빅휠 스쿠터다. 일반적인 스쿠터들은 10~12인치 휠을 장착하지만 비버리는 전륜에 16인치, 리어에 14인치 휠을 장착한다. 2001년에 데뷔하고 20년이 넘은 나름 오랜 전통을 가진 모델이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유독 인기가 없었다. 비슷한 스타일의 메들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요즘 비버리 400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유럽에서야 잘나가는 모델이었지만 국내에서 이렇게 주목받은 건 20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왜일까?
우선 이러한 빅휠 스쿠터의 디자인이 언더본과 닮아있다는 것에서 먼저 이유를 찾아본다. 그러고 보면 비버리가 국내에 처음 소개되기 시작했을 때 한국에서 언더본은 완벽히 배달용이었다. 이 스타일로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조금 크고 세련된 디자인의 배달 스쿠터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니 피아지오 메들리와 비버리는 물론 아프릴리아 스카라베오와 혼다 fsh125마저 국내에서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2022년이 시작되는 현재 시점에서 슈퍼커브로 대표되는 언더본은 이제 예쁘고 귀여운 탈것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덕분에 언더본이 더 이상 배달용으로 보이지 않게 되었고 오래된 색안경이 벗겨졌다. 그리고 비버리를 다시 보면 세련되고 예쁜 스쿠터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정말 그렇냐고? 맞다. 그래서 지금 시승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볼륨감 넘치는 프런트 디자인은 외형만으로 성능을 짐작하게 한다
매력적인 디자인
하지만 이러한 배경스토리를 제쳐두고 보더라도 비버리의 디자인은 객관적으로 매력적이다. 빅휠 스쿠터들은 대체로 둥글둥글한 라인에 전체적으로 우아한 느낌이 강한데 비버리는 근육질에 터프한 느낌까지 가지고 있다. 라인을 부풀릴 곳은 풍만하게 만들고 잡아 뺄 곳은 확 아당겨 전체적인 디자인에 긴장감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차체를 그리는 라인 하나하나 허투루 쓰는 게 없다. 한 스포티한 감각의 배기시스템과 최신 바이크들에 사용하는 스윙암 마운트 방식의 번호판을 장착한다. 그리고 헤드라이트는 물론 등화류는 모두 led를 사용해 날렵한 디자인으로 처리하고 곳곳에 섬세한 디테일을 더해마감하니 누가 봐도 근사한 스쿠터가 되었다. 비버리의 물을 본 주변 사람들의 상당수가 “이건 괜찮네!”라는 응을 보였다. 이전에는 이런 스타일에 매력을 못 느끼던 사람들마저 반하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시승차에 입혀진 ‘아란쵸 선셋’ 컬러의 눈길을 확 끄는 선명함도 마음에 든다.
한 가지 흥미로 점은 비버리의 실물을 보고 “생각보다 작다”고 말하는 사람과, “생각보다 크다”고 말하는 사람으로 갈린다는 것이다. 보는 기준에 따라 400cc배기량으로 맥시스쿠터들과 비교하면 작게 느낄 것이고 비버리를 메들리 사이즈로 생각했다면 상당히 커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큰 사이즈의 스쿠터라고 생각한다. 키 186cm에 100kg의 라이더가 앉아도 포지션이 전혀 좁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웃음)
피아지오가 야심차게 선보인 399cc hpe엔진
꼼꼼한 기본구성
엔진은 유로5에 대응하는 수랭 399cc hpe(하이 퍼포먼스 엔진의 약자)엔진이다. 최고출력은 36마력으로 동급스쿠터 중에서도 강력한 성능이다. 출력을 위해 연비는 다소 희생했는지 브랜드가 공개한 연비는 27km/l다. 대신 연료탱크는 12리터로 넉넉하게 마련된다.
글러브 박스는 넓지는않지만 내부 공간이 실용적으로 나누어져 있고 usb포트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또한 작은 차체에 신기하게도 갖출 건 다 갖추었다. 피아지오가 이렇게 친절한 브랜드였나 싶을 만큼 꼼꼼하다. 스마트키에 abs는 물론 트랙션컨트롤 기능인 asr을 탑재한다. 공간 활용성이 좋은 글러브박스에는 usb 충전잭이 있고 시트 밑 트렁크 공간과 연료주입구 개폐도 버튼으로 제어된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전화와 메시지 알림을 받을 수 있고 앱을 이용하면 차량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비상깜박이도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다.(웃음) 또한 윈드쉴드는 브라켓이 상당히 튼튼해서 사이즈가 큰 쉴드로 교체도 간편하다. 이처럼 기본구성을 잘 갖추고 있다는 점은 큰 경쟁력이 된다.
뛰어난 주행성능
주행질감은 매끄럽다. 일단 엔진의 회전이 상당히 부드러워졌다. 유로5 이후 시승차량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특징이 바로 부드럽다는 것이다. 가속 성능의 척도가 되는 0-100km/h 테스트는 약 9초를 기록했다. 클래스를 고려하면 좋은 편이지만 고성능이라고 말하긴 아쉬운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도로에서 주행할 때 가속감은 기록보다는 시원시원하게 느껴진다. 20-80km/h사이의 가속은 빠르지만 출발과 80km/h를 넘어가면서부터 가속이 더뎌지기 때문에 전체 기록이 느려진 것이다. 하지만 20-80km/h구간의 가속이 빠른 것은 주행 중 순발력, 즉 일반 도로환경에서 가장 유리한 설정이다.
머플러는 유로5에 대응하기 위해서 차량크기에 비해 상당히 거대해졌다
차량들 사이에서 스로틀을 닫았다가 다시 가속해야하는 상황에서 특유의 민첩함이 살아난다. 또한 80km/h가량으로 크루징할 때 힘과 여유가 넘친다. 최고속도는 끝까지 쥐어짜면 150km/h로 이 클래스 스쿠터에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퍼포먼스를 낸다. 주행 성능 면에서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프런트 휠이 크기 때문에 핸들링이 상당히 안정적이다. 방향 전환이 경쾌하고 프런트가 방향을 잡으면 리어가 빠르게 따라가는 느낌이다. 휠베이스가 짧지 않음에도 선회력이 좋았다. 서스펜션은 프런트와 리어 모두 코너에서 노면을 탄탄하게 잡아주는 느낌이 좋았다. 하지만 리어서스펜션의 경우 요철을 넘게 되면 허둥거리다가 한 박자 느리게 충격을 전달한다. 상대적으로 스무스하게 처리하는 전륜과 대비되는 탓이기도 하고 유닛 스윙암 방식을 쓰는 대배기량 스쿠터들의 구조적 단점으로 이해되는 수준이다.
프런트에는 300mm 플로팅 디스크를 장착했지만 2피스톤 캘리퍼가 조합되었다
제동성능은 조금 아쉬웠다. 300mm 대구경 디스크를 사용해 제동 초기의 반응은 꽤 괜찮은데 캘리퍼의 최대 제동력이 조금 부족하다. 아무래도 가속이 좋고 차체 무게는 무겁다보니 상대적으로 더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플로팅 디스크로 변경해 제동 시 진동과 소음을 줄인 점은 마음에 든다.
쉽고 편안한 스쿠터
시트고는 790mm로 제법 높다. 게다가 발 닿는 부분의 좌우 폭이 넓기 때문에 스쿠터라고 우습게봤다간 당황하기 딱 좋은 높이다. 무게도 만만치 않다보니 키와 체구가 작은 라이더들에게는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발착지성의 벽만 넘으면 아주 즐거운 세상이 펼쳐진다. 주행 중에도 시야가 높다보니 스쿠터보다는 일반적인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는 느낌이 든다. 발판은 앞쪽으로는 뻗을 수 있는 공간이 없지만 뒤쪽은 여유공간이 있어 발을 살짝 당겨 앉아 미드컨트롤 자세에 가깝게 탈 수 있다. 덕분에 모터사이클 타듯 편안하게 휘두를 수 있었다.
테일램프 역시 led기술을 사용해 시인성과 디자인 모두를 잡고 있다
탠덤은 최근 타본 스쿠터들 중에 손꼽을 정도로 좋다. 충분한 토크 덕분에 두 사람이 타고도 아주 여유 있게 달릴 수 있다. 운전자 시트와 탠덤시트의 적당한 단차로 뒷자리 시야도 적당히 확보되며 시트 좌우 폭도 적당하다. 맥시스쿠터들은 보통 수납 공간 때문에 탠덤라이더가 다리를 쩍 벌린 상태로 타야 하는데 비버리400은 뒤를 날렵하게 뺀 덕분에 편안한 자세가 나온다. 하지만 시트 밑 수납공간은 동급모델들에 비해 살짝 작은 느낌이 있다.(오픈페이스 헬멧과 반모를 수납할 수 있는 사이즈다)
이번에는 비버리의 차례
피아지오는 비버리를 어반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로 정의하고 있다. 도심과 투어 모두를 아우르는 완성도가 좋았고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가 적어 장거리를 주기적으로 다니며 주행시간이 긴 라이더에게 추천한다. 더불어 이번 기회에 비버리가 국내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잡아 실용적이고 멋진 빅휠 스쿠터의 인기가 제대로 불붙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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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aggio beverly s 400 hpe
엔진형식 수랭 단기통 4밸브 보어×스트로크 84 × 72(mm) 배기량 399cc 압축비 미발표 최고출력 36ps / 7,500rpm 최대토크 37.7nm / 5,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fi) 연료탱크용량 12ℓ 변속기 무단변속 v벨트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정립 (r)더블쇽 유닛 스윙암 타이어사이즈 (f)120/70-16 (r)150/70-14 브레이크 (f)300mm싱글디스크 (r)240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2,155×800×1,550(mm) 휠베이스 1,535mm 시트높이 790mm 건조중량 105kg 판매가격 1,015만 원
글/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피아지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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