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에 스포티함까지 갖춘 멀티 플레이어, 혼다 ADV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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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398회 작성일 22-07-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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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를 타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편리함 때문일 것이다. 포지션뿐만 아니라 넓은 시트, 넉넉한 수납공간에 따로 변속이 필요 없으니 근거리는 물론이고 장거리 이동에서도 이러한 장점들이 빛을 발한다. 하지만 분명 한계도 존재하는데, 매뉴얼 모터사이클에 비해 아쉬워질 수밖에 없는 운동성능이 대표적이다. 특히 목적이나 구조 등의 한계로 인해 역동성보다는 편안함에 초점을 둔 서스펜션 세팅이 이뤄지고, 상대적으로 스포티한 주행에서는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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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밀라노 모터사이클쇼에서 혼다 ADV350을 처음 봤을 때도 그렇게 생각했다. X-ADV의 콘셉트를 가져와 도심에서 편하게 탈 수 있는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 정도로만 보였기 때문. 하지만 국내 출시를 앞두고 먼저 시승을 해보니 내 생각이 완전히 달랐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역동적인 스쿠터가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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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오프로드도 거침없이 내달릴듯한 모습이지만, 별도의 옵션 파츠, 언더가드 등을 달지 않으면 자칫 차량 하부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물론 스타일에 맞춰 앞 15인치, 뒤 14인치로 큰 사이즈의 휠을 장착하고 최저지상고를 포르자 350 대비 10mm 높인 145mm로 세팅했지만, 본격 오프로드보다는 흔히 ‘비단길 임도’라 불리는 길 정도를 달릴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사실 이런 어드벤처 스타일의 스쿠터뿐만 아니라 듀얼퍼퍼스 같은 본격 어드벤처 모터사이클도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에서 타는 비중이 더 높아 이에 맞춰 온로드를 더 편하게 달릴 수 있는 구성을 갖추는 상황이니 ADV350도 온로드 중심으로 세팅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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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기판 주변을 마치 랠리 모터사이클의 랠리 내비게이터 스타일로 구성하고 너클 가드, 날씬한 윈드스크린을 채용하는 듯 여러 곳에서 어드벤처의 느낌을 담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타이어도 온로드 지향이라기엔 꽤 블록 패턴이 돋보이는 메첼러의 카루 스트리트를 채용했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 트윈 같은 매뉴얼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에 적용되던 제품인데 이걸 채용했다는 점에서 외관만 흉내낸 것은 아니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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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LCD 방식이고, 주행에 필요한 기본 정보와 함께 수온, 기온, 배터리 전압 등 부가적인 정보를 선택해서 표시할 수 있다. 계기판 좌측 상단의 ‘T’는 혼다 셀렉터블 토크 컨트롤, 일명 트랙션 컨트롤 기능에 대한 것으로, 좌측 핸들바 T 버튼을 이용해 1, 2단계 중 선택 가능하고 길게 눌러 기능을 완전히 끌 수도 있다. 이쯤 되니 혼다가 이 ADV350에 꽤나 진심이었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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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외관 스타일과 어울리게 각진 모습으로 다듬었고, 앞뒤를 높은 단차로 구분해 2인 승차도 편하다. 시트 하단은 헬멧 2개를 수납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핸들 하단 왼쪽에는 글러브 박스가 있는데, 내부에는 USB-C 타입의 충전포트를 마련해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윈드스크린은 조절이 가능하지만, 포르자 350과 달리 손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4단계로 변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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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포르자 350과 같은 330cc 수랭 단기통 방식이지만, 최고출력 29.2마력/7,500rpm, 최대토크 31.5Nm/5,250rpm로 포르자 350보다는 최고출력이 약간 낮다. 이는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 차량 특성에 맞는 세팅으로 인해 다른 출력값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실제 시승에서도 출발할 때부터 포르자 350과는 다른 ADV350의 강력함이 확 체감되며 외관만 바꾼 모델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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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에서도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저회전부터 상당한 파워로 차체를 밀어붙여 100km/h 전후까지 부족함 없이 순식간에 도달한다. 물론 그 이상의 고속 영역에서라면 포르자 350보다는 부족하겠지만 일상에서 자주 쓰는 영역에서라면 부족하기는커녕 차고 넘치는 파워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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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강력한 파워가 빛을 발하는 곳은 숏 코너가 이어지는 와인딩 구간이다. 코너 진입 전 감속과 코너 탈출 시 재가속을 반복하게 되는 곳인데, 스쿠터라면 탈출 때의 재가속에서 항상 부족한 파워를 느낄 수밖에 없었지만, ADV350은 저회전에서의 강력한 파워가 차체를 쑥쑥 밀어주니 매뉴얼 모터사이클 못지않은 탈출 가속으로 와인딩 구간을 시원하게 주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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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업그레이드된 서스펜션은 ADV350의 백미다. 외관만 봤을 땐 승차감 정도 향상됐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쇼크 업소버 뿐 아니라 포크까지 쇼와 제품으로 크게 업그레이드된 덕분에 승차감은 기본이고 차량의 운동성도 크게 향상돼 스포츠 모터사이클에 필적하는 수준을 보여준다. 게다가 앞 포크의 직경은 37mm로, 과거 CBR300R(현행은 41mm)과 같은 스포츠 모델에 적용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코너 진입 전 제동으로 앞 포크를 꾹 눌러준 후 정점(Apex)을 지나 서서히 재가속하며 뒤가 낮아지는 느낌들까지 매뉴얼 모터사이클에서 경험했던 그대로다. 덕분에 연속으로 이어지는 코너에서도 좌우로 머리를 경쾌하게 돌려주는 덕분에 와인딩 공략이 정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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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과속방지턱을 조금 빠른 속도로 지났을 때 대부분의 스쿠터들은 뒷바퀴가 잠깐이지만 통통 튀며 불안한 느낌을 받는데, ADV350은 리저브 탱크가 더해진 쇼크 업소버에 듀얼 레이트 스프링을 채용한 고사양 제품을 적용한 덕분에 방지턱의 충격을 쇼크 업소버가 잘 흡수해 뒷바퀴가 튀지 않고 바로 노면에 착 달라붙어 달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변화는 올린즈 같은 고성능 서스펜션으로 업그레이드하면 다른 모델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문제는 쇼크 업소버 하나만도 100만 원을 훌쩍 넘길 만큼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포크와 쇼크 업소버 모두 업그레이드된 ADV350의 가성비는 단연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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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350의 가격은 841만 원으로, 같은 엔진의 포르자 350에 비하면 135만 원이나 상승했다. 국내에서도 이 점으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의 원성을 살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여기서의 문제는 ADV350이 아니라 포르자 350에 있다. 이런 모터사이클은 생산지 판매가에 운송비, 관세 등 수입에 들어가는 여러 비용을 고려해 국내 판매가가 책정되는데, 보통 ‘생산지 판매가×1.3’이 국내 판매가 정도라고 이해하면 쉽다. 이런 공식을 적용할 때 ADV350의 태국 가격이 18만 1,900밧(약 655만 원)이니 국내 적정 판매가는 851만 원으로 책정된 가격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하지만 포르자 350의 경우 태국 가격인 17만 5,500밧(약 632만 원)에 1.3을 곱하면 821만 원인데 국내에서는 706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675만 원에 판매되는 경쟁모델 야마하 엑스맥스 300과 비교할 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무리해서 가격을 낮춘 것으로 예상된다. 즉 그동안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적정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가 이뤄졌으나, ADV350은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라는 점, 최근 시장 전반의 반도체 및 물류 이슈 등으로 인해 더이상 가격을 낮추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자 또한 소비자와 같은 입장인지라 가격이 낮으면 낮을수록 좋겠지만, 이런 점을 고려할 때 ADV350의 가격이 그리 부당한 것만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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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지라 욕심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모터사이클에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데, “편하지만 잘 달리면서 운동성능도 좋고 편의장비나 안전장비까지 잘 갖춰져 있는 모터사이클을 원한다”고 말하면 예전엔 ‘무슨 헛소리냐’고 비난받기에 충분하겠지만, 이제는 다르다. ADV350이라면 편안하게 탈 수 있으면서도 여유있는 파워, 경쾌한 운동성능, 편의&(8231;안전 장비들까지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 물론 이런 각각의 특성들이 최상급은 아니지만, 골고루 평균 이상은 보여주는 만큼 다재다능한 멀티 플레이어, 흔히 야구에서 말하는 ‘5툴 플레이어’를 원한다면 혼다 ADV350을 단연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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