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이 가장 잘 어울리는 본격 슈퍼스포츠, 야마하 YZF-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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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702회 작성일 22-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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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슈퍼스포츠 장르의 기대주로 단연 YZF-R7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야마하에서 내놓았던 슈퍼스포츠, 그것도 미들 클래스를 대표하던 YZF-R6가 단종되고 그 자리를 대체하는 모델이기 때문. 물론 더 강력한 초대 YZF-R7과 동일한 직렬 4기통의 엔진이 탑재된다면 좋았겠지만, 기존 R6도 수익성 악화로 일반도로용 모델은 단종(레이스용은 판매중)시키는 와중에 4기통 모델을 또 내놓을 일은 없으니 말이다. 이런 추세는 야마하뿐 아니라 혼다(CBR650R), 가와사키(닌자 650) 등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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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YZF-R7에 탑재된 것은 MT-07에도 탑재되는 수랭 2기통의 CP2 엔진이다. 이 엔진을 이식한 YZF-R7이 어떤 주행특성을 보여줄지 궁금한 것은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드디어 국내에도 YZF-R7의 시승 차량이 마련되어 어떤 모습인지, 주행 특성은 YZF-R6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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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외관에서는 R 시리즈다운 자세가 느껴진다.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본격 슈퍼스포츠임이 느껴지는 것이 클립 방식의 세퍼레이트 핸들도 꽤 낮게 장착되어 있고, 835mm의 시트고도 흔히 ‘F차’로 부르는 수준과는 차원이 다르다. 공기역학적 성능을 고려해 리어 시트 주변 카울은 공기가 흐를 수 있는 통풍구까지 구성한 점 역시 R1과도 유사한 부분. 차량의 크기는 전장 2,070mm, 전폭 705mm, 전고 1,160mm에 휠베이스 1,395mm, 시트고 835m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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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에서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건 역시 헤드라이트인데, 최근에는 듀얼 헤드라이트로 전면부 형태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여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 디자인은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니 그렇다 쳐도, 헤드라이트 자체의 성능은 꽤 훌륭해 야간 주행에도 전방 시야를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다. 당연히 헤드라이트를 비롯한 모든 등화류에는 LED로 광량과 수명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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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디자인이어서 탔을 때 숙이는 전경자세가 자연스럽게 취해진다. 키 196cm인 기자가 팔을 쭉 편 채로 타도 허리를 곧추세우기 어려울 정도로 본격적인 슈퍼스포츠 포지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대로 자세를 취할 수 있으니 트랙에서 훨씬 공격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점은 좋겠지만, 일상적으로 타기에는, 특히 정체가 심한 시내에서는 상당히 고역일 정도로 자세가 본격적이다. 오히려 이 점에서 매력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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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LCD 구성이다. TFT 풀 컬러 스크린이 대세인 요즘이지만, 고성능, 고사양 모델은 YZF-R7의 방향성과는 다른 부분이다. 그 쪽을 생각했다면 R6가 단종되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다. 미들 클래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설계된 것이 신형 YZF-R7이고,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단가를 낮추는 LCD를 채택한 것. 속도계와 바 타입의 회전계 등으로 익숙한 구성이어서 주행 정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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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MT-07과 동일한 최고출력 73.4마력, 최대토크 6.8kg&(8231;m로 성능 수치도 동일하고 최고출력 발생 구간이 약간(250rpm) 늦다는 차이만 있다. 거의 동일한 엔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이 얘기는 MT-07의 다루기 쉬운 엔진 특성을 고스란히 옮겨왔다는 것인데, 실제 주행에서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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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면 익숙한 배기음이 반갑다. 워낙 MT-07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고 시승도 여러 차례 한 덕분에 CP2 엔진은 친숙한 편인데, 이 엔진을 슈퍼스포츠에서 만나다니 느낌이 새롭다. 최고출력은 R6에 비해 30마력 가까이 낮은 편이지만, 트랙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의 시승은 오히려 이쪽이 낫다. 왜냐면 시내에서 200km/h를 넘나들며 주행할 일은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회전수를 10,000rpm 언저리까진 끌어올려야 제대로 힘을 발휘하는 R6보다는 적당한 회전수에서도 필요한 만큼 파워를 끌어낼 수 있는 YZF-R7이 훨씬 편리하다. 4000~5000rpm 정도만 유지해도 시내 주행에 충분한 속도가 나와주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주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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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이 뜸해진 구간에서 스로틀을 과감하게 감아주니 괜찮은 가속감을 보여준다. MT-07을 많이 경험해본 덕분에 엔진 반응 역시 익숙하긴 한데, 포지션이 달라지니 체감속도가 훨씬 빠르다. 최고속도는 220km/h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알려지긴 했는데, 사실 일반도로 위주로 주행하는 라이더들이라면 이 정도면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최고속도가 아쉽다면 리터급 슈퍼스포츠나 고속 투어러로 눈길을 돌리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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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만 슈퍼스포츠가 아닐까 걱정했지만, 차량의 움직임 역시 슈퍼스포츠답다. 짧은 코너가 이어지는 와인딩에서도 민첩하게 방향을 전환해주는 움직임이 좋다. 타이어는 앞 120/70ZR17, 뒤 180/55ZR17로 YZF-R6와 동일한 구성이다. 예전 2기통 슈퍼스포츠들은 면도날 같은 감각이어서 타기 어렵다는 평이 많았는데, YZF-R7은 엔진 특성뿐 아니라 움직임 역시 파악하기 쉬워 쿼터 클래스에서 업그레이드한 라이더들도 금방 적응하고 재밌게 탈 수 있겠다. 서스펜션은 KYB 41mm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와 모노 쇼크 업소버를 조합했는데, 전면 포크는 컴프레션(압축)과 리바운드(신장) 감쇠력을 조절할 수 있으니 서킷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체중에 맞춰 조절하면 더욱 역동적인 라이딩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브레이크는 앞 듀얼 디스크, 뒤 싱글 디스크 구성에 2채널 ABS를 더했는데, 제동력을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브렘보 마스터 실린더를 채택한 점도 일반도로용으로 초점을 두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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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 시프트는 옵션으로 발매될 예정이어서 별도로 추가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어시스트 앤 슬리퍼 클러치가 기본 적용되어 있는 점은 반갑다. 특히 서킷 주행 시 코너 진입 전 다운 시프트 후 클러치 연결을 잘못하면 뒷바퀴가 백토크 때문에 통통 튕기며 불안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어시스트 앤 슬리퍼 클러치 덕분에 이런 현상을 줄여주니 불안함 없이 코너를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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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마친 지금, ‘새로운 YZF-R7이 YZF-R6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으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YZF-R6가 부족한 모델이어서가 아니라, 이제 막 미들 클래스에 입문하는 라이더들이 다루기에는 포지션이나 엔진 특성 모두 상당히 까다로운 모델이기 때문이다. 반면 신형 YZF-R7은 포지션은 여전히 까다로운 편이지만, 엔진을 이해하고 다루기 쉬워 적응이 한결 수월하기 때문이다. 즉 엔진과 포지션 양쪽 모두 신경써야 하던 것에서 이제는 포지션에만 적응하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격 측면에서도 YZF-R6에 비해 훨씬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다.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책정되지 않은 상태이나, 야마하 공식 수입원 한국모터트레이딩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가격을 위해 내부에서 끊임없는 토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4월 중으로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그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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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브랜드마다 레이스 레귤레이션에 맞는 4기통 미들 클래스 모델을 단종시키고, 소비자들이 쉽게 다룰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각 모델에 대해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소수의 마니아를 만족시키는 모델보다는 다수의 일반 라이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 브랜드 입장에서는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신형 YZF-R7의 등장은 당연한 부분이긴 한데, 마니아들도 즐겁게 탈 수 있을 정도로 본격적인 슈퍼스포츠 모델인 만큼 기회가 된다면 꼭 시승해보길 권한다. 오래간만에 쉽지 않은 자세로 긴 시간 시승을 진행해 몸 여기저기가 쑤시긴 하지만, 잠시 잊고 있었던 슈퍼스포츠의 재미와 매력을 다시 느끼게 해준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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