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MAHA T-MAX 530, 스포츠 스쿠터의 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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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883회 작성일 14-06-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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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스쿠터를 간편한 이동수단 정도로 생각하고 구입한다. 원래 스쿠터 목적을 떠올려보면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수많은 스쿠터들의 인기가 개념 자체를 진화하게 했다. 운동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스포츠 스쿠터가 바로 그것이다.

야마하 티맥스라는 이름은 모터사이클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들어봤을 법하다. 대형 스쿠터 혹은 스포츠 스쿠터의 대명사처럼 인식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오랜 시간 누려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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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여년 이상 다져온 내실 깊은 메커니즘은 수랭 단기통 530cc, 알루미늄 저중심 프레임, 벨트 드라이브 등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왔다. 타 스쿠터와 확연히 비교되는 점은 섀시다. 일반적인 대형 스쿠터 구성인 철제 강관 크래들 프레임으로 시작했던 티맥스 역사는 ‘스포츠’ 하나에 좀 더 집중한 결과 유례없는 섀시 설계로 열매를 맺었다. 이점 하나만 봐도 티맥스가 단순 스쿠터 영역에서 벗어나려 했음을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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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룩은 날렵한 대형 스쿠터다. 모르는 이가 봐도 단번에 고급스러움을 느낄만한 디테일도 살아있다. 프론트 헤드라이트는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로봇의 마스크와 같은 이미지다. 페어링 일부로 매립된 방향 지시등이나 일체감을 살린 탠덤 그랩바 등 다양한 면모에서 섬세한 설계를 가늠할 수 있다. 특히 테일램프 섹션에서는 수퍼바이크인 신형 YZF-R1의 향기도 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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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하의 자타 공인 역작으로 불리는 티맥스의 주행감은 어떨까? 센터 콘솔 정확히 정 중앙에 위치한 키 홀에 키를 꽂고 돌리면 오각형 느낌으로 샤프하게 다듬어진 계기반 바늘이 한계까지 스캔하며 전자장치를 점검한다. 시동음은 경쾌하다. 기통당 250cc가 넘는 적잖은 크기의 실린더 두 개가 나란히 박동하지만 불쾌한 진동은 잘 걸러냈다. 하지만 빠르게 두근거리는 맥동 덕에 말발굽 소리 같은 여유를 느끼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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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rpm에 고정된 회전계는 스로틀 반응에 다라 스포츠 바이크의 그것처럼 즉각 반응한다. 클러치가 붙기까지 여유가 약간 있지만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툭 툭 튀어나가는 맛에 슬쩍 긴장하게 된다. 섬세하고 날카로운 엔진 반응이야말로 스포츠 모터사이클의 기본이다. 정밀한 엔진 컨트롤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스로틀을 적당히 감으면 가볍게 차체가 전방으로 가속해 나간다. 일체의 저항감이나 차량 무게를 느낄 수 없을 만큼 힘이 넘친다. 특히 정지-출발 가속이 무척 빠르고 예민하다. 말 그대로 슬쩍 감으면 툭 튀어나가는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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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스로틀 해보면 시속 80킬로미터까지는 그야말로 스포츠카 부럽지 않다. 이게 스쿠터가 맞나 싶을 정도다. 시속 120킬로미터가 넘어서면 조금씩 주행풍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엔진이 지치는 시점은 한참 남았다. 시속 160킬로미터에 이르면 가속력이 둔화되기 시작하고 회전수로 버티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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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주행 안전성도 나쁘지 않다. 단거리를 빠르게 달리는 성격이 강한 티맥스는 사실 GT 성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특히 고속에서 요철을 만나면 마치 스포츠카처럼 단단한 서스펜션을 원망하게 된다. 주행에 방해될 정도는 아니지만 정차 시 차체 무게를 감안했을 때 생각 외로 고속에서 가볍게 느껴지는 것은 아쉽다. 물론 지속적으로 한계 속도를 낼 상황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다. 게다가 단단한 서스펜션은 고른 노면에서 반대로 높은  안정감을 선사하기 때문에 손해라고 보기는 어렵다. 모든 부분을 만족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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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딩 코스에 접어들면 비로소 티맥스가 추구하는 바를 단번에 알게 된다. 좌/우로 반복 선회하는 동작이 상상 이상으로 날카롭고 또 매끄럽다. 차량 중량 220킬로그램을 넘는 대형 모터사이클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커브를 탈출하면서 즉각적인 스로틀-엔진 반응이 더욱 빛을 발한다. 정확히 원하는 만큼 가속하고 기울일 수 있는 자신감이 와인딩 로드에서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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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시스템은 최근 유행하는 래디얼 마운트 방식이 아니다. 구형 야마하 스포츠 바이크들이 채용했던 4포트 캘리퍼가 양 쪽으로 장비되어 있다. 브레이킹 성능 자체는 뛰어나지만 최신 스포츠 바이크에 적응되어 있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특히 무서울 정도로 가볍게 움직이는 린 특성이나 톡 톡 쏘는 맛이 살아있는 엔진을 즐기다보면 상대적으로 브레이크 성능에 아쉬움을 토로하게 된다. 사실 스쿠터 카테고리에 한정짓는다면 배부른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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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킹(모터사이클을 기울이는 각) 한계는 스쿠터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높다. 높은 스포츠 성을 살리며 고속을 유지하기에 보통 스쿠터의 기울기로는 커버하기 어렵다. 티맥스는 어지간한 본격 스포츠 바이크와 나란히 달려도 뱅킹각의 한계에 쉽게 닿지 않는다.

와인딩로드 테스트 중 최신 수퍼바이크와 나란히 달렸는데도 템포가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만 욕심내어 타이트하게 달리기 시작하면 높은 여유 속에 수퍼바이크를 압도할 정도로 스티어링이 민첩하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수퍼바이크의 전투 포지션과 달리 도로 상황을 관망하는 듯한 여유로운 포지션 속에 템포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쪽 저 쪽으로 엉덩이를 빼며 숨 가쁘게 앞서 달리는 수퍼바이크와 달리 노면 상황을 살피며 여유롭게 풀 뱅킹 할 수 있는 티맥스가 한층 기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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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템포로 달리다보면 생각 외로 나쁘지 않은 방풍성이 만족스럽다. 전동 조절 따위 되지 않는 전형적인 스포츠 타입 윈드 실드인 건 맞지만 사실상 굳이 조절할 필요를 못 느꼈다. 시트 또한 스포츠 타입으로 안락함을 우선시 하는 여타 대형 스쿠터에 비하면 단단하다. 착좌감은 나쁘지 않으나 장시간 주행하면 가끔 쉬어주고 싶을 때가 있다. 동승자석도 구성이 나쁘지 않으나 부드럽다기보다 매콤한 동력 특성을 가진 파워 트레인 덕에 강력한 가/감속에 여유 있게 버티기는 쉽지 않다. 옵션으로 장착하는 백 레스트(동승자용 등받이)라도 장비하면 한결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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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빠진 배기 파이프는 병렬 2기통을 알아볼 수 있는 2가닥 라인이다. 마지막에 사일렌서에서 하나로 합쳐지는 집합관 형태다. 배기음은 낮은 중저음이지만 강하게 스로틀을 열면 포효하듯 날카롭게 울려 퍼져 존재감이 넘친다. 굳이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해 사일렌서를 교체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타이어는 전/후 15인치로 고속 주행 안정성과 민첩한 스티어링 특성을 타협한 세팅이다. 앞 타이어는 120밀리미터, 뒤 타이어는 160밀리미터로 대형 스포츠 바이크 못지않은 사이즈를 자랑한다. 스쿠터치고 커버하는 속도 영역대가 상당히 넓기 때문이다. 지금에서야 하는 이야기이지만 이처럼 간단히 시속 200킬로미터 가까이 낼 수 있는 스쿠터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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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 용량은 15리터로 정속 주행하면 상당한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최종 구동 방식은 신형 530으로 업그레이드되면서 벨트 드라이브를 채용해 체인 윤활 등 귀찮은 유지 관리가 필요치 않게 됐다. 체인 소음도 없거니와 교환 주기가 되면 신품 벨트로 교체만 해주면 된다. 오너 입장에서 더 이상 손이 가지 않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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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높이는 약 800밀리미터로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시트 넓이가 펑퍼짐해 착좌감을 높인 대신 정차 시 지면에 발을 대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대형 스쿠터가 그렇긴 하지만 시트 쿠션감이 적은 티맥스는 발 착지성이 그리 좋지 못하다. 운전자가 키가 작고 시내 주행이 잦다면 염두에 두는 것도 좋다. 달리기 시작하면 관계없지만 정차 시에는 221킬로그램 중량이 고스란히 부담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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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트렁크는 일반적인 스쿠터와 달리 앞에서 뒤로 열린다. 용량도 적지 않아 풀페이스 헬멧이 들어가고도 공간이 넉넉하다. 그 외에 프론트 패널에 수납되는 용량도 적지 않다. 12볼트 전원 소켓도 기본으로 마련되어 있다. 파킹 브레이크는 왼쪽 핸들에 장착되어 간단하게 작동할 수 있고 출발 시에도 잊지 않고 해제하게끔 위치를 잘 설정해두었다. 오른쪽 스위치 박스에는 요긴하게 쓰이는 비상등 스위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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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향 분리식 프로젝션 라이트는 티맥스 530의 매서운 인상에 한 몫 한다. 크기는 작으나 광량은 충분한 수준으로, 가로등 없는 시골길 야간 주행에도 적합하다. 백미러는 양 쪽으로 크게 튀어나와 있는데 차량 백미러와 절묘하게 맞닿는 위치라 정체된 도심에서 거슬리는 부분이다. 설계 시 보다 넓은 후방 시인성을 위해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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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티맥스는 대형 스포츠 스쿠터의 선구자로써 카테고리를 독식해 왔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 대안으로써 높은 네임 밸류의 BMW C600 스포츠가 있다. 그리고 대만제인 킴코 익사이팅도 완성도를 차츰 높여 현재로써는 크게 흠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 약간 시선을 달리하면 듀얼클러치(DCT)가 장착된 혼다 인테그라도 경쟁 차종이 될 수 있다. 신기술을 집약한 도전적 성향 모델이지만 완성도는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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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티맥스는 티맥스만이 가진 가치가 충분하다. ‘뼈 속부터 다르다’라는 말이 통하는 유일한 정통 스포츠 스쿠터라는 사실이 그렇다. 고 강성 설계를 위해 통짜로 알루미늄 섀시를 쓴 대형 스쿠터는 티맥스뿐이다. 본격적인 스포츠 바이크와 시작을 같이 하는 결정적 증거다. 전/후 50:50 중량 배분에 힘쓴 이유도 같다. 기본 설계부터 철저하게 매뉴얼 바이크와 동일한 스포츠 성향을 갖추기 위한 메커니즘이 가득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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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쟁 기종들의 아성에도 불구하고 티맥스가 연신 해당 카테고리에서 큰소리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정통성 때문이다. 스쿠터가 갖춰야 할 기본 편의성도 고스란히 담은 채 설계를 뒤엎은 전무후무한 모델이다. 티맥스 역사만 되짚어도 소책자 한 권 분량은 나올 정도로 혈통도 진하다. 이미 ‘티맥스’ 자체가 높은 네임 밸류를 갖추게 되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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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즐기는 스포츠라는 뜻으로 ‘데일리 스포츠’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티맥스만큼 그 의미에 부합되는 모델도 많지 않을 것이다. 반복해서 스포츠성이 높은 면모를 강조했지만 기본은 스쿠터이기 때문에 편의성면에서도 점수가 높다. 도로가 깔린 곳이라면 그 어느 곳이라도 빠르고 날카롭게 달릴 수 있는 티맥스는 성능 차이가 확연한 경쟁 상대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간단히 최고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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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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