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DA SUPER CUB, HELLO EVERY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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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식상함을 뛰어넘는 가치를 지녔거나, 필요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혼다 슈퍼커브는 흔한 모델이다. 사실, 슈퍼커브 자체가 국내에 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모델은 쉽게 눈에 띈다. 일명 배달 오토바이로 말이다. 대림자동차의 씨티 시리즈는 모터사이클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눈에 알아볼 정도다.
상용 모터사이클은 연비 좋고, 편하고, 타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장점을 고루 갖췄기에 비슷한 모델이 눈에 띄는 것은 당연하다. 대중적인 선호도를 반영한 가치 있는 모델의 벤치마킹과 대량생산은 시장의 당연한 이치다. 이러한 시장성을 바탕으로 원조 슈퍼커브는 재조명될 가치가 충분하다.
슈퍼커브의 역사는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창기 슈퍼커브 C100이란 모델이 개발된다. 이 모델은 공랭 4스트로크 엔진에 언더본 프레임, 플라스틱 레그실드, 원심 클러치 등 현재의 모습과 흡사한 형태다. 무려 50년 전인데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없는 것이다. 효과적인 형태로 변화의 필요성이 없는 기본에 충실한 모델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듯 출시와 함께 슈퍼커브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판매고를 이뤘다. 뛰어난 마케팅의 효과라고 한들 상품성이 떨어지면 꾸준한 판매로 이어지긴 어렵다.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때문에 현재 혼다의 기반으로 보아도 무방할 만큼 슈퍼커브는 효자 모델로서의 톡톡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편견을 버리면 유의미한 연륜을 자랑하는 슈퍼커브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 마주하듯 바라보면 은근한 귀여움이 묻어난다. 중앙에 사각형 꼴로 자리한 헤드라이트와 양 사이드에 큼직하게 위치한 방향지시등은 서글서글하고 선한 인상이다. 언더본 프레임은 오랜 시간 같이 한 탓인지 클래식한 느낌마저 든다.
메인 프레임과 무거운 엔진을 차체 하부에 장착하는 언더본 특성상 무게중심은 낮다. 때문에 가볍게 느껴지는 차체는 주행이 훨씬 안정적이다. 더불어 레플리카처럼 다리 사이에 위치한 탱크 형상에 따른 차이를 인식할 필요도, 스쿠터처럼 평평한 패널 위에 다소 허전한 느낌을 가질 필요도 없다. 널찍한 레그 실드 뒤에서 주행풍 간섭 없이 달리기만 하면 된다.
계기반은 단순명료하다. 속도계, 연료소비량, 적산거리로 구성해 꼭 필요한 정보만 응집했다. 아날로그식 속도계 하단에는 4단 기어 숫자가 각각 표시됐다. 속도에 따른 기어 교환 기준으로 주행 팁 정도로 보면 된다. 클러치 레버 조작 없이 기어 교환이 가능한 자동 원심 클러치는 운행도 간편하다. 변속기는 4단 로터리 방식으로 1단부터 4단이 순환하는 구조다. 때문에 최고 기어인 4단에서 중립인 뉴트럴을 거쳐 바로 1단 기어로 바꿀 수 있다.
왼쪽 핸들에는 경적과 방향지시등이, 오른쪽에는 셀 스타트 버튼과 앞 브레이크 레버가 있다. 시동을 걸면 단기통 특유의 진동이 발랄하게 통통 거린다. 109cc의 엔진에 8.0ps출력은 시내 주행에 부족함 없는 수준이다. 스무스한 가속과 함께 시속 20킬로미터에 다다르자 기어 변속을 요청하듯 진동소리가 커진다. 속도계에 표시된 기어 변속 기준은 타이트한 편이라 안락한 주행을 선호한다면 2단 시속 40킬로미터, 3단 시속 60킬로미터, 4단은 시속 70~80킬로미터에서 변속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속 100킬로미터까지는 무난한 가속을 보인다. 그러나 시속 80킬로미터가 넘어가면 손끝을 간질이는 진동이 느껴진다. 그 이후 가속구간은 더디게 속도가 오른다. 때문에 실영역 범위는 넉넉히 시속 70킬로미터 정도까지 보면 된다. 브레이크는 전후 드럼 방식이다. 앞 브레이크만 사용한다면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뒤 브레이크를 적절히 혼용하면 제동성능도 나쁘지 않다. 시내 주행 시 부족함 없는 정도다.
더불어 735밀리미터의 낮은 시트고와 100킬로그램의 가벼운 중량은 신호대기에 따른 잦은 정차에도 부담이 없다. 덕분에 신장이 작거나 다소 힘이 부족한 여성들이 타기에도 적합하다. 휠은 보기에 예쁜 와이어 스포크 휠 대신 실용성 높은 캐스팅 휠을 채용했다. 날렵한 폭의 타이어는 조향에 유리하며, 17인치의 큼직한 캐스트 휠은 웬만한 방지 턱을 거뜬히 넘긴다.
넉넉한 핸들 조향각 덕에 좁은 길에서도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 서스펜션 특성 또한 도심 속 자연스러운 주행 흐름에 문제없다. 넉넉한 사이즈의 앞뒤 휀더는 노면 위 이물질이 튀어 올라도 잘 막아준다. 쭉 뻗은 머플러와 시트 하단에 위치한 주유구는 깔끔한 디자인을 완성한다. 배터리 방전에 대비한 킥 스타터를 채용해 비상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리어 시트부는 넉넉한 사이즈의 캐리어가 기본 장착되어 있어 짐을 싣기 쉽다. 혹은 2인 승차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리온 시트를 옵션 장착하면 잠시 동안 동승자를 태워 이동할 수도 있다.
다양한 장점 중 최고를 뽑으라면 단연 연비다. 리터당 63.5킬로미터를 이동할 수 있는 놀라운 연비는 상용 모터사이클의 대명사를 이룬 이력을 수긍케 한다. 4.3리터 탱크를 가득 채우면 우리나라 끝에서 끝까지 주행할 수 있을 정도다. 두세 번의 주유면 전국 일주도 도전해볼 만하다. 또한 다양한 애프터 마켓 파츠로 개성 있는 연출도 가능하니 ‘배달용 바이크’에 대한 편견이 두렵다면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출시 당시부터 내구성과 경제성 등 많은 장점으로 현재까지 명맥을 잇는 혼다 슈퍼커브. 그간 너무나 일상화된 친숙함에 본질을 간과한 편견은 이쯤 되면 털어버릴 법도 하다. 상용으로만 사용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모델이기 때문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특유의 친절함을 발휘하는 슈퍼커브가 다양한 사람들에게 편견 없이 활용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글
김정아 kja)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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