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R1200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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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1,040회 작성일 14-11-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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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갈 수 있는 모터사이클은 얼마든지 많다. 최근 기술이 발달해 어지간한 저배기량 바이크로도 전국일주는 거뜬한 수준까지 올라섰기 때문이다. 반면 그 과정의 질에 대해서 논하려면 한참 멀었다. RT는 그 과정의 소중함을 잘 아는 바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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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이미 히트를 치고 있는 K1600시리즈를 빼다 박았다. 순진해 보이는 엔진아이를 중심으로 고광량 듀얼 헤드라이트, 그리고 양쪽으로 위치한 턴 시그널 램프를 포함한 프론트 페어링은 더욱 우람한 크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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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직한 실루엣은 그대로 유지하되 날카로운 이미지의 디테일이 가미됐다. 전반적인 시스템 변화는 거의 없지만 대표적으로 엔진이 바뀌었다. 엔진은 누가뭐라해도 모터사이클의 심장이다. 강력한 파워를 더한 수랭 박서 엔진은 R로 시작되는 박서 엔진 체계의 라인업에 대부분 채용되어 호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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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R1200RT는 개량된 수랭 박서 엔진의 큰 수혜를 본 대표 기종 중 하나다. RT가 그간 추구했던 편안한 투어링을 넘어 이제는 더 큰 세상을 넘나들려 한다. 모터사이클의 대부분이 엔진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정확히 짚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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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박서 엔진은 수평 대향 2기통 레이아웃의 특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배기량은 1,170cc에 이르며 최대 출력은 125마력, 토크는 13kgm을 살짝 밑도는 정도다. 기존의 테마가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주로 했다면 이번 신형 엔진을 탑재하면서 성격이 꽤 많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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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를 넣고 출발하자마자 매끄러운 엔진 필링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하지만 토크는 더욱 매섭게 바뀌었다. 순간적으로 바이크를 툭 밀어내는 힘은 확실히 공랭 엔진을 썼던 예전보다 낫다. 기어를 올리며 강력하게 가속을 시작해보면 파워에 대한 갈증은 이제 먼 이야기가 됐음을 깨닫게 된다. 한계 회전수까지 매끄럽게 도는 필링은 속도감마저 잊게 만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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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약 3,000rpm에서 폭발적으로 솟아나오는 토크가 비교적 고회전인 6,000~8,000rpm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이 놀랍다. 공랭 엔진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감각이다. 속도가 시속 200킬로미터에 가까워져도 가속감은 지치는 구석이 없다. 정신없이 가속하다 속도를 줄여 평온한 시속 80킬로미터로 유유히 항해하듯 달리면 그야말로 유람선을 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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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딩 로드에서의 실력도 여전히 발군이다. 수평대향 2기통 엔진은 거의 저항없이 차체를 좌/우로 기울일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텔레레버는 한계점을 알기 어려울만큼 다듬어져 있다. 조향과 완충 장치를 완벽에 가깝게 분리한 서스펜션인 텔레레버는 이제 로드스터인 R1200R이 텔레코스픽으로 전향하면서 RT가 가진 큰 특징으로 남게 됐다. 강한 브레이킹에서 버텨주는 응집력은 텔레코스픽 방식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적극적인 피드백이 적은편이긴 하지만 승차감 우선인 투어러 세팅이라면 텔레레버가 득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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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계기반은 아날로그 중심의 레이아웃은 그대로다. 큼지막한 속도계를 중심으로 타코미터,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디스플레이가 나열되어 있다. 특히 컬러 디스플레이는 보기에도 편안하고 주행 중 빠른 정보 습득이 쉬워 큰 장점이 된다. 핸들 좌/우로는 그야말로 풍요로운 전자장비 버튼들이 가득 담겨 있다. 크루즈 컨트롤, 전동 윈드 스크린, 히팅 그립, 히팅 시트, 패니어 케이스 락, 안개등, 라이딩 모드 셀렉터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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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많은 장비들을 다 쓰기나 한담?’이라고 생각한다면 ‘쓰고말고’라고 답할 수 있다. 실제 라이딩 중 불필요한 장비는 저 가운데 한 가지도 없다. 하나하나가 요긴하게 쓰인다. 특히 방풍을 돕는 스크린은 주행 중 속도에 맞춰 버튼 하나로 조작하는 것이 편리하다. 크루즈 컨트롤은 음악을 들으면서 여유롭게 정속주행할 때 잘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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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팅 그립이나 히팅 시트는 온도가 조금이라도 내려가 으슬으슬할 때 세상부럽지 않은 안락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한다. 라이딩 모드 셀렉터는 스포츠 모드를 넘나들며 와인딩을 공략할 때 거친 본능을 일깨우는 데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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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러답게 덩치도 크고 무게도 무겁지만 시트에 앉으면 위압감이 적은 것도 RT의 매력중 하나다. 시트고는 일반 805~825밀리미터로 조절가능하며 옵션품목으로 로우 시트와 하이 시트가 준비되어 체형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 하지만 시트고가 부담스럽다고 지나치게 낮은 높이로 세팅하는 것은 비추천이다. 그러면 풋 스텝과 시트가 가까워져 무릎이 부담스럽게 접힌 상태로 라이딩해야할 수 도 있다. 장거리를 다닐 때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이 되도록 세팅하는 것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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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니어 케이스는 풀페이스 헬멧이 수납될 만큼 큰 용량을 자랑한다. 톱 케이스에는 헬멧이 무려 두 개나 거뜬히 들어간다. 조작도 쉽다. 한번만 따라하면 그 어느 기계치라도 내것처럼 다룰 수 있게 된다. 동승자에게는 커다란 크기의 톱 케이스가 든든한 허리 받침대가 되기도 한다. 장거리 여행에서 동승자만 피로를 호소한다면 그것도 곤란한 일일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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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R1200RT는 ‘편안함’과 ‘안락함’의 아이콘이었던 투어러에게 ‘화끈함’을 더했다. 스포츠 라이딩도 어느 정도 소화할만큼 강력해졌다. 이 커다랗고 둔해보이는 덩치로도 스포츠 주행을 일삼을 수 있다는 건 BMW 모토라드가 주는 축복이다. 가격은 29,100,000원이다. 얼핏 값비싼 사치품같긴 하지만 이 모델 하나로 전국을 누빌 생각을 하면 가슴설레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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