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SYM 피들III, 춘천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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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들은 자그마한 크기의 125cc 스쿠터다. 이렇게 귀엽고 깜찍한 스쿠터를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도심에서의 이동수단이나 패션 아이템 정도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게 생각한다. 125cc면 달리기에 충분하다는 생각. 그래서 무작정 떠나보기로 했다. 저 멀리 강원도로!
금강산도 식후경
라이딩과 허기짐은 불가분의 관계다. 수치의 정확성은 판단하기 어렵지만, 운전에 일정량의 칼로리가 소모되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모터사이클 동호회에서 투어의 끝은 맛집으로 이어진다. 이륜차에 주유를 하듯 라이더에게도 양질의 음식을 넣어주는 것이 응당 도리로 여겨진다.
이번 춘천 투어가 결정 난 뒤, 도리를 다하기 위해 최종 목적지에서 맛볼 수 있는 특산물 검색에 나섰다. 역시나 춘천은 닭갈비 아닌가. 물론 서울에서도 닭갈비는 손쉽게 취할 수 있는 음식이다. 그러나 현지에서 그 지역 대표 음식을 먹는 것은 맛을 떠나 또 다른 즐거움이 곁들여진다.
고심 끝에 으레 철판에서 익혀지는 닭갈비와 달리 숯불로 익히는 것을 먹기로 했다. 철판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볶음밥을 포기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지만, 닭갈비 본질의 맛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125cc 스쿠터인 피들3로는 꽤 장거리인 편이라 다소 힘들었던 여정을 위로하기 위해 시식에 나섰다. 숯불이라 화력조절이 어려웠지만 원초적인 육질과 불 맛이 어우러지는 맛이란.
볶음밥의 아쉬움은 막국수로 달랬다. 계란 반쪽과 감칠맛 나는 양념, 잘게 잘린 김을 섞어 입안에 넣으니 이만한 호사가 없다. 오는 내내 시야를 가득 채웠던 아름다운 풍경과 현지를 대표하는 맛깔 나는 음식이 더해지니 라이딩에서 비롯되는 또 다른 즐거움에 새삼 감사하기까지 하다. 라이딩도 좋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고 느긋하게 경치를 만끽하며 복귀하는 것으로 피들3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았다.
호반의 도시 춘천 명소 다니기
춘천을 향하는 경춘국도를 따라 라이딩이 시작되면 이전에 미처 살펴보지 못했던 풍광들이 보인다. 배기량의 한계를 느낄 수 있지만, 적당한 휴식시간만 보장된다면 지금은 경강역까지 금세 도착한다. 경강역은 옛 경춘선 예쁜 모습을 갖고 있는 역중 하나다. 지금은 폐역으로써 기차가 정차하지 않지만, 영화 편지의 주요배경지로 유명하다. 또 레일바이크도 이용할 수 있어 서울근교 데이트 코스로 손꼽힌다.
경강역을 둘러보다보면 피들3도 다시 달릴 수 있는 준비를 끝마쳤다. 춘천으로 가는 길 김유정 문학촌에서 한 번 더 멈춰 섰다. 이곳은 강원도 춘천의 자랑이라고 불리는 소설가 김유정의 생가를 복원한 곳이다. 우리는 사전에 관람예약을 하지 않아 자세한 해설을 듣지 못했지만, 예약한다면 자원봉사자와 함께 자세한 해설을 듣고 관람할 수 있다.
호수와 봉긋한 산으로 둘러싸인 춘천에 도착했다. 둘러보던 중 호수별빛축제가 현재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사실을 알았다. 올해 5회를 맞이한 이 이벤트는 이곳의 대표축제로 자리 잡았다. 춘천MBC사옥 인근에서 진행되는 이 행사는 올해 말일까지 진행한다고 하니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다면 방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경춘선 전철과 ITX 열차를 타고 온다면 꼭 들리는 춘천역에 도착했다. 비록 피들3와 이번 투어를 진행했지만, 연인과 함께 또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은 여행객이 방문한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피들로 라이딩의 묘미를 느껴보자
와인딩 로드는 스포츠 바이크의 전유물이 아니다. 엄연히 누구나 달릴 수 있는 공공 도로다. 피들은 클래식 스타일 스쿠터이지만 가벼운 무게 덕에 가속이 느리지 않다. 공랭 엔진은 10마력도 안되지만 작은 차체를 달리게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의암댐은 춘천가는 길목에 위치한 대형 댐인데, 이 곳 경치가 그야말로 ‘절경’이다. 강을 중심으로 오가는 도로가 둘러싸고 있는 형태인데 한 눈에 봐도 천혜의 와인딩 로드다. 구불구불한 숏 코너를 즐겁게 돌고 있다보면 한 켠으로 시원한 강가가 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기 위해 쉴드를 열어 공기를 마셔보면 그렇게 향긋할 수가 없다.
이 맛에 피들을 타는구나, 싶을만큼 상쾌한 길이다. 누군가 춘천 올일이 있다면 꼭 의암댐을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다. 연비도 좋고 원할 때 달려주는 피들이 기특하다. 다음번에는 꼭 애인과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피들로 춘천을 간다고 했을 때 말리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얼른 생각해도 무리에 가까웠다. 하지만 우리는 즐겁게 다녀왔다. 중간에 갑자기 비가 내리긴 했지만 당황하지 않고 때를 기다렸더니 금세 맑은 하늘이 됐다. 스쿠터 여행은 무엇보다도 ‘여유’가 테마다. 작은 엔진을 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하고 마음 편하게 다녀오면 이것보다 즐거운 여행도 없겠다. 스포츠 바이크가 옆을 추월해도 흔들리지 말고 길을 터주자. 비가 오면 쉬어가고 배고프면 먹고 가자. 졸리면 자고 내일 가면 된다. 피들도 엄연히 심장이 뛰는 ‘탈 것’이다. 유의할 점은 하나, 여유를 갖는 것 뿐 이다.
글
모터사이클 팀 kja)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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