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01] 스즈키 GSX-S1000F, 경량 스포츠 투어링 바이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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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1,063회 작성일 15-10-0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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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GSX-S1000F. 이 모델은 일전에 시승했던 GSX-S1000의 형제 모델이다. 즉 GSX-S1000이 스트리트 파이터형의 원본이라면 이 바이크는 투어링 콘셉트를 약간 더한 스포츠 바이크다. 풀 페어링을 더해 차체를 감싸놨고 그 덕에 주행풍을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게 됐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일단 이런 부분이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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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두 바이크를 세워놨더니 색깔이 화려한 GSX-S1000보다도 풀 페어링이 있는 이 녀석이 더 눈길을 받는다. 역시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덩치 크고 날렵한 녀석이 더 인기다. 하나의 헤드라이트를 가진 스트리트파이터 GSX-S1000은 일반인들의 눈에는 평범해 보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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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붉은색으로 치장한 GSX-S1000F는 스포츠 투어링을 떠나기에 적합해 보였다. 뭐 내실은 이미 지난 달 시승했던 원본과 다를 바 없으니 별 감흥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단지 잠깐 비교해 타 본 느낌으로는 그냥 좀 더 무거운 느낌이라는 정도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모델을 가지고 스포츠 투어링을 제대로 즐겨보기로 했다. 레이서 레플리카같은 포지션의 압박감도 없고 레이싱 슈트도 필요없다. 편하게 즐기는 스포츠 바이크를 염원하던 나에게 아주 좋은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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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음은 역시 똑같다. 당연하지만 엔진과 섀시 등 페어링을 제외한 모든 구성 파츠가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출발할 때부터 핸들부가 약간 묵직한 느낌이다. 이건 저번에도 잠시 느껴봤던 부분이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차이가 크다는 걸 알았다. 웬걸, 지난달에 시승기에 피력했던 가장 쾌적한 속도의 상한선 160km/h까지 올려도 차체가 뜨는 느낌이 안 든다. ‘이거 뭐지? 같은 바이크에 껍데기만 바꿔놓은 버전 아니었나?’ 착각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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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느낌은 풀 스로틀로 세차게 가속할 때 더욱 크게 와 닿는다. 노면이 조금만 불안해도 프론트 휠이 툭툭 노면을 스치며 핸들이 떨던 것과는 다르다. 분명 같은 노면을 달리는 조건인데 다른 바이크를 탄 느낌이다. 속도를 더할수록 차체가 가볍게 느껴졌던 GSX-S1000과는 달리 꽤 묵직하게 앞을 잡아주는 느낌이다. 덩달아 속도에 대한 자신감을 더해주는 건 바람을 꽤 막아주는 프론트 카울 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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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 스크린은 사실 작은 크기다. 이 정도로 방풍성능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애프터 마켓 제품을 장착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일단은 순정품을 위주로 제대로 경험해보는 것이 목표. 당분간은 이대로 달릴 예정이다. 저속에서의 스티어링 응답도 꽤 다르다. 천천히 유턴을 해보면 잘 드러나는 특성인데, GSX-S1000이 마치 가벼운 400cc 바이크 정도의 느낌이라면 이 바이크는 비로소 리터급 같은 느낌이 든다. 그만큼 묵직하고 움직임이 매순간 절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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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특성은 장거리를 떠나는 투어링을 즐기는 용도로 적합하다. 아무래도 의도적인 듯 하다. 사실 헤드램프나 계기반 등 무게가 꽤 나가는 파츠들이 프론트 포크에 매달린 형상의 원라이트 네이키드 바이크는 그런 파츠들의 무게 영향을 받는다. 크진 않지만 핸들 마운트 된 백 미러도 마찬가지로 풍압을 받으며 미세하게 저항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헤드램프나 계기부가 프론트 페어링에 포함되고, 페어링은 차체 프레임에 마운트 된 형태가 바로 GSX-S1000F와 같은 형태다. 이런 특성은 아무래도 핸들링에 저항이 되는 요소가 적다. 가볍게 세팅하기 좋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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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풀 페어링 바이크인 경우 보통은 가벼운 핸들링보다는 고속 주행을 염두한 정직하고도 예고된 핸들링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슈퍼스포츠라면 예외겠지만, 투어링 바이크의 경우는 예민한 감각의 핸들링 특성이 득될 일이 없다. 잠깐 와인딩을 즐기고 마는 용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특성이 오히려 GSX-S1000에는 잘 살아있다. 잠깐 흠뻑 땀에 젖을 만큼 화끈하게 라이딩을 즐기고 마는, 이를테면 짧고 굵게 즐기는 타입이라면 GSX-S1000같은 스트리트 파이터가 적격이다. 이는 사람 취향마다 다르다. 단순히 생긴 것이 날렵하다고 더 경쾌한 핸들링을 가질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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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X-S1000F는 고속 순항성이 더 좋다. 같은 속도라면 이 쪽이 훨씬 편안하고 안심감이 크다. 왠지 취향도 점잖아서 못해도 30대 이상의 투어링을 즐기는 오너가 어울릴 것 같다. 슈퍼바이크의 엔진을 그대로 심어놔 파워는 짱짱하다. 편안하게 슈퍼바이크를 즐기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딱 맞게끔 설계돼 있다. 핸들 포지션은 와이드 팻바를 그대로 달아놔 적극적으로 컨트롤하기도 쉬울뿐더러 허리도 거의 꼿꼿이 펼 수 있다. 물론 키가 작으면 덜 그렇겠지만, 시승한 기자의 키가 175cm정도였는데 보통의 네이키드 바이크보다는 약간 핸들이 멀어 어깨가 쭉 펴지지만 허리 자세는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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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음이 좋은 이 바이크는 순정 타입으로 충분히 존재감이 가득하다. 아이들링은 중저음으로 채워지고, 4,000rpm이 넘어가면서 괴수의 포효로 바뀐다. 8,000rpm이상 되면 슈퍼바이크가 흔히 뿜는 앙칼진 고양이 소리가 난다. 6단으로도 어느 상황에서나 가속하는 토크풀한 면은 이 엔진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생각나게 한다. 2015년인 지금도 칭찬해 마지않을만한 2005년식 엔진. ‘울궈먹는다’고 폄하했던 사람도 타 보고나면 말이 없어지는 이유가 있다. 10분 정도만 타보면 안다. 핵심은 4기통답지 않게 전 영역에서 꽉 짜여진 토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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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이크라서 그렇긴 하지만 12V 아울렛 하나정도 순정으로 넣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도 있다. 트랙션 컨트롤이나 ABS같은 장비는 충실해서 좋다만, 편의장비는 일절 없다. 그래서 1500만 원대 근처 가격으로 나올 수 있었긴 했지만,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히팅 그립하나 없다는 것은 슬프다. 사실 라이더들은 이런 사소한 이유로 겨울만 되면 바이크를 봉인하고 봄 되면 해제한다. 정 아쉬우면 옵션을 더하면 되긴 하지만 내가 알아서 하는 것과 원래 달려있는 것은 기분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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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투어링을 만끽할 요량보다는 일단 이 녀석과 친해지기 위한 시간을 가져봤다. 가을 날씨이긴 하지만 햇볕이 없으면 금새 오들오들 추워질 정도로 겨울이 성큼 오고 있다. 투어링하기 가장 좋은 가을이 이리도 짧다니 아쉽지만 파주 일대로 투어링을 짤막하게 떠났다. 노랗게 물든 벼가 문득 가을임을 와닿게 한다. 아직 추석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시골마을에는 시끄러운 모터사이클 소리가 어울리지 않는 듯해 나도 모르게 시동을 끄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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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뻗은 길에서 끝까지 스로틀을 감으니 슈퍼바이크가 가진 거친 모습이 드러난다. 광고 이미지에서 봤던 호랑이 이빨을 드러내듯 앞 바퀴가 슬쩍슬쩍 들리며 ‘미친 듯’가속한다. 생긴건 순둥이 같은데 실력은 베테랑이다. 외유내강 타입의 이 바이크가 점점 맘에 들기 시작한다. 예전이라면 이런 긴장감을 즐기기 위해 단단한 가죽갑옷을 입고 허리를 바짝 수그리고 달려야만했다. 힘들고 괴롭지만 ‘열정’하나로 달렸다. 그러다보니 더 과속하게 되는 것도 그렇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흥분했던 것 같다. 천천히 달려 가속하지 못하면 몸이 힘드니까 아무래도 그렇다. 트랙에서 달리는 것이 태생인 모델을 공도에서 타니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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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토크 가득한 슈퍼바이크 엔진을 다루니 혈기가 다시 도는 듯하다. 한 가지 고백하자면, 2005년 GSX-R1000이 발매됐을 때 누구보다도 빨리 매장에 가서 실물을 구경했다. 물론 금방 계약서에 싸인할 것 같은 표정으로 말이다. 그 땐 그래야 대접받을 수 있었다. 그 때 기억이 다 나지는 않지만 엔진을 한번 켜보고 압도됐던 느낌만은 생생하다. 말문이 막히는 카리스마였다. 건조하고 낮은 음색으로 걸걸 거리다가 스로틀을 퉁기면 마치 맹수가 콧바람을 뿜는 것 같았다. 시트고에 있어서만큼 자상했던 스즈키는 막상 달리기 시작하면 자상함과는 꽤 딴판이었다. ‘어디 해볼테면 해봐라’식 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런 바이크를 이렇게 순하게 다듬어 놓다니 감개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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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이 편안하니 와인딩 로드를 달리는 기분도 색다르다. 엔진은 짱짱한데 내 발가락 밑에 있는 기분이랄까. 그만큼 조련하기 쉬워졌다는 뜻이다. 트랙션 컨트롤을 3단계까지 바짝 조여놓으면 조금만 미끌해도 바로 자세를 잡아준다. 승용차의 자세제어장치처럼 강박적이다. 1단계로 해놓으면 종종 놀라지만 결코 불쾌하지 않은 수준이다. 잘 모르겠다면 2단계에 고정해 놓고 신경 끄고 타도 좋다. 모래가 깔린 곳에서 특히 트랙션 컨트롤은 역할을 잘 해낸다. 모든 라이더의 적, 도로 위의 모래, 물웅덩이 등에서도 한층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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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년 동안 함께 할 이 바이크는 스즈키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높은 파워, 정교한 엔지니어링, 출력효율... 4기통만한 게 없다는 이미지의 스즈키 기술력을 대표하는 슈퍼바이크 GSX-R1000을 즐겼던 젊은 마니아들이 나이 들어도 여전히 스즈키 엔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바이크가 바로 GSX-S1000/F 시리즈다. 세월이 흘러도 ‘그래도 엔진은 스즈키’라고 외쳐 온 충성도 높은 스즈키 마니아들에게 주는 선물과 같은 모델이다. 스즈키 전 회장 스즈키 오사무 씨가 ‘그동안 허리 아팠지? 이제 허리 펴고 타렴’이라고 얘기하는 듯 하다. 앞으로 1년간 스트레스 킬러가 될 이 바이크, 다음 달에는 이 녀석과 뭘 하고 놀지 즐거운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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