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패키징 로드 어드벤처, 야마하 MT-09 트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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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612회 작성일 15-09-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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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어드벤처. 사실 이런 이름의 장르는 없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다보면 자연스레 하나의 장르가 된다. 자유로운 이미지의 어드벤처 바이크를 표방했으나 엔진이나 섀시의 성격이 누가보아도 아스팔트 로드를 공략하기 위한 것, 그런 종류를 누군가가 로드 어드벤처라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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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바이크들의 특징은 모태가 로드 스포츠 바이크라는 것이다 MT-09 트레이서의 모체는 당연하지만 MT-09다. 오래전 유행했던 3기통 엔진을 부활시키면서 야마하가 이색적으로 내놓은 고출력 엔진을 채용한 이 모델은 공개 즉시 많은 찬사를 받았다. 특히 원가 상승요인을 엔진을 비롯 다양한 부분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성능 상으로는 현재 나온 최신식 바이크들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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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은 전무후무한 파격적인 것이었으며 개성이 만발했다. 짧게 말해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동급보다 한 수위였다. 높은 파워이지만 다루기 쉬운 라이딩을 추구했다. 전자제어 스로틀의 민감하고도 매콤한 반응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다. 처음 MT-09를 시승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 형태 이대로 방풍용 페어링만 더해도 상당히 팔릴 것이다’라는 것이었는데, 머잖아 그것이 현실이 됐다. MT-09 트레이서가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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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09 트레이서의 인상은 매섭다. 로드스포츠다운 날렵한 몸매가 인상적이다. 군살 없이 탄탄한 트랜스포머 로봇같다. 한편 어드벤처같은 면모도 충분히 드러난다. 넓고 당당하게 펼쳐진 굵은 핸들바가 그렇고, 방풍 기능을 발휘할 핸드 프로텍션 가드나 높은 높이의 윈드스크린, 그리고 리어 프레임 위로 드러난 여행용 패니어 케이스 스테이가 그렇다. 시트는 또 어떤가, 너무나 푹신하고 안락해 보인다. 작은 차체 속에 필요한 것들을 오밀조밀 적절히 구성한 모습에 일제다운, 야마하다운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한눈에 봐도 실용성위주의 설계이면서도 그 안에 디자인 요소를 심심치 않게 잘 녹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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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MT-09에서 맛봤던 병렬 3기통과 같은 것이다. 단지 세팅이 좀 더 부드럽게 투어러지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직접 시험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STD(스탠다드)모드로 지정한다. 엔진 출력은 세 가지로 바꿀 수 있는 STD가 일상적으로 많이 쓰는 표준모드라고 보면 된다. 스로틀 반응은 무척 부드럽다. 1단부터 부드럽고도 안정적인 토크가 느껴진다. 이 정도면 가다 서다하는 시내주행상황에도 피곤함이 거의 없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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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모드로 바꿔본다. A모드는 MT-09의 경우 스로틀링이 아주 민감하고 토크가 즉각적이라 새삼 놀랬던 기억이 있다. 트레이서는 이 것 또한 약간 순하게 다듬은 느낌이다. 풀 스로틀하면 순간적으로 115마력을 어김없이 땅바닥에 토해낸다. 하지만 풀 가속할 때마다 앞뒤로 쭉쭉 밀리던 엉덩이가 기존과 달리 편안하게 차체와 하나가 된다. 니그립 홀딩성도 무척 훌륭하고 무엇보다 시트가 푹신하고 가/감속을 잘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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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 포지션도 아주 자연스럽다. 라이더 쪽 연료탱크 부위가 다듬어져 있어 허벅지가 거슬리지 않고 무릎사이로 차체를 지지하기 좋다. 3단까지만 풀 가속해도 이미 180km/h를넘어선다. 파워에 대해서는 아쉬울 점이 없다. 이미 이 3기통 엔진 퍼포먼스는 일찍이 감탄한 적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억센 파워를 어떻게 순화했느냐다. 단지 가지고 노는 짧은 라이딩 타임의 놀이기구가 아닌 투어러 성격을 내포한 트레이서는 그런 점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A모드에서의 자극성은 MT-09에 비해 훨씬 어른스럽게 다듬어져있다. 앙칼진 고양이에게 고삐를 채운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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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무척 부드럽다. 차량통행으로 혼잡했던 시내를 주행하면서 느낀 점은 마치 125cc 스쿠터같이 깃털같은 느낌의 스티어링. 어떻게 이 세그먼트에서 이런 핸들링을 연출했는지 신기할 정도다. 출발도 버터처럼 부드럽고 시속 80km/h까지의 저속 서스펜션 반응은 감동적인 수준이다. 노면 충격 흡수력도 능숙하다. 운전자에게 최소한의 느낌만 전달하고 달리는 데에 스트레스를 거의 안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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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20km/h에서도 엔진은 거침없이 가속한다. 서스펜션은 여전히 부드럽게 작동하고 노면에 거치적거리는 장애 요소들은 거의 걸러낸다. 브레이킹도 비슷한 세팅이다. 신경질적인 면모를 거의 없앴고 부드럽게 속도를 줄이기 시작한다. 이는 소프트 지향 서스펜션의 영향도 있다. 라이더의 헬멧 쪽으로 오는 주행풍을 거의 차단하고 있던 윈드스크린은 3단계로 조절이 된다. 폭이 좁은 탓에 어깨로 치는 바람은 어쩔 도리가 없지만 헬멧이 흔들리지 않으니 고속 주행 속에서도 상당히 스트레스가 저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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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포지션과 넓게 열려있는 상체 포지션 덕에 언제 어느 상황에서라도 돌발 요소에 대응하기가 좋다. 급히 끼어드는 자동차가 있어도 충분히 감속한 뒤 여유롭게 차체를 제어해 방향을 수정하기도 편하다. 시야가 넓기 때문에 언제나 도로 상황을 한 발자국 앞서 인지할 수 있는 점도 좋다. 어드벤처 바이크가 인기를 끄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다. 중요한 점은 트레이서가 어드벤처 바이크들이 가진 기본적인 장점을 한 개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강력한 동력성능과 가벼운 무게로 운동성의 이점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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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딩 코스에서의 트레이서는 어떨까. 구불구불 좁고 넓은 커브길을 함축한 중미산 와인딩로드를 찾았다. 2단과 3단만으로 충분히 아드레날린 터지는 토크를 느끼며 달릴 수 있는데, 그 와중에도 상당한 여유가 넘친다. 서스펜션이 부드럽기 때문에 차체 거동이 일순간 변하기보다는 친절하게 운전자에게 미리 예고를 보낸다. 코너 탈출시 과도하게 가속해서 그립을 잃으면 확실하게 피드백 해 온다. 그래서 어느 정도까지 달려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준다. TCS와 ABS는 실시간으로 작동하지만 언제 작동하는지 눈치 챌 수 없을 정도로 교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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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반은 신형 슈퍼테네레가 채용한 것과 같은 디자인이다. 랠리 바이크의 그것처럼 무척 넓고 큰 디스플레이가 펼쳐져 있다. 속이 다 시원한 레이아웃이다. 시인성은 매우 뛰어나고 조작하기도 쉽다. 연료탱크는 18리터를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장거리 투어링을 목표 삼았다. 스탠다드(STD)모드로 유유자적 달린다면 대형 투어러 못잖은 거리를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자는 거의 모든 구간을 A모드로 달렸기 때문에 좋은 연비 덕을 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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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앞서 말했듯 무척 푹신하고 편안하다. 인체공학을 염두한 디자인이면서도 랠리 바이크의 시트를 상당히 참고했다고 한다. 동승석 시트도 마찬가지로 안락하다. 더욱이 운전자 시트는 높낮이가 수동 조절된다. 본인 키에 맞게 편안한 위치로 조절하면 더욱 만족감이 클 것이다. 센터 스탠드는 옵션이 아닌 표준 장비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어드벤처 바이크라면 간단한 정비를 위해 당연히 갖춰야 할 파츠다. 기본가 절감을 위해 이를 옵션으로 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소지품을 수납하기 위한 여행용 패니어 케이스는 추가 가능한 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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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서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가득 담고 있다. 대배기량 모터사이클이 갖춰야할 폭발적인 파워, 그리고 세련된 디자인. 깃털같은 움직임과 기본적인 ABS, TCS 장비 등 지금 시대의 모터사이클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했다. 요즘말로 야마하의 ‘취향저격’이라 할 수 있다. 더 군침돌게 하는 것은 이 패키지의 가격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1,400만원 아래로 묶은 가격에 어드벤처 바이크 패키지를 부족함없이 누릴 수 있다는 점은 누구나 한번쯤 관심 갖게 할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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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의 순수한 어드벤처란 온/오프로드를 모두 달리는 스타일의 터프가이 바이크다. 그 자리는 중량급 어드벤처 바이크 슈퍼 테네레가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준 랠리바이크 수준의 660Z 테네레 또한 존재감이 크다. 존재감은 멋지지만 현실적으로 순수 어드벤처를 원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대부분 현실에서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를 달릴 뿐 큰 덩치의 어드벤처를 가지고 오프로드 라이딩스킬이 전무한 상태로 흙을 밟는다는 건 무리다. 비교적 친근한 온로드를 달리는 편이 더 부담없고 즐겁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트레이서 같은 로드 어드벤처 바이크들은 그런 점을 꿰뚫고 만들어진 바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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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의 유연함이나 TCS의 기민한 작동감을 확인하니 오프로드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도 들긴 한다. 트레이서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비포장 도로 수준의 길은 충분히 주파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본 무대가 흙은 아니라는 뜻이다. 퍼센트로 나누자면 온로드 80% 오프로드 20% 정도다. 기회가 되면 길을 가리지 않는 트레이서의 면모를 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 전에 타이어를 미끈한 온로드용 대신 좀 더 투박한 놈으로 바꾸고 넘어져도 페어링이 깨지지 않는 가드류를 추가해야 마음이 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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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트레이서를 두고 기존 MT-09의 화끈한 성능을 훨씬 넓은 범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확장성에 초점 맞추고 싶다. 이렇게 실속 넘치는 패키징에 1,400만 원 언더 가격이라는 건 상당한 메리트다. 만약 거품 많은 브랜드라면 두 배 가까이 받을 수도 있는 구성이다. 누군가 실용적이면서도 보기에도 좋은 레저용 바이크를 추천한다면 트레이서를 가장 먼저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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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비 가치를 논하기 좋은 일제 바이크들이 요즘 많이 나온다. 야마하는 3기통 엔진을 출범한 이후로 이러한 분위기를 계속 진두지휘하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신 모델이 나올지 궁금하다. 야마하는 화려하고 값비싼 명품보다는 정말 사고 싶은 바이크를 만들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요즘 야마하의 행보가 무척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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