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자동차 스티저와 함께 여유 있는 주말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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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무료하게 느껴질 때, 모터사이클 투어링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투어링을 떠올리면 1,000cc 이상의 대형 모터사이클만을 떠올린다. 누구나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기천만원대의 이런 대형 투어러들이 가진 안락함은 물론 어디에도 비할 바 아니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편안한 모터사이클 투어링을 즐길 수 있다.
대림 스티저는 125cc 클래스의 스쿠터다. 빅 스쿠터 계열로 부를 수 있는 덩치를 자랑하지만 대형 투어러에 비할 바는 못 된다. 하지만 이런 점이 더욱 큰 장점으로 바뀐다. 솔로 투어링은 특히 그렇다. 계획 없이 선뜻 떠나는 일상속의 투어링이라면 이렇게 가벼운 마음을 갖게 하는 모터사이클이 더욱 매력적이다.
수랭 125cc 엔진을 가진 대림 스티저는 면 발광 포지셔닝 램프가 인상깊다. 첫 인상부터 강렬한 이 빅스쿠터는 몇 안 되는 국산 모터사이클 제조사 대림자동차가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대림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이 모델은 새로운 대림의 얼굴이자 대표 기종이다. 많은 사람들이 배기량에 한정짓고 이를 시내주행용이나 퀵 서비스용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스티저는 3가지 버전으로 판매된다. 오늘 함께 한 모델은 스티저S다. 나머지 두 모델보다 스포티한 멋이 강조됐다. 차이점은 핸들과 플로어 패널에 있다. 핸들은 파이프 핸들 위에 커버를 덧씌워 자동차같은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플로어 패널은 가운데 돔 형태의 분리형 발판이 놓아져 있어 차체를 홀딩하기가 훨씬 좋다. 스포츠 라이딩에 초점 맞추었다는 뜻이다.
시동은 스마트 키를 소지한 채 버튼을 원터치 하는 것으로 끝. 고급 승용차같은 편안한 감각을 125cc 클래스 스쿠터에서 느낄 수 있다니 놀랍다. 대림자동차가 둔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 서울을 벗어나자 한적한 교외도로가 나타난다. 가을이 왔음을 잘 느낄 수 있는 높은 하늘과 청명한 푸른색 바탕 사이로 흐르는 희뿌연 구름, 그리고 따가운 햇볕이 블루 컬러 스티저와 잘 어울린다.
스티저의 수랭 엔진은 신뢰가 높으며 어느 조건에서나 아이들링이 일정하다. 덥거나 추운 날씨에서도 변함이 없다. 스티저는 최고 속도를 내면 시속 약 100킬로미터 이상도 쉽게 나온다. 법규상 시속 80킬로미터 정도로 국도를 순항하면 생각 외로 안락하다. 굳이 몇 배 더 비싼 투어러가 부럽지 않게 된다. 어차피 투어링은 여행의 개념이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유유낙낙 주변 풍경이나 감상하면서 여유를 만끽하는 일이다. 전국일주 수준이 아니라면 스티저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경제성도 탁월하다. 출발하면서 가득 넣은 주유계가 떨어질 줄을 모른다. 고개를 넘어 산길을 구불구불 달리다보면 나도 모르게 스포츠 본능에 이끌려 와인딩을 즐기기 시작한다. 스쿠터의 한계고 뭐고, 일단 달리게 된다. 그런데 의외로 스티저가 잘 따라와 주는 것이 신통하다. 파워가 약하다고 와인딩이 시시할거라는 착각은 버려도 좋다. 스티저S는 스포티한 외관처럼 좁고 넓은 고갯길을 모두 시원스레 달릴 수 있는 바이크다.
산 정상에서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정차했다. 넓은 트렁크에 넣어 온 음료수와 과자가 먹음직스럽다. 이 역시 빅 스쿠터가 주는 행복이다. 헬멧도 넣고 가방도 넣고 어지간한 짐은 다 넣고 몸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더군다나 탑 케이스를 뒤에 달면 수납성이 더욱 배가된다. 추가로 생긴 수납공간에 임시로 헬멧을 하나 더 넣고 다니면 동승자가 탑승할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대림 순정 옵션 파츠이긴 하지만 키가 별도 작동한다는 점이 조금 번거롭긴 하다.
산을 내려와 평야가 펼쳐진 긴 국도를 달리다가 물웅덩이를 만났다. 아마도 며칠 전 내린 비가 고인 모양이다. 급하게 정거를 하긴 했는데 가슴이 두근거린다. 가슴이 쿵쾅대는 이유는 놀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훨씬 앞서 제동하는 탁월한 브레이크 성능 때문이다.
스티저의 왼쪽 브레이크 레버를 잡으면 앞/뒤 디스크의 캘리퍼가 연동되어 브레이크 성능을 100퍼센트 활용할 수 있다. 이 덕분에 투어링 갔던 내내 왼쪽 손으로만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데 충분했다. 물론 양쪽을 한 번에 잡으면 더욱 빠르게 제동할 수 있다. 초보자들이 크게 환영할만한 기능이다.
한적한 시골길을 돌아 서울로 복귀하면서 뿌듯했다. 하루 종일 주유비 단돈 만원으로 충분한 해방감을 느끼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보통 이렇게 투어링에서 복귀하는 길은 피곤하기 마련이다. 한시라도 빨리 집에 돌아가 몸을 누이고 싶어서다.
하지만 스티저는 스쿠터다. 푹신하고 넓은 시트가 엉덩이를 붙잡고, 헬멧위로 바람이 스쳐지나가도록 큰 윈드스크린이 장비되어 있다. 포지션은 마치 편안한 쇼파에 앉은 듯 편안하다. 피로감이 확실히 여타 매뉴얼 바이크에 비하면 덜 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 키를 들고 시동을 OFF로 돌린 뒤 스티저를 한번 내려다봤다. 아무 생각 없이 떠난 발걸음이었는데 큰 여유를 선물 받아왔다. 국산 브랜드라면 이런 바이크쯤 하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바이크 라이프가 무엇인지, 스티저를 타면서 다시 한 번 발견했다.
글
임성진 jin)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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