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SYM 피들III, 내가 피들을 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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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에 당위성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가끔 주변에서 비슷한 성질의 것을 물어올 때가 있다. 단순히 ‘그냥’이라고 넘기려다 이번에는 친절함을 발휘해봤다. ‘넌 왜 피들을 타니?’라는 질문에 말이다.
출퇴근 교통지옥 탈출
집에서 회사까지 거리는 30킬로미터가 넘는다. 수도권 양 끝이다. 거리가 멀어도 한 번에 가는 대중교통편이 있으면 그나마 낫다. 그러나 환승만 3번 이상이다. 쪽잠이라도 잘라치면 환승역에 도달한다. 내려서 한참을 걸어 환승을 하면 수많은 사람 사이에 끼어 스마트폰을 볼 여력조차 없다.
승용차를 이용해봤다. 강변북로를 타는 노선이다. 사람들 사이에 부대낌과 환승의 고통은 사라졌다. 그러나 눈앞으로 펼쳐진 차량행렬은 어렸을 적 보았던 줄줄이 사탕 같다. 밀린 도로에 갇혀 있다 보니 정신이 몽롱해지기 일쑤. 차선을 바꾸려 방향지시등을 켜니 옆 차 운전자가 넓었던 차간사이를 바짝 좁혀준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니 체력의 한계가 느껴진다. 그렇다고 매일같이 자가용을 운행하자면 만만치 않은 유류비가 걸린다. 한 달 꼬박 출퇴근을 하면 지출 비용의 앞 단위가 달라진다. 그러던 중 예쁘장한 디자인으로 도심을 자유롭게 누비는 피들3를 발견했다.
모던 클래식한 디자인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가격 또한 219만원으로 부담이 적다. 125cc 스쿠터라 연비 또한 경제적. 주행 중 졸음이 쏟아질 일도, 인파에 부대낄 필요도 없다. 유류비의 압박에서 벗어나 비교적 날렵하게 출퇴근이 가능하다. 덕분에 피들3로 출퇴근 교통지옥 탈출에 성공했다.
생계를 인연으로 정분나다
피들3와 처음 마주한 것은 작년 가을이다. 새롭게 변화된 피들3 신차 발표회 자리였다. 이전보다 예뻐진 외모와 다양한 컬러 구색이 나쁘지 않은 첫인상을 줬다. 그리고 얼마 후 장기시승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피들3로 말이다. 이실직고 말하자면 클래식 스쿠터에 큰 관심은 없었다.
그렇게 생계를 위해 피들3를 받아들이게 됐다. 이후 올 해 SYM이 새로운 기함, 맥심 600i 신차를 발표했다. 부리부리한 눈망울(헤드라이트)과 풍만한 몸매부터 플래그쉽 모델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히팅 그립과 히팅 에어 시스템, ABS, 파킹 브레이크 등 편의사양 또한 만만치 않다. 타 기자가 타는 모습을 보니 자세 또한 편해 보였다.
피들3와는 전혀 다른 매력에 사심을 품고 해외 웹사이트를 뒤져봤다. 전에 없던 행동이다. 여성 라이더가 타는 모습도 썩 잘 어울린다. 본인도 꽤 어울릴 것 같은 기분이다. 개인적인 소유욕을 채워볼까 하는 마음에 SYM 모터사이클 전시매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의외다. 맥심의 기함급 카리스마는 여전했지만 어찌 된 영문이지 전시된 피들3에 자꾸만 눈이 간다. 매장에서 그 어떤 모델도 녀석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는 기이(?)한 현상.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정이 들었나 보다. 이젠 생계가 아닌 정으로 탄다.
도심 데이트에 제격
데이트를 위해 명소를 찾다 보면 대부분 서울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서울만큼 주차와 이동이 불편한 곳은 없다. 도보로만 이동하기엔 날이 선 애인의 하이힐이 눈치를 준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이동수단의 답은 역시 스쿠터다.
125cc 배기량 정도면 도심 주행에 충분하다. 연비 또한 차량보다 두 배 이상 경제적이다. 애인에게 구박받지 않으려면 디자인도 데이트하기에 손색없어야 한다. 그렇게 검색하다 보니 레트로 스타일에 200만 원대의 착한 가격까지 갖춘 피들3로 귀결됐다.
가방은 시트하단에 넣고 애인의 핸드백은 짐고리에 건 채 번화가로 향한다. 주차에 대한 걱정도, 변덕이 심한 애인의 데이트 코스 주문도 이젠 스트레스가 아니다. 효율적인 기동력을 찾은 것이다.
적당한 헬멧과 글러브까지 선물로 준비하면 크게 불만을 토로할 일도 없다. 물론, 상대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꽉 막힌 길, 차 안에서 답답하고 느릿한 이동시간과는 이별이다. 이색적이고 경제적인 데이트 이동 수단으로 피들3의 가치는 충분하다.
글
김정아 kja)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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