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 트리시티가 겨울 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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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652회 작성일 15-11-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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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하 트리시티는 세 바퀴 스쿠터다. 과연 세 바퀴여서 좋을 게 무언가 하고 따질지 모르지만, 그런 사람에게는 하고 싶은 말은 “타보시면 압니다”이다. 역시 구조학적으로 뭔가 설명하는 것보다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빠른 법. 한 숨의 과장도 없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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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겨울이 됐다. 이미 설악산에는 첫 눈이 왔단다. 본격적으로 얼음이 얼고 칼바람이 재킷 안으로 파고드는 ‘피하고 싶은’ 계절이다. 라이더에게 있어서 추운 겨울은 모터사이클의 봉인을 뜻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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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시티도 어쨌거나 모터사이클, 즉 이륜차의 태생인 만큼 신체가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점은 일장일단이 있다. 계절의 풍미를 즐기기는 좋지만 지나치게 덥거나 추운 계절이 되면 곤욕이다. 이는 모터사이클이 다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어려운 기후 조건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아이템들이 많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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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기본 윈드스크린 (우)롱 윈드스크린

이번 달에는 트리시티에 다양한 아이템을 더해서 겨울을 효과적으로 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템은 역시 롱 윈드스크린이다. 순정 윈드스크린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스타일은 멋진데, 방풍성능은 크지 않다. 살짝 스모크 처리되어 있어 블랙 컬러 바디와도 잘 어울리긴 하지만 이제 효율성을 위해 떼어 낼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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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용 아이템들을 장착하기 위해 야마하 모터사이클을 수입/총판하는 YSK에 직접 작업을 의뢰했다. 지하에 널찍한 정비 공간에는 다양한 야마하 모터사이클들이 수술대에 올라 있다. 함께 장착하기로 한 너클 가드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너클 가드는 큰 어려움이 없다. 브레이크 레버 바깥으로 핸들을 잡은 손 전체로 들이치는 바람을 막는 역할이다. 살짝 그을린 반투명 재질로 멋스럽기도 하다. 야마하 정품인 만큼 아주 잘 맞아떨어지고 디자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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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롱 윈드스크린이다. 이 역시 야마하 정품 옵션 파츠인데, 사제 파츠보다 위 아래로 무척 길이가 긴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길이가 높으니 스테이도 견고해야 한다. 스크린 장착 이전에 뼈대가 되어 줄 스테이를 단단히 조립한다. 그리고 긴 스크린을 정확히 위치에 맞춰 넣자 제법 모양새가 나기 시작한다. 스크린 테두리에는 고무 몰딩이 들어가는데, 혹시 모를 전도 사고에 스크린 가장자리에 긁히는 등 운전자가 상해를 입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별 대단한 건 아니지만 속 깊은 배려가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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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이 좁고 높이가 높은 형상의 롱 윈드스크린

윈드 스크린과 너클 가드를 장착 완성하고 나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 전에는 날렵한 스프린터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정말 투어러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좌우가 갸름한 대신 높이가 높은 스크린과 날렵한 형상의 너클 가드가 썩 잘 어울린다. 애초 트리시티 개발 설계단계부터 고려되어 나온 수치들이 빈틈없다. 이래서 정품 옵션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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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시티 전용으로 개발된 투카노 어바노의 워머는 하체를 완벽에 가깝게 보온한다.

이번에는 사외품인 워머를 장착할 차례. 제품은 이탈리아 브랜드 투카노 어바노의 무릎 워머다. 방수가 기본인 이 아이템은 트리시티 125 전용 제품이 나와 있다. SGAS(Anti-flap inflatable system)은 양 옆의 튜브에 공기를 주입하면 주행 중에 워머가 펄럭이지 않게 하는 시스템이다. 어렵지 않게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으면 된다. 겉은 철벽 방한을 위해 두꺼운 나일론으로, 내부는 만져만 봐도 따뜻할 것 같은 털 소재로 되어 있다. 또 안쪽에 수납공간이 있어 간단한 소지품을 넣어둬도 좋다. 평상시 주차할 때에는 안쪽으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시트에 끼워넣고 잠그면 바람이 불어도 펄럭거리지 않아 좋다. 국내 판매 가격은 1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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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시티에 세 가지 방한 장비를 장착하고 당당하게 겨울 도로로 나섰다. 잠깐만 주행해도 주행풍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체감된다. 특히 전면으로 들어오는 주행풍은 윈드스크린과 너클 가드가 거의 걸러주고, 하체로 들어오는 바람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1시간가량 운전해도 체온이 유지되는 것을 보면 방한용품의 강력한 능력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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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작동에 간섭이 없도록 오차 없이 설계된 야마하 순정 옵션 파츠들

걱정했던 부분이었던 높이가 높은 윈드스크린은 실제 주행해보니 무게중심에 큰 영향이 없다. 마운트가 스티어링이 아닌 차체에 직접 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의 날카로운 핸들링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일반 스쿠터들이 즐겨 장착하는 대형 스크린에 비해 좋은 점도 있었는데, 한강 다리를 건널 때 순간적으로 강하게 불어 닥치는 횡풍을 아주 유연하게 흘려보내는 재주를 발견했다. 핸들에 마운트 된 대형 윈드스크린으로 무장한 클래식 스쿠터들이 횡풍에 흔들리는 것과 다르게, 트리시티는 횡풍이 사정없이 불어도 휘청거리지 않고 무척 안정감이 넘쳤다. 이미 앞서있는 세 바퀴의 접지감은 기본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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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머신으로 이런 조건의 스쿠터는 만나본적이 없다. 세 바퀴를 베이스로 하고 MT09엔진을 사용한 대형 트라이크도 나올 기미가 보인다. 이번 이탈리아 밀라노 모터쇼에서 MWT-9과 같은 하이파워 트라이크에 대한 기술력을 유감없이 기술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트리시티의 성공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일이다. 트리시티는 이제 길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통근용 스쿠터가 됐지만, 어쩌면 우리는 훗날 기억될 차세대 모터사이클의 원형을 편하게 경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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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임성진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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