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GSX-S750 시승기, 고회전 스포츠 네이키드의 조용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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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541회 작성일 17-06-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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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뿐 아니라 새롭게 발매되는 스포츠 바이크가 대부분 그렇듯 레이싱 테크놀로지라든지 GP에서 가져온 DNA라는 수식어를 즐겨 쓴다. ‘비록 네가 타는 곳은 보통의 도로이지만 바이크는 레이싱 트랙용 고성능 모델과 같다’는 뜻이다. 요즘의 네이키드 바이크는 상식적인 ‘스탠다드’형이라기 보다는 눈매부터 매서운 스포츠 중시형 패키지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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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도 그렇다. 레이서 레플리카 모델의 고성능 이미지가 필요한지라 풀 페어링을 덜어냈다기보다는 날카로운 모양의 조각난 카울을 덧대어 터프하고 야성적인 맹수의 이미지를 본뜬 것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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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 것은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성능도 무척 스포티하다는 것이다. GSX-S750 엔진의 경우 약간 오래된 동력원인 GSX-R750 2005년형 모델을 두고 도로에 맞는 세팅으로 조금 타협해 내놓았다. 파워는 114.2마력에 토크는 8.26kgm으로 750cc 병렬 4기통 엔진에 어울리는 고출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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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대면했을 때의 감흥은 사진상 이미지보다도 부담이 없어 보인다. 4기통 엔진을 가졌음에도 차폭이 생각 외로 갸름하고 시트고도 낮아 발이 잘 닿는 편이다. 적어도 스포츠 바이크라고 생각했을 때에 반전의 요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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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연료 탱크의 크기도 부담이 적고, 핸들도 착석 위치로부터 가깝게 위치해 자세가 안정감있다. 스텝위치도 적절해 몸 어디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아 좋다. 이 정도라면 일상 속에서도 데일리 라이딩 포지션으로써 기능에 대한 점수를 높게 줄 수 있다. 독특한 것은 핸들의 각도가 치켜올라가 자연스레 적극적인 핸들링을 유도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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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스타트’ 시스템은 원터치 시동으로 가볍게 4기통 엔진음을 불러온다. 낮게 울리는 음색은 존재감이 충분하지만 윗급 S1000에 비하면 다소곳하다. 기어 1단을 넣고 클러치를 스르륵 떼면 rpm 어시스트 기능이 작동하면서 차체가 전방으로 밀려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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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부터 차례로 변속하며 가속해보면 감탄스러운 자극은 없다. 8kgm 이상의 토크를 매 회전에서 느끼기 힘들다. 역시 4기통엔진의 특색이기는 하지만 일상형 네이키드 바이크임에도 대부분 파워를 중고속회전대에 분포한 것 같아 아쉽다. 저회전에서 힘이 충분하기는 하지만 비교대상이 윗급 S1000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밋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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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뻥! 하고 토크가 터지는 S1000과 달리, 이 엔진의 참 재미는 중간 영역대부터다. 4,000rpm 이상부터 슬슬 묵직한 토크가 생기며 고회전인 8,000rpm부터는 레이서 레플리카와 비슷한 느낌으로 앞으로 빨려들 듯이 가속하는 맛이 좋다. 과거 미들클래스 슈퍼스포츠 엔진들이 난다 긴다 했을 때의 짜릿한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다. 10,000rpm 이상으로 방방 돌리기보다는 약 5,000~9,000rpm 사이의 시원한 가속감을 즐기는 것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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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일단 합격이다. 길게 뻗은 직선주로가 나와도 신나게 달릴 만한 솜씨는 갖췄다. 굽이치는 와인딩로드에서는 어떨까? 인제 스피디움으로 들어가는 약 20km의 계곡로는 이 바이크를 위해 준비된 것만 같은 상차림이다. 슬쩍 끝이 치켜 오른 핸들바는 테이퍼드 타입으로 진동을 잘 잡아주며 충격흡수력이 좋다. 핸들바 끝에 달린 그립을 슬쩍 잡으면 마치 슈퍼모타드를 타듯 팔꿈치를 약간 들어올리게 된다. 이 상태로 작은 연속코너가 끝없이 이어지는 와인딩로드에서 마치 ‘춤추듯’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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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을 조작한다기보다 슬쩍슬쩍 밀어만 줘도 미세하게 방향이 바뀐다. 핸들링은 아주 섬세하며 특히 좁고 타이트한 연속 코너링이 나올 때마다 감탄사가 나온다. 전반적인 섀시 및 엔진, 서스펜션 세팅은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가 맞다. 하지만 라이딩 포지션의 연출로 적극적이고 미세한 컨트롤에 직접 개입하도록 유도했다. 그런데 이 시너지가 상당히 크다. 자칫 이렇다 할 특징이 없을 뻔한 S750에 좋은 조미료가 되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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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코너링도 나쁘지 않았다. 애초에 로드스포츠 특성을 가진 차체 덕에 높은 속도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약 70~120km/h 사이가 황홀경이다. 양쪽 폭이 좁은 시트는 스포츠 라이딩에  어울리게 이쪽 저쪽으로 자세를 바꾸기가 수월하다. 단 착석감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딱딱하고 매끄럽다. 장시간 탔을 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보통의 스포츠 바이크 시트답다. 리어 시트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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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기음을 탱크 상부로 유도해 라이더에게 스포티한 엔진소리를 들려주고자 했다는데, 차음이 잘되는 풀페이스 헬멧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 생각 외로 와 닿지는 않는다. 엔진음과 배기음은 소음억제가 잘되어 있어서 순정상태로는 매우 조용한 편이다. 고회전까지 돌려도 오히려 엔진음에 덮여 후방의 배기음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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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는 GSR750의 시스템보다 구성면에서 훨씬 좋아졌다. 래디얼마운트 닛신 캘리퍼가 페탈 디스크와 맞물려 만족할 만큼 제동력을 발휘해준다. 레버의 터치감은 역시 부드럽고 민감하지 않아 ‘스즈키구나’ 싶다. 물론 경쟁차종 대비 절대 제동력 면에서는 뒤떨어지지 않는다. 과정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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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션 컨트롤은 1단계부터 3단계까지 조절되고 아예 끌 수도 있다. 3단계로 해놓으면 거의 모든 좌/우 움직임에서 램프가 깜빡거린다. 살짝 기운 상태로 스로틀을 강하게 당기면 엔진이 헐떡이며 ‘그러지 말라’고 애원한다.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은 강하게 든다. 1단계로 해야 비로소 스포츠 라이딩이 가능하다. 용도에 맞게 쓰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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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조절 가능한 타입이다. 포크는 공구 없이 다이얼을 손으로 돌려서 초기하중을 조절할 수 있다. 계기반은 S1000과 같은 파츠이며 주야 가리지 않고 시인성이 좋다. 차체에도 잘 어울리는 간결한 디자인을 갖췄다. 조작은 왼쪽 핸들부의 버튼으로 대부분 가능하다. 연료계, 연비, 시계, TCS 등 기본정보를 간략히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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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중량은 213kg이며 체감무게는 이보다 작다. 발 착지성이 좋고 무게 밸런스가 잘 잡혀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행하면 더 가볍게 느껴진다. 연료탱크는 16리터 크기로 배기량 대비 적당하다. 사이드백이나 윈드스크린 등 투어링 패키지로 만들어 여행을 떠나기에도 부족함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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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1,249만 원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지만 이렇다 할 단점 없는 750cc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치고 매력적인 가격이다. 국내 유통되는 스포츠 네이키드 클래스에서 다기통이라 할 수 있는 4기통 엔진을 싣고 TCS나 ABS 등 기본 장비를 갖춘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전작인 GSR750보다 상품성 면에서도 수준이 높아졌으니 구미가 당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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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이딩에 관심이 있고, 다기통 엔진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패키지가 훌륭한 이 바이크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스로틀 반응은 언제나 일관적이며 밸런스가 훌륭해 다루기 쉽고 타기 편하다. 100마력이 넘는 중-고회전 중시형 파워는 부드럽게 나오면서도 부족하지 않다. 초보자나 경력자 모두에게 다른 방식으로 권할 수 있다. 시장에 많은 대안이 있지만 이 모델 역시 가격 대비 가치는 매우 높으며, 달리고 서고 도는 기본기도 탄탄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흠잡지 않고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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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이 화려한 새로운 바이크가 쏟아지는 요즘 나에게 어울리는 좋은 바이크를 찾기는 쉽지 않다. 가장 현명한 것은 직접 타보고 자신의 취향을 토대로 검증하는 것이다. 이 바이크는 분명 하이-엔드가 아니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미들급 바이크다. 경력이 있는 라이더가 잠시 타본다면 약간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스스로 추구할 수 있는 스포츠 라이딩의 자유로움이 크다. 어떻게 즐기던 자유이지만, 분명한 것은 국내 시장에서 사장되다시피 한 고회전 중시의 전통적인 4기통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의 명맥을 이 바이크가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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