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를 벗은 언더본, 대림 UH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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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597회 작성일 17-05-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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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터사이클의 역사는 언더본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더본은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의 태동기부터 승용, 상용으로 활약하며 국내 문화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 혼다 커브에서 갈라져 나온 수많은 언더본 기종 중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기종은 대림-혼다 시절 DH88로 시작되는 대림 시티시리즈. 일반적인 운송수단에 머물지 않고 퀵서비스, 요식업 배달용으로 널리 쓰이면서 물류와 음식문화까지 큰 영향을 끼쳤고 일반인 사이에서 ‘오토바이’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자리까지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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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를 비롯한 로터리 미션이 적용된 언더본 바이크의 가장 큰 장점은 엄청난 내구도와 연비, 운전 편의성이다. 이는 상용 바이크에 필요한 요구사항과 일치하며 언더본 바이크가 배달용으로 사랑받아올 수 있던 이유다. 아직도 시티 시리즈를 위시한 언더본 바이크는 ‘시티백’이라는 애칭과 함께 가장 친근한 기종으로 자리 잡아 도로를 누비고 있고, 자전거 숍에서도 고칠 수 있다는 농담이 돌 정도로 널리 보급되었다. 놀라운 성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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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티백’의 명성이 독이 되는 점도 있다. 언더본이라는 장르가 배달용부터 레이스용까지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지만 국내에서는 배달용 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에 배달용 바이크라는 이미지로 고착돼 승용 시장에서는 크게 소외되고 있다. 이 때문일까? 그동안 상용 이미지를 고수하던 대림 언더본이 새로운 모습을 꾀한다. 바로 승용으로 눈을 돌린 UH11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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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의 날카로운 페어링과 방향지시등의 디자인은 언더본보다는 날카로운 스프린터 스쿠터에 가까운 모습이다. 여기에는 레그쉴드가 제거된 것이 큰 역할을 해냈다. 분명히 레그쉴드가 방풍효과로 주행 피로도를 줄여주는 데에는 큰 효과가 있지만, 비즈니스용 언더본의 상징처럼 여겨져 상용으로 사용하기에는 거부감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UH115는 레그쉴드를 과감히 제거해 스프린터 스쿠터의 라인을 연출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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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한 색상과 데칼도 스프린터 스쿠터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에 한몫하고 있다. 발매 색상은 상용 검은색과 밝은 톤의 빨간색으로 총 두 종류. 언더본에서 잘 쓰지 않는 색상과 화려한 데칼로 상용 바이크의 이미지를 벗고자 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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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 이미지를 버리더라도 편의성을 버릴 수는 없었다. UH115에는 곳곳에 수납을 위한 장치가 존재한다. 방향지시등 사이의 볼트는 바구니를 장착하기 위한 디자인된 것이다. 덕분에 바구니를 장착하기 위해 카울에 구멍을 뚫는다든지 억지로 브라켓을 연장한다든지 하는 작업은 필요 없이 깔끔한 피팅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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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쪽에는 흔히 베트남 캐리어라고 불리는 미들 캐리어가 기본 장착되어 있다. 미들 캐리어는 운전석에서 빠른 정리를 할 수 있는 수납공간을 제공해주는 동시에 디자인적으로 허전함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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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에는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리어캐리어가 장착되어 있다. 캐리어에 탑박스를 장착해 중간크기의 짐을 보관할 수도 있다. 또한 만약에 커다란 짐을 옮겨야 된다면 짐을 묶는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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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소중한 수납공간, 시트 밑의 수납공간도 존재한다. 너비가 좁아 작아 보이지만 깊이가 제법 깊어 5리터의 수납공간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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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박스에는 기본적인 도난방지 장치 자석식 셔터가 적용되어 있다. 주차 시에 키 셔터를 닫아 열쇠구멍을 막아버릴 수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효과적인 도난방지 장치다. 또한 닫힌 셔터는 열쇠에 부착된 자석이 아니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드라이버나 일반적인 공구로 셔터를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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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언더본에 흔히 사용되는 4단 로터리 미션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모델명에서 배기량을 나타내는 115라는 숫자가 몹시 낯설다. 실 배기량은 113.6cc, 108에서 110cc로 고착되어있던 국내 언더본 시장에선 볼 수 없었던 배기량이다. 고작 5cc 차이로 기존 언더본과 비교해서 출력이 크게 차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탔을 때 느낌은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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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언더본 바이크는 상용이라는 용도 때문에 1단 기어의 기어비가 낮게 세팅되어 있다. 그래서 많은 짐을 싣고도 힘 있는 가속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이 점은 승용으로 사용하기에는 감점 요인이 된다. 1단 기어의 과도한 힘과 백토크 때문에 운전이 까다로운 건 물론이고 속도 폭이 좁아 빠른 쉬프트 업이 필요해 2단 기어로 출발하기 일쑤다.

UH115의 세팅은 전체적인 기어비가 넉넉해지며 초반의 과한 토크가 다소 누그러든 모습이다. 특히 1단기어는 기어비가 크게 상승해 애물단지가 될 일은 더 이상 없다. 급격히 출발하더라도 바이크에서 튕겨 나갈듯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2단 출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스로틀을 당긴 직후에는 힘이 살짝 부족한 느낌이다. 비록 5cc지만 배기량 증가의 효과일까. 전체적인 기어비는 상승했지만 가속감이 나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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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가속해보면 기어비 덕분에 기존 언더본 대비 변속 타이밍이 넉넉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천천히 변속해나가며 3단에서 본격적으로 RPM을 높여보면 쉽게 시속 80km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4단으로 기어를 올리면 높아진 기어비의 단점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높아진 기어비 대비 출력이 부족해 뒷심이 확실히 부족하다. 감속 후 재가속이 힘들기 때문에 4단기어는 고속주행을 위해 사용하기보다는 일반 모터사이클의 크루징기어처럼 활용하게 된다. 확실히 고속주행을 위한 기종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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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랭 단기통 엔진의 진동은 모든 언더본의 적이다. UH115도 진동을 줄이기 위해 로커암이나 크랭크샤프트의 디자인을 바꾸는 등 노력을 한 흔적이 보이지만 RPM이 올라가면서 생기는 격한 진동은 여전하다. 다만 발로 오는 진동을 상쇄시키기 위해 내부가 비어있는 구조의 발판은 꽤 효과적으로 진동을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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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스포츠 언더본은 아니라지만 그립력이 부족한 타이어는 큰 감점요인이다. 또한 서스펜션은 중, 저속의 시내 주행에 초점이 맞춰져 세팅이 무른 편이다. 결과적으로 고속주행에서는 노면추종성이 부족해 뒤가 가벼운 느낌이 든다. 시내주행을 위한 기종이라지만 더 탄탄한 서스펜션과 소프트한 타이어로 모터사이클을 안정감 있게 잡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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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본의 최대 매력은 간편한 접근성이 아니던가. UH115의 시트고는 765mm로 아주 낮은 편이고 공차중량도 104kg밖에 되지 않아 발 착지성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고 클러치가 없는 4단 로터리기어는 누구나 쉽게 운전할 수 있다. 리터당 54.9km에 육박하는 연비와 4.1리터의 연료탱크는 잦은 주유와 유류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전자식 시동장치를 사용하지만 킥스타터도 존재해 방전상황을 대처하기도 편리하다. 또한 로터리 미션이 생소한 운전자를 위해 기어 인디게이터가 추가되어 있으니 과연 언더본다운 접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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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115를 한 가지 키워드로 요약해보자면 시티 커뮤터라고 할 수 있겠다. 비즈니스 이미지를 최대한 버리고, 스프린터 스타일의 외형을 녹여내고자 한 모습이 역력하지만 고속주행에 적합한 스포츠 언더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고속 구간에서는 안정성이 부족한 편이고 감속 후 재가속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절한 수납공간과 높은 연비, 가벼운 주행감은 도심지에서 주행하는 데에 탁월한 장점을 발휘한다. 또한 약간이나마 증가한 배기량과 넉넉해진 기어비 덕분에 출력을 쥐어짜는 것 같은 일반 언더본보다 편하게 도시를 누비고 다닐 수 있다. 언더본보다 편한 언더본, 그 것이 UH115의 최대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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