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이 주는 즐거움, 스즈키 버그만650 이그제큐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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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628회 작성일 17-04-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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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가볍게, 조용하고 강력하게, 그리고 편안하고 다이나믹하게. 편안함을 추구하는 정통 빅스쿠터는 이 점을 우선시하며 진화해왔다. 이런 점에서 스즈키의 플래그십 스쿠터 버그만650은 정통 빅스쿠터의 정점에 위치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2년부터 다듬어져온 부드러운 주행질감과 다양한 편의장치, 우아한 디자인은 버그만을 럭셔리 스쿠터의 대명사로 만들어주었다. 많은 빅스쿠터가 추구하는 위치에 선 만큼 지금까지 수많은 경쟁모델의 도전을 받아왔다. 하지만 경쟁모델이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서도 안락함을 무기삼아 럭셔리한 투어링용 스쿠터로 각광받으며 타 기종이 넘볼 수 없는 ‘버그만 영역’을 만들고 지켜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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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만650의 첫인상은 부드러운 곡선이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정면에서 보는 커다란 헤드라이트와 사이드미러는 마치 야마하의 FJR1300A와 닮은 모양새다. 하지만 시선을 살짝 돌려보면 복잡한 굴곡이 돋보이기 시작하며 고급스러운 라인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마치 유럽제 모터사이클이나 고급 세단이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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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것만 세단이 연상되는 것이 아니다. 버그만의 지향점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운전자친화적인 세심한 편의사항으로 고급 세단이 추구하는 바와 비슷하다. 여기에 넓은 수납공간을 더해 오랫동안 투어링 스쿠터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이다. 시트 주변에는 버그만의 특성을 보여주는 포인트가 산재해있다. 

시트의 가장자리와 요추 받침대는 마치 승용차에서 본 듯한 인조가죽 재질로 되어 있고 엉덩이가 닿는 부위는 미끄럼을 경감시켜 주는 재질이 사용됐다. 움직일 때에 인조가죽 특유의 ‘뿌드득’ 하는 마찰음이 거슬리지만 미끄럽지 않고 질감도 제법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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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시트의 모습은 마치 소파와 닮았다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 시트의 안락함은 상당한 수준이다. 쿠션감이 상당하고 받침대가 허리를 꽉 잡아주기 때문에 가속하는 중에도 소파에 앉아있는 듯 편하게 달릴 수 있다. 요추 받침대는 5단계, 최대 50mm가 조절되기 때문에 운전자의 신장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 운전자석은 앞 쪽이 좁은 형태로 되어 있어 발착지성을 높여주고 있다. 앞을 깎는 방식이 달리는 중에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시트의 크기가 거대하기 때문에 그런 단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정차 시에만 살짝 앞으로 걸터앉으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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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트에 앉았을 때 가벼운 체감무게와 착지성에 살짝 놀랐다. 시트고는 755mm로 낮은 편이지만 보통의 빅스쿠터는 시트가 넓고 플로어패널에 다리가 걸리는 경우가 많아 체감 시트고는 높은 경우가 많다. 반면에 버그만은 시트 앞쪽이 좁은 형태로 되어 있고, 발을 내렸을 때에 플로어패널과 종아리가 닿을 만한 부위는 과감히 잘라낸 덕분에 다리를 크게 벌릴 필요가 없다. 차량 중량은 277kg으로 가볍다고 볼 수는 없는 무게지만 낮은 무게중심 덕에 정차 중에도 거대한 차체에서 오는 무게를 느끼기는 힘들다. 키에 상관없이 성인 남성이라면 누구나 무리 없이 탈 수 있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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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스쿠터답게 서늘한 날씨에 거주성을 상승시켜 주는 소중한 아이템, 열선 그립과 열선 시트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다. 5단으로 조절할 수 있는 열선 그립은 핸들 스위치를 이용해 조작할 수 있고, 키박스 쪽에 위치한 버튼을 이용해 앞 혹은 앞, 뒷좌석 동시에 열선을 켜고 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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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밑에는 풀페이스 2개가 여유 있게 들어 갈 만한 50리터의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더군다나 전면 패널에는 좌, 우측에 글러브 박스가 있고 그 밑에도 제법 커다란 수납장이 존재한다. 도합 60리터의 수납공간으로 별도의 탑케이스를 장착하지 않더라도 짐을 잔뜩 싣고 투어를 떠나기에 충분한 용량을 자랑하며 도심에서의 활용 방향도 무궁무진하다. 출퇴근 및 업무상 필요한 짐을 싣고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마트에서 장을 보더라도 가뿐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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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종의 파킹브레이크가 운전자의 전면패널 우측에 위치하고 있는 반면 버그만은 특이하게도 시트 좌측에 있다. 이는 정차 시 허리를 굽힐 필요 없이 간편하게 조작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한다. 물론 레버 디자인이 페어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디자인적으로 득이 되는 점도 있다. 하지만 티맥스를 위시한 스포츠 스쿠터는 핸들바에 위치해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사이드스탠드와 연동되는 전자식 장비가 보편화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쉬운 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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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쫑긋 서있는 듯 커다란 사이드미러는 보통의 스쿠터나 모터사이클보다 위치가 낮아 적응하는 데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시인성은 엄청난 수준. 거의 두 차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시야를 제공하기 때문에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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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상 사이드미러를 접으면 차폭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스즈키도 이를 인지했는지 보기 드물게 스위치로 작동하는 전동 사이드미러를 장착했고 버튼 클릭 한 번만으로 사이드미러를 접을 수 있다. 덕분에 혼잡한 곳에 주차 시 사이드미러를 치고 가는 테러를 방지할 수 있고 운전 중에는 좁은 곳을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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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스크린 역시 전동식으로 버튼을 이용해 단수 관계없이 최대 95mm까지 조절할 수 있다. 핸들에 위치한 레버 스위치를 조작하면 보통의 전동 스크린과는 비교가 안 되는 빠른 속도로 스크린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체감상 조절 폭이 크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방풍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 스크린을 최대로 높이면 바람이 머리를 지나가게 돼 헬멧 실드를 열고 달려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주행풍이 억제가 된다. 모터사이클에는 전동 장비가 보편화되지 않아 정차 중에 테스트를 위해 사이드미러와 윈드스크린을 조절하고 있노라면 주변 시선이 느껴지는 것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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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을 위해 시동을 걸면 정숙함에 깜짝 놀라게 된다. 638cc 병렬2기통 엔진은 소음과 진동이 극도로 억제되어 있어 2기통 엔진은 모두 고동감 있고 우렁찬 소리를 낼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린다. 넉넉한 토크와 CVT를 이용해 낮은 RPM으로 가속하기 때문에 아주 가벼운 가속감을 가지고 있다. 스로틀을 천천히 당기면 조용한 엔진음과 함께 부드럽게 가속해나간다. 초기 응답은 빠르고 가속도 더디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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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약 40km에서 순간 생기는 진동과 소음을 제외하면 전기모터가 사용됐다고 해도 믿을 만한 소리와 주행감으로 달릴 수 있다. 장거리 주행용 스쿠터라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시내주행에도 매우 편하다. 무게감이 적은 데다가 스로틀 움직임에 부드럽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로틀을 세게 감으면 2기통만의 묵직한 토크감과 함께 힘차게 달리는 버그만의 숨겨진 모습을 볼 수 있다. 50마력의 출력은 만족스러운 가속감을 보여주고 밸런스도 나쁘지 않아 제법 스포티하게 달리는 것도 가능하다. 마냥 조용히 크루징만 하는 기종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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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파워모드다. 버그만은 SECVT(SUZUKI Electronically-controlled CVT) 즉, 모터를 이용한 전자식 CVT를 사용해 풀리의 기어비를 임의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SECVT를 활용해 마치 매뉴얼 바이크와 같이 수동으로 기어를 조절할 수도 있고 파워모드처럼 사용 RPM을 다르게 만들 수도 있다.

파워모드를 켜고 스로틀을 감는 순간 180도 달라지는 엔진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기본 상태의 항속주행 시 RPM은 3,500RPM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주행에 적합하다. 또한 감속 후 재가속 시에 반 박자 느리게 가속하게 되는 CVT의 단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반면에 파워모드 사용 시에는 타코미터의 바늘이 5,500RPM 내외에서 활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엔진브레이크가 강하게 걸리기 때문에 스로틀을 놓으면 강력한 백토크가 느껴지기 시작하고 재가속을 할 때에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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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워모드는 백토크가 과하기 때문에 도심에서는 사용하기 힘들다. 매뉴얼 바이크는 백토크를 운전자가 제어 가능하지만 CVT를 사용하는 버그만은 가속 후 스로틀을 놓을 때마다 심하게 걸리는 백토크가 마냥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파워모드는 긴 직선코스, 와인딩 코스, 내리막길과 같은 스포티한 주행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용하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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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SECVT를 이용해 임의로 6단 기어를 만들고 매뉴얼 바이크처럼 조작할 수도 있다. 어느 때나 매뉴얼 버튼을 누르면 계기반에 기어 단수가 표시되면서 수동미션처럼 주행할 수 있다. 기어체인지 레버가 없는 만큼 핸들에 위치한 UP/DOWN 스위치를 이용해 조작하게 된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파워모드를 능가하는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해진다. 가용 RPM을 분당 7,000회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달릴 수도 있고 엔진브레이크를 이용한 감속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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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변속 모드의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었다. 스로틀을 감고 있는 채로 변속을 하고 있노라면 매뉴얼 바이크로 착각해 무의식적으로 클러치를 찾게 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모터를 이용해 임의로 만든 단계이기 때문에 매뉴얼 바이크의 직결감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버그만은 여유 있는 주행이 어울리는, 낮은 RPM에 최적화된 기종이기 때문에 5,000RPM 이상의 파워풀한 주행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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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은 디자인만큼이나 고급스럽다. 섬세한 편의장치와 안락한 시트는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에게 편안하다. 넓은 수납공간은 투어나 일상생활 모두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버그만650을 럭셔리 스쿠터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버그만650은 특유의 고요함을 깨뜨리고 싶지 않은 매력이 있는 기종이다. 마냥 순해 보이지만 마음먹고 달리고 싶을 때는 파워모드로 전환해 화끈하게 달릴 수도 있다. 필요할 때는 SECVT를 이용한 매뉴얼 바이크를 즐기듯 탈 수도 있다. 하지만 버그만의 매력은 정숙함이 아니던가. 전기모터 같은 엔진음을 들으며 유유자적 편안하게 달리 것만으로 마냥 여유롭고 즐거워지는 고급 세단 같은 스쿠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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